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말 3:1-7, 계 3;14-22, 눅 3:1-17
1) 대림절, 기다림과 회개의 시간
2024년 대림절 첫 주일입니다. 금년 한 해도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우리가 매듭짓지 못하고 새해를 맞는 일이 없도록 마무리를 잘 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하나님 앞에서 다짐했던 일들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살펴보고 다 하지 못했다면 남은 한 달 동안이라도 잘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대림절은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시 오신다는 약속을 주셨습니다. 이 약속은 지금 그대로 살아있는 약속입니다. 우리는 이 약속을 굳게 믿으며 오실 주님을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우리 신앙은 바로 기다림이라고 봅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기다릴 수 있지만 믿음이 없는 사람은 그 약속을 잊어버리고 기다림 없이 현실에 급급해하면서 살아갑니다. 열녀 춘향이 서울 간 이도령이 다시 온다는 약속을 굳게 믿고 사또의 수청(守廳) 요구를 거절하면서 고초를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이도령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님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주님의 약속을 믿고 기다릴 수 있을 것이지만 믿음이 없는 사람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어리석은 다섯 처녀’처럼 주어진 ‘기름’을 모두 허비해 버릴 것입니다. 주님이 다시 오실 것을 기다리며 우리들을 정결하게 지켜가야 합니다.
그래서 대림절은 회개와 성찰의 시간입니다. 대림절을 그냥 촛불 장식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됩니다. 지난 한 해 우리가 하나님을 배반하고 욕심에 이끌려 살면서 부끄럽게 살아온 것을 회개합시다. 회개는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잘못했습니다.”라고 고백하며 회개해야합니다. 구체적으로 회개하지 않으면 얼마 전 대통령이 전 국민을 상대로 잘못을 사과한다고 해놓고, 한 기자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묻자 “그런 것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말 할 수 있느냐”고 대답한 것처럼 ‘우스운 회개’가 될 것입니다. 진지하게 성찰하고 철저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회개합시다.
2) 내 사자를 보내리니, 내게로 돌아오라
말라기 선지자는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페르시아의 고레스에 의해 예루살렘으로의 귀환을 허락받고 돌아와 성전을 재건하고, 하나님께 제물을 드리며 제사제도가 틀을 갖추게 되는 등 겉으로는 나름대로 신앙의 회복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선포한 예언자입니다.
이스라엘은 고레스 왕에 의해 성전 재건을 허락받고 성전 재건을 시작했습니다만 사마리아 사람들의 방해에 의해 약 16년 동안 공사가 중단 되었다가 다리오왕 때 다시 공사를 재개하여 주전 516년 성전을 완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다리오왕 6년인 주전 515년에 성대한 성전봉헌 제사를 드렸습니다. 제물로 수소 백 마리와 숫양 이백 마리와 어린 양 사백 마리를 드리고 또 이스라엘의 지파 수를 따라 숫염소 열두 마리를 이스라엘 전체를 위한 속죄 제물로 드렸습니다. 그러나 성대한 제사를 드리며 하나님에 대한 예배(제사)를 회복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이스라엘은 형식적인 신앙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히며, 하나님 앞에 드리는 예배를 번거로운 것으로 생각하고 하나님에게서 멀어져갔습니다. 특별히 제사장들마저도 율법을 어기고 의로운 길을 떠나 악을 행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말라기 선지자를 통해서 저들을 강하게 질책하고, 저들이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촉구했습니다.
말라기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자(使者)를 먼저 보내시어 “금을 연단하는 자의 불과 표백하는 자의 잿물과 같이”하여 레위 자손을 깨끗하게 하고, 예루살렘의 예배를 회복하도록 하실 것을 예언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점치는 자, 간음하는 자, 거짓증언 하는 자, 일꾼들의 품삯을 떼어먹는 자, 과부와 고아를 억압하고 나그네를 학대하는 자,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자를 잘못을 책망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의 허위(虛僞)에 속지 않으십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을 잘 믿는 척하면서도 악을 행하고 선을 행하지 않는 사람들을 강하게 책망하십니다. 어쩌면 이러한 책망은 오늘 우리들에게 주시는 책망으로 들립니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잘 믿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신앙을 매우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며 형식적으로 예배하거나 마지못해 예배드리면서 탐욕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들어야합니다. 옛날 예수님 오시기 전 타락한 신앙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이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셨습니다. 오늘 본문 7절에서 “내게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나도 너희에게로 돌아 가리라”고 말라기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2024년 대림절을 맞는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가 깊이 새겨듣고 다시금 우리들의 신앙을 바르게 세워가야 하겠습니다.
3)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
복음서의 말씀은 예수님이 오시기 직전에 세례요한이 요단강에 와서 사람들의 죄를 책망하며 회개를 촉구한 말씀입니다. 요한은 아주 강한 어조로 회개를 외쳤습니다. 요한에게 요단강으로 나와서 세례를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독사의 자식들아” 하며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 말하지 말라”며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옷 두벌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주고 먹을 것이 있는 자도 그렇게 나눠주라고 외쳤습니다. 세리들은 정한 세금 외에 더 거두지 말고, 군인들은 힘으로 다른 사람들의 것을 강탈하지 말고, 거짓으로 고발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요한 자신은 사람들이 자신을 혹 그리스도이신가 하며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자신은 그리스도가 아니며 뒤에 오실 그분의 신발 끈을 풀리고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자기를 낮추었습니다. 자신은 물로 세례를 주지만 뒤에 오시는 그리스도는 불과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고 손에 키를 들고 알곡과 쭉정이를 구분하실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례요한 그는 뒤에 오실 그리스도를 예비하며 그의 길을 깨끗하게 한 사람이었습니다. 말라기 선지자가 “내가 내 사자를 보내리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준비할 것이요”라고 했는데 우리는 그가 바로 세례 요한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례요한은 지금 우리가 회개하고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을 것을 촉구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는 구원받은 하나님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상은 하나님의 백성들처럼 합당한 열매를 맺지 못하고 그저 형식적으로 신앙 생활하는 것을 우리가 뉘우치고 회개해야 하겠습니다. 입으로는 회개를 수없이 하면서도 그 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래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한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답게 선을 행하며 많은 열매를 맺어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금년에 어떤 열매를 맺으셨습니까? 12월은 결산의 시간입니다. 그리스도인다운 합당한 열매를 맺으며 성실하게, 바르게 사셨습니까? 아니면 그저 한 해를 또 열매 없이 보내셨습니까? 지금 한 달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 모두 마지막 힘을 다 쏟아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 주님께 드립시다. 그리고 기쁨으로 주님을 기다립시다.
4)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
서신서 말씀 요한계시록 3장 말씀은 사도요한이 소아시아 지방에 있는 일곱 교회를 향한 글 중 라오디게아 교회에 주신 말씀입니다.
라오디아교회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이 양모 산업이 발달한 지역이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고 , 교회도 부족한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안정되어 있기는 했지만 교인들의 신앙에는 간절함이 부족했고 미지근한 태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신들의 부족함과 허물을 제대로 성찰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들은 스스로 부족한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고,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영적 교만과 무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저들에게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네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고 하셨습니다.
열심이 사라진 미지근한 신앙 상태가 문제입니다. 열정이 사라진 신앙, 가슴이 뜨겁지 않은 신앙은 불신앙보다도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 당시의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의 믿음이었습니다. 자신들은 잘 믿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님이 보시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들은 늘 다른 사람들의 사소한 잘못을 문제 삼는 영적 교만에 빠져 있었습니다. 저들은 ‘확증적 자기신념’의 오류에 빠져서 그것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들을 향한 주님의 처방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였습니다. 가슴이 뜨겁지 않고 되는 일을 이루는 사람은 없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바로 가씀 뜨거운 사람이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사실은 우리가 회개할 것은 가슴이 뜨겁지 않은 것을 회개해야합니다. 예수님의 가슴 속에는 불이 있었고 주님은 그 불을 우리에게 붙이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내가 불을 땅에 던지러 왔노니 이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무엇을 원하리요.”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아니 바로 내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회개하고 열심을 냅시다. 그것이 우리를 살리는 길입니다. 회개하고 가슴 뜨겁게 믿음 생활합시다.
5) 맺음
대림절은 회개의 시간입니다. 우리들이 미지근한 자세로 신앙생활 한 것을 회개합시다. 회개하되 두루뭉술하게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합시다. 지금 이 대림절 기간이 바로 하나하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회개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2025년 새해를 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 지금이 중요한 시간입니다. 가슴 뜨겁게 열정을 품고 믿음의 길을 힘차게 내딛는 우리 모두가 됩시다. 지금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합니다. 지금껏 고집 세우고 살아온 나를 내려놓고 주님 앞에 겸손하게 엎드리는 새로운 내가 됩시다. 주님은 “이기는 그에게는 내가 내 보좌에 함께 앉게 하여 주기를 내가 이기고 아버지 보좌에 함께 앉게 앉는 것과 같이 하리라”(계 3:21)고 하셨습니다.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지만 주님과 함께 있다는 것이 복입니다. 새해에는 이 복을 모두 누리는 승리자가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