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목회연구원

주현절(3-1) - "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라 " / 이태영 목사 > 주현절

본문 바로가기

주현절 HOME > 설교올리기 > 주현절

[둘째해] 주현절(3-1) - "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라 " / 이태영 목사

관리자 2019-01-18 (금) 16:56 5년전 3841  

​본문) 신 10:12~22, 딤전 1:1~11, 마 5:17~20

 

오늘 신명기 말씀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있음을 강조합니다. “네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의 모든 도를 행하고 그를 사랑하며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섬기라”(신 10:12)는 것입니다. 이 말씀 중에서 오늘 우리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한다”는 표현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려 합니다. 

하나님을 섬기되,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어떻게 섬기는 것이겠습니까?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것이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는” 일이겠습니까? 우리말 성경에 뜻으로 번역한 히브리말 “네페쉬”에는 “생명” 또는 “숨”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뜻을 다하여”라는 표현은 “생명(목숨)을 다하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섬길 때에는 온 마음과 온 목숨을 다해서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신명기는 온 마음과 온 목숨을 다하라는 말씀과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말씀을 우리에게 전합니다. 그것은 “마음에 할례를 하라”는 것과 “목을 곧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신 10:16). 성경에는 “마음에 할례를 한다”는 표현이 적지 않게 나옵니다(신 30:6, 렘 4:4, 9:26, 겔 44:7, 9, 행 7:51, 롬 2:29). 

특히 예레미야 4장 4절은 할례와 관련해서 “마음의 가죽을 벤다”는 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마음의 가죽”이라는 표현은 참 특별합니다. 마음은 볼 수 있는 것이 아닌데, 그 마음에 가죽까지 있다는 것은 아주 특이한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도행전에서 스테반 집사님은 마음이 굳은 유대인들을 향해서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행 7:51)”이라고 책망하기도 했습니다. 마음 뿐 아니라, 귀에도 딱딱한 가죽이 덮였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신명기의 본문이 “마음에 할례를 행하라”는 말씀을 “목을 곧게 하지 말라”는 말씀과 함께 전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목이 ‘곧다’는 데 사용된 히브리말 “카샤”은 “완악하다, 강팍하다”의 뜻을 지닌 말입니다. 하나님께 저항하고 분순종하는 데 사용되는 말입니다.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던 히브리 백성을 보내라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바로는 더욱 ‘강팍하게(또는 완악하게)’ 됩니다(출 7:3, 13:15). 히브리 백성의 앞길을 막고 하나님께 불순종하던 애굽 왕의 무리는 결국 심판을 받습니다.

마음의 가죽과 목의 완악함은 인간의 죄성을 말합니다. 딱딱함, 굳어짐, 막힘 등의 성질을 갖는 죄된 모습을 나타냅니다. 오늘 신명기의 말씀은 바로 이것들을 도려내고 본래의 마음을 회복하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껍데기를 버리고 부드러움과 순수함을 회복하라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 그리고 거짓이 없는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딤전 1:5)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믿음의 순수함을 회복하자는 뜻입니다. 모든 교훈과 율법의 목적은 사랑을 추구하는 것인데, 이 사랑은 “깨끗함 또는 순수함”(카싸로스)과 “선함”(아가쏘스)과 “진실함 또는 거짓 없음”(아뉘포크리토스)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양심을 선하게 하며, 믿음을 진실하게 지켜나갈 때, 우리는 온전히 사랑을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루어지는 사랑이야말로 모든 가르침과 율법이 추구하려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2장 9절에서도 사랑은 ‘거짓이 없으니’(아뉘포크리토스) 악을 미워하고 ‘선’(아가쏘스)에 속하라고 권면합니다.

이렇게 보면 결국 율법도 본래의 마음, 본래의 믿음, 본래의 양심을 회복하는 데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을 굳게 하고, 귀를 막히게 하는 온갖 딱딱하고 완고한 것을 벗겨냄으로써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을 섬기되,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기는 성도가 되자는 것입니다.

바울의 가르침에 의하면 모든 율법과 교훈의 마지막 목적은 우리의 믿음에서 깨끗함, 선함, 진실함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에 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억합니다. “마음이 청결한(카싸로스)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마 5:8)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하나님을 진실로 만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 그 자체는 일점일획도 버릴 것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율법의 본 뜻과 정신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마 22:38-40, 막 12:29-31, 눅 10:26-27).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있어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새파인들과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 주셨습니다. 바울의 표현에 의하면 예수님은 율법에 덧칠해진 “다른 교훈”(딤전 1:13), “신화와 끝없는 족보”(딤전 1:4), 그리고 “헛된 말”(딤전 1:6)을 벗겨내셨습니다. 그렇게 하심으로 율법의 생생함을 되살리려고 하셨습니다. 율법에 덧씌워진 딱딱하고 굳어진 가죽을 잘라내고 벗겨냄으로써 율법의 온전함을 드러내셨습니다. 

이처럼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되,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겨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려면 우리의 마음에 덧씌워진 딱딱한 가죽을 벗겨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마음의 할례를 받고 굳은 목이 풀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내 자신처럼 사랑하는 믿음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여신도회 주일입니다. 인간의 오랜 역사를 볼 때 집안의 살림살이는 대체로 여성들의 몫이었습니다. 살림살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들에서 지은 곡식을 양식으로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나락을 저장했다가 찧어서 쌀로 만들었습니다. 더 잘게 빻아서 가루로 만들어 떡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기술이 발달해서 모든 것을 기계로 처리합니다. 벼농사를 지은 후 베는 것도 기계가 하고, 탈곡하는 것도 기계가 하며, 도정하고 포장하는 것까지 기계가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 세상에는 이 모든 것을 사람의 손을 거쳐서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근대까지는 사람의 손으로 모든 일을 했습니다. 

논에서 벼를 벤 다음 모아서 홀태로 훑었습니다. 재래식 탈곡기로 발로 밟아가면서 훑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에 중요한 과정이 있었습니다. 나락에서 쌀을 얻기 위해서는 벼를 찧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방아나 절구로 찧었습니다. 그리고는 키질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얻은 곡식을 모아서 따뜻한 밥을 했습니다. 그리고 온 식구가 오손도손 함께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었습니다. 오랫동안 여성들은 이러한 고된 일을 통해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귀한 일을 해왔습니다. 

벼에서 껍질이 벗어져야 먹을 수 있는 쌀이 된다는 것은 오늘 말씀에도 적용되는 귀한 원리입니다. 물론 마음의 가죽과 벼의 껍질을 똑같이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껍질이 벗겨짐으로써 비로소 제대로 쓰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나락은 단단한 껍질이 벗어질 때 비로소 귀한 양식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잠언에도 “미련한 자를 곡물과 함께 절구에 넣고 공이로 찧을지라도 그의 미련은 벗겨지지 아니하느니라.(잠 27:22)”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절구에 들어가서 찧어짐으로써 미련이 벗겨지고, 교만이 벗겨지며, 탐욕이 벗겨지고, 죄 된 품성이 벗겨져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하나님의 밥상에 올라가는 귀한 양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섬기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딱딱한 것을 벗겨내야 합니다. 굳어 있는 모든 것이 풀어져야 합니다. 막혀 있는 모든 것이 열려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때, “참 좋다”고 하셨던 그때의 그 순수함과 선함과 진실함이 회복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모든 가르침과 교훈이 살아날 것이며, 율법 또한 온전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을 뵐 수 있는 은총을 받게 될 것입니다. 



말씀목회연구원        ☎ TEL : 010-2434-0536       E-mail : puock@hanmail.net
COPYRIGHT © 2017 말씀목회연구원 .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