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23) - " 수장되신 예수 " / 세월호 7주기를 기억하며
o 세월호 기도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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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세월호 기도시 :
수장(水葬) 되신 예수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27:46)"
수난일인 오늘 아침에는 저 십자가에 매달렸던 예수님의 골고다의 외침이 저 진도 앞 바다 속에서 들려왔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오신 예수는 저 진도 앞 바다를 그의 갈보리로 삼으셨습니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하나님이 내치신 대상은 죄인이 아니라 의인이며 하나님의 친 아드님이었습니다. 참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연속된 방법이었지요!
타락하고 악한 <세월>이 그들을 죽였습니다. 죄인들이 덤벼들어 의인을 죽인 사건이 십자가였었는데~, 죄 없이 맑은 어린 열여섯 살의 꽃다운 생명들이 탐욕과 경쟁심의 화신이 된 <세월>의 공격 앞에 희생물이 되고만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이 낳기를 두려워하는 나라, 대한민국! 가장 키우기가 힘든 나라, 대한민국! 생명답게 바르게살기가 가장 어려운 나라, 대한민국! 그러기에 아이다움과 순진함을 날 때부터 우리 아이들에게서 빼앗아 온 나라, 대한민국!
<세월>이 삶의 흉기가 되고 위협이 되며, 안산(安山)이 평화의 땅이 아니라 사산(死山)의 땅이 되게 하는 나라, 대한민국! 아이들이 어른들 말을 들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죽어야만 되게 된 나라, 대한민국!
아, 그런 그들이 우리의 그 모든 모순들과 우리의 죄악들을 걸머지고 우리 앞에서 저 수장(水葬)의 십자가에 매달렸습니다.
하나님이 의로운 그들을 제물 되게 하신 것입니다. 그들 앞서 죽어야 할 우리를 대신하여 그들이 당한 것입니다.
그런데 평소 주께서 우리에게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보여 줄 것은 요나의 표적 밖에는 없다!'
아~, 주님! 꼭 그 말씀대로 해주소서. 혹 아직 수중에 생존한 생명체가 있거든~, 요나를 제 삼일에 물고기 밖으로 토하여 새 삶의 기회를 부여하셨듯이~, 이번에는 그 생명들을 밖으로 토해 주소서!! 그래서 새 삶의 기회를 한 번 더 부어주소서. 죽음과 삶을 함께 아는 큰 인물로 살 기회를 주소서!
그리스도의 부활~, 제 삼일의 아침을 고대합니다. 저 아이들이 진 십자가가 결단코 한때의 아픔이나 슬픔으로 끝나지 않게 하소서.
하여, 어리석은 세월에 병든 이 세태를 깨우고 공평. 공생. 공존. 공영의 평화의 세상을 여는 아침으로 우리 모두 부활하게 하소서. 일그러진 세월을 살만한 세월로 바로 세우게 된 그런 세상을 꼭 열게 하소서.
아, 이 백성이 부활하신 주님이 살아계심을 보게 하소서.
수난일에 부활을 고대하며 (2014. 4.16)
최부옥 목사
-(본 추모시는 본인의 총회장 사역기 15-18쪽에 오른 내용 을 그대로 옮겨서, 그날 그 때를 기억하고자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