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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절(3-1) - " 주의 길을 곧게 하여라 " / 성서주일 / 인권주일 / 이병일 목사 > 대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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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해] 대림절(3-1) - " 주의 길을 곧게 하여라 " / 성서주일 / 인권주일 / 이병일 목사

관리자 2022-12-08 (목) 15:06 2년전 581  

본문사 62:10~12, 히 11:32~12:2, 요 1:19~28

 

세례자 요한이 제사장들과 레위 지파 사람들에게 자기는 그리스도가 아니고엘리야도 아니고예언자도 아니라고 말합니다이어서 이사야의 말을 인용해서 말합니다. “예언자 이사야가 말한 대로나는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하여라.’ 하고 말이오.”(요한복음 1:23) 세례자 요한이 인용한 본문은 이사야 40장입니다. “광야에 주님께서 오실 길을 닦아라.[”광야에서 한 소리가 외친다. ‘주님께서 오실 길을 닦아라.’] 사막에 우리의 하나님께서 오실 큰길을 곧게 내어라모든 계곡은 메우고산과 언덕은 깎아 내리고거친 길은 평탄하게 하고험한 곳은 평지로 만들어라주님의 영광이 나타날 것이니모든 사람이 그것을 함께 볼 것이다이것은 주님께서 친히 약속하신 것이다.”(3-5)

광야에 길을 닦고사막에 큰 길을 곧게 만들고계곡을 메우고산과 언덕을 깎고거친 길을 평탄하게 하고험한 곳은 평지로 만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주님이 오실 길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하느님 나라는야훼 하느님의 통치는 때가 되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그의 백성들이 길을 만들었을 때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그리고 그 길로 주님만 오시는 것이 아니라 포로로 끌려갔던 그의 백성들도 함께 돌아올 것입니다. “백성이 돌아올 길을 만들어라큰길을 닦고 돌들을 없애어라.”(이사야 62:10) 무소부재하신 하느님아니 계신 곳이 없고어디에나 계시는 하느님은 사람들이 길을 곧게 하여 만들지 않더라도 어디든지 계십니다그렇기 때문에 주님이 오실 길을 만들라고 하신 이유는 궁극적으로는 포로로 끌려갔던 백성들이 해방되어 돌아오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 그리스도인은 길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마가복음 2:23-28에는 예수님의 제자들이 길을 만들었다고 해서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비난과 협박을 받습니다. “이미 파종된 것을 뽑아내면서길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예수님이 가는 길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면이제 제자들도 예수님의 길에 함께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이미 파종된 밭에서 뽑으면서 길을 만들기 시작하는 행위” 그 자체는 하나의 은유입니다마가의 전체 주제가 과 따름에 있는데그 길을 이제 제자들도 함께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마가복음에서 길은 예수의 삶의 방법이며제자들이 따라야 할 제자도의 모범이고곧 복음입니다그 길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된 제도를 부수는 것입니다바로 그 길로 하느님이 오실 것이며바로 그 길로써 그의 나라가 임할 것입니다이 행위가 안식일 법에 위배되는지 위배되지 않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단지 새로운 길을 만드는 그들의 행위가 바리새파 사람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았을 것입니다표면적으로 바리새파 사람들의 트집의 근거는 안식일에 있지만실은 새로운 길을 만드는” 그 일을 하는 것 자체에 있습니다자기들에게 못마땅한 일을 하는 제자들을 걸어 넘어뜨리기 위해 율법규정을 들이댄 것입니다.

 

길이란 말의 뜻에는 교통수단으로서의 길도 있고방도나 방편을 나타내는 길도 있고행위의 규범으로서의 길이 있습니다성서에서 길을 곧게 하라고 한 것은 공간을 이동하기 위한 통로로써의 길이 아니라 하나의 은유로써 행동이나 삶의 태도를 바르게 하라는 것입니다동양 사상에서는 길 도(자가 다양하게 쓰입니다사람이 마땅히 취해야 할 심성이나 행위를 도의니 도덕이니 하여 길로써 표현합니다왕도정치(王道政治)니 공맹지도(孔孟之道)니 하는 말이나, ‘군자 대로행이니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말이 아니면 하지를 말라.’는 속담의 길도 모두 도의(道義)의 상징으로 쓰인 것입니다우리의 마음과 의지를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향하여 둘지를 깊이 생각하는 것이 길을 닦는 일입니다우리가 닦는 길의 끝에 하느님의 통치하느님 나라가 있을 때에 그 길은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것입니다그 길을 통하여 주님과 함께 온갖 고난과 억압에 있는 백성들이 돌아올 것입니다.

그런데 길을 아무리 평탄하게 하고 곧게 한다고 할지라도 그 방향과 목적지가 더 중요합니다어렸을 때에 시멘트도 귀할 때에 가로등도 없는 밤길을 걷다가 물웅덩이에 빠진 적이 있으시죠장마철에 빗물에 움푹 파인 웅덩이가 어느 순간부터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지금은 깊은 산 속이 아니면 그런 길을 만나기 어렵습니다소위 새마을운동이라는 것을 하면서 길은 시멘트로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평탄해졌습니다물론 사람들은 다니기 편안해졌지요그러나 새마을운동의 정체가 무엇입니까? 1974년 12월에 박정희의 친필 휘호에는 새마을운동은 유신이념의 실천도장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1971년 박정희는 삼선개헌안을 변칙 통과시키고 또 다시 제7대 대선에 출마합니다김대중 후보에게 고전을 하며 당선된 박정희는 1972년 전국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뒤 유신독재헌법을 국민투표에 붙였습니다그해 12월 공포된 유신헌법은 의회민주주의와 국민기본권을 철저하게 부정하고오로지 대통령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을 집중시켜 박정희 종신집권을 가능케 하는 내용으로 채워졌습니다대통령을 체육관 거수기 선거로 뽑도록 했으며 중임제한 조항을 없앴습니다국회의원 1/3을 체육관 선거로 선출되게 만들어 야당이 절반 의석을 넘어서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했습니다국회 회기를 단축하고 권한을 축소했으며법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해 3권 분립 정신을 철저하게 훼손했습니다.

유신독재헌법이 공포되자 야당과 재야인사대학생들의 반대 시위가 시작됐습니다그러자 박정희 정권은 유신 반대운동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전 국민을 새마을운동에 몰아넣었습니다유신 반대 확산을 저지하고 국민 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새마을운동만한 게 없었습니다겉으로는 지역개발과 농촌현대화를 외쳤지만내용적으로는 박정희 독재체제를 지속시키기 위한 관제운동이었습니다.

새마을운동은 우리 현대사를 바꿔놓은 정신혁명이었고 그 운동은 우리 국민 의식을 변화시켜 나라를 새롭게 일으켰다새마을운동 정신을 살려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계시를 마련할 때다2의 새마을운동은 국민통합을 이끄는 공동체 운동이 돼야 한다.유신의 딸이 개발독재의 상징적 구호인 새마을운동을 외쳤습니다박근혜가 새마을운동 부활을 주장한 시점은 12.19부정선거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입니다박정희가 유신반대에 직면했던 때와 닮은꼴입니다. 12.19부정선거 논란을 새마을운동 부활로 덮으려는 것이었습니다그 길의 방향은 국민의 평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쿠데타와 독재권력의 정당화이고그 길의 목적지가 국민의 생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권력의 극대화와 영속화이기 때문에 그 운동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박근혜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먹고사는 문제에 가장 민감하고 뜨겁게 반응한 이 사회의 각박한 현실 문제에 천착해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했습니다그러나 박근혜는 잃어버린 아버지의 영광을 되찾은 것에 만족하려 했습니다그렇기에역사를 대단히 낙관적으로 해석하면박근혜는 한국의 보수 세력과 민중에게 박정희가 다시 살아 돌아와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물론 박정희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다는 말은 아니고단지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추앙하는 현실을 반영한 말입니다길을 아무리 평탄하게 하고 곧게 한다고 할지라도 그 방향과 목적지가 잘못되어 있으면 그 수고는 헛된 것입니다.

 

기다림이란 우리가 현재 있는 곳과 우리가 있고 싶어 하는 곳 사이에 있는 메마른 사막이다.”<헨리 나우엔우리가 만드는 길우리가 닦는 길은 우리가 있고 싶어 하는 곳과 우리가 현재 있는 곳을 잇는 것이어야 합니다그런데 그 둘 사이의 길은 험난하고울퉁불퉁합니다눈에 덮이듯사막 모래에 덮이듯이 그 길이 점점 사라졌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남한 사회를 위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 오신 분들이 한 분 두 분 떠나보내는 마음이 안타깝기만 합니다그렇게 모두 가시면 누가 그 길을 이어갈까 하는 염려가 들기도 합니다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그 길을 만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우리는 저마다의 삶 속에서모든 사람의 존엄을 보장하는 세상만이 각자의 존엄을 보장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혐오에 굴하지 않고 용기 있게 거리에서 커밍아웃하는 사람들노동탄압을 뚫고 복직이나 단체협상을 쟁취해내는 사람들시간을 기록하고 원칙을 지키며 한걸음씩 나아가는 청소년들평화의 인간 띠로 이어서 통일의 길을 여는 사람들작은 목소리이지만 각자의 삶에서 차별과 틀림을 제거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모든 사람들이 인권의 그날들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세계인권선언일은 1948년 12월 10일에 열린 국제 연합 총회에서 세계 인권 선언이 채택된 것을 기념하는 날로, 1950년 12월 4일에 열린 국제 연합 총회에서 매년 12월 10일을 세계 인권 선언일로 기념하는 결의안이 채택된 이후부터 전 세계 각국에서는 이 날을 세계 인권 선언일로 기념하고 있습나다. '국제인권기념일'이라고도 합니다세계인권선언은 전문(前文)과 본문 30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그 내용을 살펴보면 인간으로서 시민적·정치적 자유 및 사회보장·노동권공정한 보수를 받을 권리노동자의 단결권노동시간의 제한과 휴식교육에 관한 권리문화생활에 참여할 권리 등 사회적·경제적 권리에 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인권선언에 나타난 사람의 권리의 주요내용은 첫째정신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권리로 신앙 사상 언론 학문의 자유 둘째사람의 몸에 대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자유 셋째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자유로 되어 있습니다.

인권이라는 것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본권리로써 자유와 평등을 말합니다인권선언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 똑같은 기본권리를 가지게 되며누구도 인권을 억누르거나 침해할 수 없다는 것을 세계에 널리 알린 것입니다인권평등사상은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사상입니다인권은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서로 존중하고 아껴주어야 합니다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거나 힘이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일이 있다면 이것이야 말로 인권을 짓밟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표어의 참뜻을 생각하면서나는 남의 인권을 빼앗는 행동은 하지 않았나 반성해 보고연말에 이웃을 돕는데 따뜻한 정성을 쏟아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 하겠습니다또한 12월 20일은 인간 연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위해 유엔에서 제정한 국제 인간 연대의 날입니다.

 

교회는 이 땅에서 진정한 예수님의 길을 따르기 위한 새로운 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그리고 지금까지 이 역사와 사회 속에서 새로운 길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천했습니다이제 우리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아야 합니다앞으로도 자만하거나 주춤거리지 말고 자기갱신을 바탕으로 한 교회개혁과 사회개혁의 길을 함께 갑시다.

예수님의 길을 따르기 위한 새로운 길을 만들고 걸어가는데부족한 것은 없었는가아니면 새로운 길의 방향과는 정반대의 길로 걸어가고 있는 부분은 없는가?’ 이것은 우리 교회 공동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의 정의와 방향에 대한 돌아봄입니다.

또한 과연 나는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하고 있는가나의 말과 행동이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에 있는가아니면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이 부담스럽고 힘들어서 이런 저런 이유로 딴지를 거는 것은 아니가?’ 이것은 공동체에 속한 개인의 삶과 실천에 대한 돌아봄입니다.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어려움과 고통은 어쩌면 필수적인 것입니다그렇다고 그 길을 만드는 일을 보류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예수님을 따르는 일의 의미를 그 근본에서부터 잃어버리는 것입니다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하느님 나라를 향한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여러분은우리는 그 길을 만들기 시작했고 함께 걷고 있습니다.

 

<길에 관한 명상수첩 이외수>

길은 떠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이 길을 만들기 이전에는 모든 공간이 길이었다.

인간은 길을 만들고 자신들이 만든 길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들이 만든 길이 아니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인간은 하나의 길이다하나의 사물도 하나의 길이다.

어디로 가느냐는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 자들은 흔치 않다.

때로 인간은 자신이 실종되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길을 간다.

인간은 대개 길을 가면서 동반자가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인간은 동반자의 짐을 자신이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어떤 인간은 자신의 짐을 동반자가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길을 가는 데 가장 불편한 장애물은 자기 자신이라는 장애물이다.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지혜로운 자는 마음 안에 있고어리석은 자의 길은 마음 밖에 있다.

아무리 길이 많아도 종착지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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