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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5-1) - " 가인의 틀에서 벗어나라 " / 제주 4.3기념주일 / 송종근 목사 >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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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해] 사순절(5-1) - " 가인의 틀에서 벗어나라 " / 제주 4.3기념주일 / 송종근 목사

관리자 2022-03-30 (수) 21:54 2년전 340  

본문) 6:1-15, 요일 3:11-24, 13:31-35

 

오늘 우리가 읽은 복음서의 말씀은 예수께서 마지막 십자가의 길을 걷기 전 제자들에게 남기신 당부의 일부입니다. 예수님은 배반자 유다가 자신의 일(예수님을 팔아넘기는 일)을 하기 위해 예수님 곁을 떠나자 오늘 말씀을 제자들에게 하셨습니다. 오늘 예수님이 주신 말씀은 새 계명,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사랑하는 것이 예수님의 제자인 줄 아는 징표라고 말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사랑의 대상은 서로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와 관계 맺고 있는 형제, 이웃, 동료, 가족이 우리 사랑의 대상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랑의 모델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이라 말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 기간 동안 보여주신 사랑을 장차 제자들이 실천할 사랑의 모델로 제시한 것입니다. 그 사랑은 조건 없는 사랑이고, 용서하는 사랑이며, 나누고 베푸는 사랑이었습니다. 그와 같은 마음과 모습으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본분이라는 점을 오늘 예수님은 마지막 여정을 앞두고 강조했던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이 가르침은 일찍이 모세를 통하여 우리에게 주어졌던 가르침이었음을 오늘 구약의 말씀은 보여줍니다. 오늘 신명기의 말씀은 모세가 십계명에 대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르친 직후 장차 약속의 땅에 정착할 백성들을 향해 남긴 당부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십계명이 어떤 목적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어진 것인가를 분명히 하고자 덧붙인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모세는 너와 네 아들과 네 손자들이 평생에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내가 너희에게 명한 그 모든 규례와 명령을 지키게 하기 위한 것이며 또 네 날을 장구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선언합니다. 곧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말씀을 지키고,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누리는 날을 길게 만들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것이 십계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3절 말씀을 통해서는 십계명을 지켰을 때 이스라엘이 크게 번성하리라는 증언을 통해 십계명이 철저히 이스라엘의 행복을 위한 약속의 계명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속박하고 옭죄는 도구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이스라엘에게 영원한 행복 주려는 하나님의 거룩한 배려가 십계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오늘 모세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이 주신 계명을 지키고 행해야 하는 이유로 하나님이 유일한 여호와 하나님이기 때문임을 지적합니다. 세상에 이스라엘을 지키고 보호해 주시는 이는 하나님 한 분이시며, 그 하나님은 세상을 다스리고 통치하는 유일한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모세는 하나님을 사랑하라권면합니다.

주목할 것은 충성하라, 순종하라가 아닌 사랑하라권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랑은 한 주체가 다른 주체를 향해 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의미합니다. 상대방에 대해 아끼고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과 행동이 드러난 결과물이 사랑입니다. 이는 뒤집어 하나님을 정말로 이스라엘의 유일신으로 믿고, 하나님만이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는 유일한 분이심을 믿는다면, 그 무엇보다 아끼고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과 행동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사랑할 때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에서 큰 복을 누리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무서운 심판과 징계를 받을 것이다 오늘 모세는 경고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는 근거가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사랑하사 이집트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조상 아브라함과 하셨던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시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곧 하나님이 먼저 이스라엘을 향한 사랑을 표현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이는 십계명 안에 담긴 기본 정신이기도 합니다. 십계명이 규정하는 계명의 핵심은 크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구약의 말씀은 그 중 하나님 사랑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것이고, 오늘 복음서의 말씀과 서신서의 말씀은 이웃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죠.

 

이는 오늘 우리가 읽은 서신서에서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오늘 요한 1서의 말씀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살아가는 삶의 자세와 태도에 대해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서신서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보이는 특징으로 사랑을 지적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서로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앞서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주신 새로운 계명 사랑과 같은 맥락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사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오늘 서신서는 사랑의 대척점에 선 인물의 대표로 가인을 지적합니다. 가인이 누구입니까? 동생 아벨을 시기하여 돌로 쳐 죽인 후 모른 척 발뺌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가인이 아벨을 질투한 원인이 무엇이었습니까? 하나님 앞에 드리는 제사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사는 기뻐 받아 주셨지만, 가인의 제사는 거절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맞습니까? 먼저 내 제사에 대해 점검해야 합니다. 무엇이 부족한지, 행여나 잘못된 것은 없는지 차근차근 그 과정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런데 가인은 엉뚱한 곳에서 원인을 찾았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아벨 때문에 자신의 제사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의 제사를 경쟁의 도구로, 비교의 대상으로 삼으니, 함께 제사를 드린 아벨이 경쟁자로 생각됐던 것입니다. 제사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하나님이 베푸신 사랑에 대한 응답인데, 정작 가인은 제사의 본질 대신 하나님께 칭찬받고, 인정받는 도구로 생각하고 있었음을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입니다. 결국 그의 잘못된 생각과 판단은 동생을 죽이는 결과로 이어졌음을 성경은 보여줍니다. 그래서 오늘 서신서는 이런 가인의 행동이 하나님께 속한 자의 행동이 아닌 마귀의 자녀들에게 나타나는 행동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서신서는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는 입으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하라권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하지 않고는 하나님의 자녀라 말할 수 없고, 사랑하지 않는 자는 주 안에 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사랑의 계명은 성령님의 도우심을 통해 완성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인간의 의지와 결단이 아닌 보혜사 성령의 강권적인 인도하심과 도우심을 통해 비로소 우리는 인간의 정욕을 뛰어넘는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예수께서 승천하시면서 보혜사 성령을 우리에게 보내신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않으시고 우리를 바른 길로 인도하시려고 이 땅에 보내신 분이 바로 성령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오신 성령님은 우리를 서로 사랑의 길로 인도하사 예수님이 주신 새 계명을 세상에 드러나도록 돕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가인의 행동은 성령의 인도하심 대신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행한 일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성령 충만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을 때 우리는 바른 길을 걷고, 서로 사랑의 가치를 제대로 실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총회가 제정한 제주 4.3 기념 주일입니다. 제주 4.3 사건의 본질은 70여년 전 제주도에서 벌어진 무차별적인 양민학살입니다. 당시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는 일제의 압제를 벗어난 나라가 바른길로 나아가기를 염원하는 마음에서 제시했던 제주도민들의 요구를 빨갱이로 몰아 폭력적으로 진압, 핍박 끝에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가슴 아픈 것은 그 4.3 사건의 중심에서 수많은 양민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큰 상처를 남긴 주역 중 하나가 소위 월남한 기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서북청년단이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실질적인 양민학살의 주범이자 배후는 당시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였지만, 그들의 도구가 되어 실질적인 학살을 주도했던 이들 중 하나가 서북청년단이었습니다. 그들은 닥치는 대로 마을을 파괴하고, 무고한 양민들을 빨갱이로 몰아 죽이기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살던 고향에서 공산당에게 당한 피해와 상처를 애꿎은 제주 도민들에게 보복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 수많은 양민, 군경이 희생되어 7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그 상처는 완전히 치유되지 않고, 아픔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해 봅니다. 만일 제주에 들어간 서북청년단이 복수와 한풀이 대신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초해 모두를 포용하며, 혀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닌 행함과 진실함으로 사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직도 깊게 패여 큰 흉터로 남아 있는 4.3의 상처는 지금보다는 훨씬 작은 것으로 남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그 시절 서북청년단과 같은 잘못된 신앙으로 무장한 이들이 엄연히 우리 현실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그 옛날 가인이 사탄의 유혹에 빠져 제사의 본질을 잊고 동생 아벨을 질투하고, 살인에 이르렀던 것처럼 오늘날 맘몬의 유혹과 거짓 신앙에 빠진 이들이 스스로 가인의 길을 걷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차별과 혐오, 공격의 삶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 오늘 세 본문의 말씀은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닮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본질이 사랑이라는 점을 깨우쳐 줍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그 사랑을 닮아가고, 행동하고, 증거하는 것이 선택받고, 구원의 은혜를 입은 그리스도인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고, 사랑은 원수도 용서하며, 사랑은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유일한 도구라고 예수님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사랑으로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셨고, 부활의 영광으로 우리에게 새 소망을 허락해 주셨고, 사랑만이 죄로 물든 인류를 구원하고, 세상을 이기는 유일한 도구라는 점을 보여주셨습니다.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든 성도들이 그 예수님의 모범 따라 서로 사랑함으로 서로를 용납하고, 보듬어 안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먼저 보여주셨고, 행동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용납하면 제주 4.3 사건과 같은 비극은 이 땅에서 결코 반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혐오와 차별은 결코 상처를 치유하거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사랑만이 벌어진 상처를 봉합하고, 남겨진 흔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직도 가인의 논리로 차별하고, 혐오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무장하여, 우리 사회의 잘못된 차별을 막고, 상처를 치유하는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부름 받은 우리들의 책무요, 구원의 영광으로 인도하신 예수님의 뜻을 따르는 길입니다. 오늘 주님 앞에 나와 예배드리는 우리 모든 성도들은 예수께서 보여주신 그 거룩한 사랑의 여정에 믿음으로 동참하여 사랑으로 상처를 보듬고, 아픔을 치유는 거룩한 사랑의 증인들 되시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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