발인예배 설교 / 고 김경화 목사 / 2024. 7. 19(금) 08:00 -
주제) “ 하나님의 영원한 분깃이 되어 ”
본문) “ 시73:23-26, 신10:8-9, 갈2:20
오늘 우리는 평생을 주님의 손에 붙잡혀 살아오셨던 분을 하늘나라 본향으로 전송하려고 모였습니다. 유족에게는 집안의 어르신이지만, 우리들 대부분에게는 따뜻하고 친절하며 성실하셨던 선배 목사님이셨습니다. 최근 몇 년간엔 뵐 기회가 많지 못했으나, 우리 모두는 고인 되신 목사님께서, 우리 노회와 교회들이 많이 어려울 때, 우리 노회의 지도자와 선배로서 숱한 헌신과 노력을 기우리셨던 분임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노회 80-81회기 노회장 역임).
저 개인으로는 10여 년 선배이신 목사님의 따뜻한 배려와 돌봄을 받으며, 노회장 준비를 열심히 할 수 있었고 지금에 이르게 되었음을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사람은 떠나보아야 비로소 그 진가를 안다‘라는 속설(俗說)도 있는데, 그 말이 우리 김 목사님에게는 매우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웃음과 평화가 깃든 얼굴이 목사님의 인격을 대변해 준다는 생각도 듭니다. 목사님의 내면의 신앙과 탁월한 영적 역량을 더 입증한 일은, 슬하의 네 남매들 중, 두 명의 아들(의용, 윤범)을 목회자들이 되게 하신 일입니다. 사위까지 목회자이네요. 자녀들의 신뢰와 존경을 크게 받지 않고서는 도저히 얻어낼 수 없는 아주 큰 벼슬(?)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 저는 목사님의 사생활 차원이 아닌 목회자로서의 공인이셨음을 생각하면서, 거기에 부합된 하나님의 말씀을 몇 가지 차원에서 증언하려고 합니다.
목사님은 일찍이 젊은 시절부터, 하나님 자신을 분깃으로 받았던 분입니다. 세상의 소유와 물질을 분깃으로 받았던 일반 사람들과는 아주 다른, 신령한 분깃인 하나님 자신을 분깃으로 받으셨던 분입니다. 오늘 신명기 본문에서 보면, 하나님 자신이 사람의 분깃이 되신 사례는 한 가지뿐입니다. 이스라엘 12지파 가운데, 제사장과 레위 지파 사람들의 경우가 바로 하나님을 자신의 분깃으로 받았던 무리였습니다(신10:8-9). 그들에게는 세상의 그 어떠한 땅의 기업도 나눠주지 않으셨고, 오직 하나님 자신이 그들의 기업이 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일찍이 목사님을 당신의 언약궤를 메는 일에 종사하도록 택하셨는데, 목사님은 그 부름에 순복하여 하나님이 부여하신 말씀 전파와 교회 목회를 감당하는 일에 전 생애를 바쳤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그를 사랑하셔서, 그의 기업이 되어주셨고 그의 전 생애를 책임져 주셨습니다. 이에 목사님은 자신에 부여된 소명을 받들어, 평생을 주저함이 없이 오직 하나님 중심으로 사셨습니다. ’내게 부족함이 없도다‘란 찬양을 받으실 하나님이 되어주셨습니다.
특히 오늘 받게 된 시편 시인의 고백은 아마도 우리 김목사님의 신앙고백과 같은 내용들로 채워졌다고 판단됩니다. 목사님의 생애를 인도한 주체는 바로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평생, 말씀을 받고 전하며 좇아서 살아왔습니다. 어떻게 하든, 자신의 몸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세상과 교회에 그리고 가족들에게까지도 입증되기를 힘쓰며 살았습니다. 자신의 자랑거리는 극구 배제하면서 오직 하나님의 뜻과 말씀을 좇은 일에만 전력을 다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뜻이 드러나면, 그것으로 감사했고 만족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러기에 땅에서 목사님의 삶은 언제나 하늘과 잇대어 있었고, 하늘의 시각으로 세상을 판단하며 지냈습니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하나님에게 그의 모든 시선을 집중하며 살았습니다. 오늘의 시편 말씀 25절과 같은 시인의 고백대로, 목사님은 ’하늘에서는 주 외에 누가 내게 있으리요 땅에서는 주 밖에 내가 사모할 이가 없나이다‘라며 오직 주님만을 사모하고 의지하며 사셨습니다.
목사님의 영원한 분깃이 되신 하나님은 그러한 당신의 종을 이제 당신의 나라로 데려가셨습니다. 목사님은 그의 육체와 마음이 쇠잔했던 생애의 마지막 순간까지, 오직 주님만 붙들고자 씨름하다 가셨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을 유일한 분깃으로 삼았던 시편의 시인이 24절에서 고백했던 ’주께서 후에는 영광으로 나를 영접하시리니‘라는 그 내용대로, 우리 주님께서 당신의 종인 김목사님을 하늘 본향의 영광 가운데로, 소중하게 영접해 주셨으리라 믿습니다.
끝으로 그를 환송하는 우리 모두에게도 목사님에게 내리셨던 믿음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축원합니다. 무엇보다도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하늘나라로 전송하면서 깊은 슬픔을 견디어야 할 유족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남다른 위로와 평강이 가득하시길 축원합니다.
이 장례는 마지막이 아닙니다. 반드시 서로 다시 만남을 전제하고 있고, 역사의 이어짐을 통하여 생명의 부활을 경험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후손된 여러분은 부디 어르신의 기도의 열매들이 되십시오. 그 분의 생명력이 후손인 여러분들의 활동들을 통하여, 계속 이어가고 발전하게 하십시오. 그래서 머잖아 반가이 만날 영생 가족 되십시오. 아울러 함께 목사님을 전송하는 우리 모두에게도 그런 은혜가 함께 하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