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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18) - 김영한 박사(평화 나비)의 논평에 답함

관리자 2020-09-15 (화) 21:37 4년전 783  

하나님의 평화를 꿈꾸는 나비 행동을 이끄는 김영한 박사님께. 

 

김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박사님께서는 한국교회 지도자요 학자로서 오랫동안 많은 수고를 해오고 계심에 대하여 깊이 존경을 표합니다. 코로나19의 위협에도 더욱 강건하시길 빕니다. 

 

내 소개부터 잠시 해야 예의가 되겠군요. 나는 기독교장로회 소속 목사로서, 몇 년 전 은퇴한 사람입니다. 은퇴는 했으나, 어쩌다 주의 손길에 붙들려 <말씀목회연구원>이란 조그만 연구단체를 설립하여, 후배들의 말씀 사역과 한국교회 강단사역의 올바른 제고를 위하여 씨름하며 살고 있습니다. 퇴임 몇 년 전에는 교단 제100회 총회장으로서, 총회와 한국교회를 잠시 섬긴 이력도 있긴 합니다만, 그저 부끄럼뿐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페이스북에 언뜻 소개된 박사님의 논평에서, 한국교회의 KNCC와 우리 기장을 향하여 “포괄적 차별금지법(이하 포차법)” 찬성을 포기하고 한국교회 주류로 돌아오라고 강력 요구하는 대목이 눈에 들어와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박사님의 요구가 매우 강렬하게 느껴져서, 뭔가 교단이 답하여야 하지 않을까 싶었으나, 아시는 대로 요즈음의 장로교단들은 제105회 총회를 앞둔 직전이라서 엄두도 못 낼 형편이었기에, 비록 사신이지만 그래도 우리 측의 대응은 필요하다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러기에 지금 나의 글은 교단의 입장이 아닌, 그 일원으로서 말씀드리는 것임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우리 교단차원이나 내 개인차원에서도 동성애를 지지하거나 옹호하는 입장이 전혀 아님을 밝힘입니다. 우리 교단 공식문서는 일찍이 하나님의 창조질서는 양성(남자-여자)이었음을 분명히 천명했고, 지금도 흔들림 없이 그러한 믿음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박사님이 지적한 본 교단의 임OO 목사까지도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어떤 교회 일꾼이 동성애를 좋아서 지지하고 따른단 말입니까?

 

그런데도 동성애 문제로 인하여 포차법 문제가 우리 사회에 커진 것은 다음의 몇 가지 피할 수 없이 발생한 문제들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점은 우리 기장 가족들 대부분이 깊이 주목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1) 하나님의 지상 명령이 꼭 적용되어야할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박사님도 아시겠지만, ‘내 이웃을 내 몸처럼(혹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듯이) 사랑하라’는 대목의 명령이 너무도 지엄합니다. 그 안에는 맘에 드는 자들만의 사랑이 절대 아니지요! 원수까지도 포함되어 있고,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성소수자들도 당연히 포함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 중에는 스스로 타락의 길을 어리석게 선택한 이들도 있겠지만, ‘예수는 그리스도시다’라고 뜨겁게 고백하며, 주님의 옷자락을 붙들고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 이들도 많습니다. 그런 이들을 어찌 주의 교회가 야박하게 정죄하며 뿌리칠 수 있겠습니까-?

 

이번 차별금지운동에는 동성애자 문제만이 아니라 정말 절박하게 차별문제를 해결 받아야할 영역들이 너무 많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가 앞장 서 격렬하게 반대하므로서, ‘하나님은 사랑이다’는 간판을 내려야할 처지가 됐습니다. 하나를 얻으려다가 전부를 잃게 되는 어리석음이 담긴 싸움이 아닐까 지극히 염려됩니다.

 

2) 성서의 증언이 가진 문제 때문입니다. 성경에는 동성애 금지를 명백히 한 구절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 시대와 성령시대에 접어들면서-, 그것도 성령과 복음의 세계화시대가 열리면서, 교회공동체는 자기들 안팎에 눈에 띄는 성소수자들에게 관심을 돌리는 일도 보입니다. 예수님의 고자(鼓子)론에 대한 포용적 입장(마19:10-12참조)이나, 빌립 집사의 에티오피아 내시 장관에게 세례 주는 일(행8:26-39참조)등은 기존의 완강한 성차별에 대한 성서적 이해의 지평을 새롭게 보게 하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게다가 포로후기의 새 시대를 바라보며 예언했던 이사야56:3-5절은 더욱 파격적인 성소수자를 향한 열린 여호와의 마음도 드러냈습니다.

 

제 이야기는 그러기에-, 동성애와 차별법을 인정하자고 강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 교회의 성소수자의 성경적 인식의 폭이 보다 넓어져서, 전체를 보는 눈이 보다 균형적이어야 하고, 거기에 걸 맞는 선교적 대응을 폭넓게 해야만 하겠다는 말을 하고자 함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만일 한국교회가 현재 동성애 거부 반대열기만큼, 수많은 하나님의 또 다른 계명들을 철저히 지켜왔다면, 한국교회는 지금처럼 부끄러움을 대상이 아니라, 이미 세상을 탄탄히 이끌고 있을 것입니다. 박사님께서 부디 균형 있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되도록 더욱 이끌어 주십시오. 동성애 문제만큼, 이웃사랑에도 열을 내는 교인들이 되게 이끌어 주십시오.

 

3) 교회를 보는 세상의 눈(마음)이 무섭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세상은 한국교회를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의 수준과 상식과 기대에 너무도 못 미치는 한국교회의 윤리와 행동, 그리고 자기 이익중심의 집단행동과 파괴적 행태 등에 절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을 위한 교회의 모습보다는 자기 이익을 위한 집단이란 이미지만 깊어진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포차법을 대하는 세상은 교회와 함께 가지 못할 뿐더러, 교회의 배타적. 독선적 행동에 분노합니다. 이 마음이 어찌 세상만의 것이겠습니까? 하늘 아버지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나는 포차법을 대처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결국 우리 한국교회는 더욱 세상으로부터 차별받는 형국에 떨어질 것을 우려합니다. 세상을 바꾸려는 지금의 강압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은 더욱 지금의 교회를 세상에서 고립시킬 것입니다. 어느 누가 말한 대로, 포차법이 제정되면 그 법이 오히려 고립된 한국교회를 세상의 차별로부터 지켜줄 때가 올 것입니다. 세상은 주님의 말씀을 빌어서, 우리들에게 이렇게 되묻습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요8:7). 언젠가 한 영화에서 상대를 조롱하던 말도 듣게 될 것입니다. ‘너나 잘 하세요-’

 

이런 현상을 확실히 보고 있는 우리 교단이 어찌 여러분들이 드라이브하는 그런 일방적인 운동에 동참할 수 있겠습니까? 내용보다는 방법이 안 좋으며, 신학적 성서적 선교적 통찰력도 너무 부족합니다! 세상을 잃은 교회에 무슨 희망이 있을까요? 힘으로 이기고 상대를 꺾어서 이기려면 반드시 집니다. 그러기에 지고도 이기는 방법을 찾아야할 때가 지금이 아닐까요!

 

4) 주님이 지시하신 선교전선을 공고히 지키고자 함입니다. 박사님도 아시는 대로, 주님은 승천하시면서 당신의 제자들이 지켜내야 할 선교 전선을 명백히 제시하셨습니다. 행1:8입니다. 그 전선은 기존의 전선인 예루살렘과 온 유대를 포함하면서, 사마리아와 땅 끝(이방사회)이란 새 영역까지 포함시켜 주신 것입니다.

 

문제는 사마리아입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에게 사마리아는 정말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마지막 유훈에서까지도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종교적, 생태적 소수자 이웃인 사마리아를 당신의 선교 전선에 꼭 넣도록 명령하셨습니다. 당신 자신도 친히 찾으셨고, 후에는 제자들도 그곳을 찾았습니다. 주님은 사마리아인의 선행을 통하여 기존의 위선적인 종교인들을 날카롭게 견책하기도 하셨습니다(눅10:25-참조).

 

박사님, 사마리아가 빠진 나머지 선교가 선교랄 수 있을까요? 한국교회의 선교전선에서 유독 우리 기장이 바로 그 영역에 깊은 관심을 갖고 대처해 왔습니다. 그런 모습이 익숙하고 편한 곳만 찾은 이웃교회들의 마음을 많이 불편하게 했었지요! 그러기에 우리 교단은 동성애자를 향한 이웃교단들의 일방적 배척 행동에 맹목적 동참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저 북한 땅, 소외된 지역, 차별과 억압의 굴레에서 신음하는 여성과 민중들과 나그네들, 바로 그들이 우리의 선교대상입니다. 그런 모습과 소명의식은 그 강도(强度)는 차이가 있으나 지금도 여전합니다.

 

차제에 박사님께 부탁드립니다. 대체 한국교회의 소생과 갱신을 위하여 우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샬롬나비가 순서별로 정리하여 발표해 주십시오. 무엇을 세상에 던지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을 지를 놓고 치열하게 논의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우리가 동성애 문제보다도 더 뿌리칠 대상과 주범은 예수의 주되심을 부정하는 이단이고, 또 ‘하나님도 까불면 나한테 혼나’라는 등의 막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사실상의 적그리스도인 전광훈 같은 자와 그를 맹신하며 정치적으로 결탁하여 한국교회를 망가뜨리는 힘 있는 평신도들이 아니겠습니까?

 

특히 박사님은 현 정부를 좌파 정권이고 종북 정권으로 보셔서 많이 불편해 하고 계신데-, 그 점은 걱정하지 마시라고 부탁드립니다. 현 정부의 성향이 기존의 우파적 성향에서 너무 오랫동안 지낸 분들에게는 우려가 되겠지만, 그러나 그 점은 그 기울어진 운동장을 펴서 균형을 잡으려는 것이지, 체제변화를 통하여 우리를 북한과 하나가 되게 하려고 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가 보기에 현 정부는 국민의 촛불혁명 위에서 집권한 무리들로서, -완벽하지는 못해도-, 남북의 평화정착과 정의. 평화. 생명에 기초한 민주주의 건설과 적패청산 등에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혹 우리 헌법적 정체성을 부정하는 행태가 보이면, 그 때는 우리 기장 공동체가 다시금 일어나 그들의 불의에 저항할 것입니다.

 

이런 나의 증언이 식견이 높은 박사님께 결례가 되었다면 관용을 바랍니다. 우리 교단을 공개적으로 거명하고 나오셨기에, 내가 몇 마디 올린 것뿐입니다. 그러면서도 저희 교단의 과거의 행적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감사드립니다. 다만 많이 약해진 면에 있어서 송구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부여된 은사를 더욱 극대화하여 주께 영광 돌리며, 한국교회 전체를 건강하도록 더욱 협력할 것입니다.

 

코로나19가 큰 부담입니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처지에 피차 몸조심하며 건강하게 지냅시다. 주님의 사랑이 박사님과 섬김 위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2020. 9.14 

 

말씀목회연구원장 최부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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