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단 3:13-28, 계18:21-24, 마 10:6-33
1) 대림절 첫 주일
2022년 대림절이 시작되었습니다. 대림절은 기다리는 신앙의 절기입니다. 대림(待臨)이라는 말은 ‘오심을 기다린다’는 말입니다. 사실 믿음의 본질은 기다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믿음 장(章)’이라고 하는 히브리서 11장 1절에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믿음은 지금은 아니지만 장차 반드시 이루어질 미래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것이 믿음입니다.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믿음입니다. 하나님께서 내 삶에 개입해 주셔서 내 꿈 곧 소망하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믿고 기다리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뒤집어 역(逆)으로 말하면 믿음이 없는 사람은 기다릴 수 없습니다. 따라서 믿음의 크기는 기다림의 크기와 같습니다. 믿음이 큰 사람은 오래 참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작은 사람은 기다리지 못합니다.
이번 대림절 예수님이 우리 삶에 개입해 주셔서 우리에게 평화를 주실 줄 믿고 기다리는 큰 믿음의 사람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세 본문은 모두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끝까지 참고 기다리는 큰 믿음에 대해서 보여주는 귀한 말씀들입니다. 대림절 첫 주일을 맞는 우리 모두에게 큰 은혜가 되는 귀한 말씀들입니다.
지난 3년 코로나 사태의 엄청난 어려움을 참고 견딜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어려움을 반드시 이기도록 하나님이 은혜 베푸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흔들리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이라 확신합니다.
2)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먼저 구약 다니엘서의 말씀은 바벨론 포로기 상황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말씀을 저버리고 우상숭배하다가 결국은 북 왕국 이스라엘은 주전 721년 앗수르 제국에 의해 그리고 남 왕국 유다는 바벨론 제국에 의해 587년에 멸망했습니다. 유다왕국이 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참하게 포로가 되어 바벨론으로 끌려왔습니다. 바벨론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저들은 왜 자신들이 이렇게 비참한 신세가 되었는지를 생각하며 믿음으로 답을 얻게 되었습니다. 자신들이 이렇게 먼 나라에 포로로 끌려오게 된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 곧 율법을 떠나 바르게 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다시 하나님의 말씀에 입각한 바른 삶을 살아야한다는 믿음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포로로 끌려온 사람들 다는 아니겠지만 믿음이 그래도 남아있었던 사람들은 이를 확신하고 다시 신앙을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더욱 철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야 이스라엘의 미래가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철저한 믿음을 세우게 됩니다.
그 사람들 중에는 다니엘의 친구들인 유다 사람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 세 사람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게 인정을 받아 지방을 다스리는 관리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시기하는 갈대아 사람들이 왕에게 고발하여 왕이 내린 명령 곧 느부갓네살 왕이 만들어 세운 금 신상에게 절하라는 명령을 거역하고 절하지 않았다고 고해바쳤습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분노하여 저들을 불러서 다시 기회를 줍니다. 지금이라도 나팔과 피리와 수금 등 악기 소리가 울릴 때에 다른 사람들처럼 왕이 만든 금 신상에게 절하라고 권유하고 만일 그렇지 않으면 즉시 맹렬히 타는 풀무불에 던져 넣을 것이라고 협박을 합니다. 그러나 이 세 사람은 왕의 명령에 복종할 수 없다고 말하며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우리를 맹렬히 타는 불 속에서 건져내 주실 것이고 만일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우리는 절대 왕이 만든 금 신상에게 절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왕이 정한 벌을 달게 받았습니다. 저들은 믿음의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분명한 믿음이 있어서 하나님이 저들을 구원해 주실 것을 믿었습니다. 믿음은 이렇게 사람들을 담대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결국 이 세 사람은 맹렬히 타는 풀무불 속에 던져졌지만 우리 주님이 저들과 함께하셔서 구원해주심으로 전혀 불 속에서도 상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확인 한 느부갓네살 왕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인하고 세상에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이 없음을 선언할 수 있게 했습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고,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믿음의 사람입니다. 진짜 믿음은 아주 어렵고 힘들 때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믿음이 없는 사람들은 작은 어려움 앞에서도 쉽게 절망합니다. 그러나 큰 믿음의 사람들은 끝까지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릴 수 있습니다.
3)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복음서 본문 마태복음 10장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전도자로 파송하시면서 주신 ‘파송사’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세상에 파송하시면서 달콤한 말로 밝은 앞날이 올 것을 말씀하시지 않고 혹독한 어려움이 닥칠 것을 그대로 드러내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저들을 파송하시면서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라고 하시며 저들 앞에 많은 환난이 닥쳐올 것을 예고해주셨습니다. 사람들이 저들을 공회에 넘겨 채찍질하며 재판을 받게 하고,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고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시면서 그러한 때에도 염려하지 말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믿음을 가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너희가 내 이름으로 말미임아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22절)고 하셨습니다. 또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28절)고 하셔서 세상의 권력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또 제자들에게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너희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29-31절)고 하시며 저들에게 믿음으로 하나님만 의지하고 담대하라고 격려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고 하시면서 제자들의 미래를 예수님께서 보증해 주실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제자들은 훗날 대부분이 순교를 당하면서 이 말씀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며 당당하게 순교의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큰 믿음이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주실 구원을 기다리며 어떤 환난이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하늘에서 불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훗날 하나님이 구원의 은혜를 입혀주실 것을 믿고 당당하게 신앙의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4) 예수님의 구원을 기다리며 거대한 바벨론에 맞선 순교자들의 큰 믿음
서신서 말씀 요한계시록 18장 말씀은 거대한 제국 바벨론이 결국은 멸망하므로 제국에 의해 순교당한 순교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신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계시록에서 말하는 바벨론은 당시 교회를 박해한 로마 제국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주의해서 읽어 보아야할 말씀은 23-24절인데 이를 표준새번역 성경은 “등불 빛도 다시는 네 안에서 비치지 않을 것이요, 신랑과 신부의 음성도 다시는 네 안에서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네 상인들이 땅의 세도가로 행세하고 모든 민족이 네 마술에 속아 넘어갔기 때문이고, 예언자들의 피와 성도들의 피와 땅에서 죽임을 당한 모든 사람의 피가 이 도성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라고 해서 바벨론 제국이 멸망하게 되는 이유는 바로 제국이 예언자들과 성도들을 죽여서 그들의 피가 바벨론 도성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라고 바벨론의 멸망 이유를 밝힙니다. 하나님은 믿음을 끝까지 지키며 죽은 순교자들의 거룩한 피를 기억하시고 계심을 보여줍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로마제국으로부터 견딜 수 없는 박해를 받으면서도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순교의 피를 뿌렸습니다. 저들은 굶주린 사자들에게 찢기면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타오르는 장작더미 위에서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리며 순교의 제물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들의 잊지 않으시고 반드시 저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실 것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단순히 육신의 생명을 빼앗는 거대제국 로마를 두려워하기보다 영혼까지 멸하실 수 있는 하나님을 기다리며 순교의 제물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큰 믿음입니다.
5) 맺음
신앙은 기다림입니다. 하지만 현대 기독교인들은 기다릴 줄을 모릅니다. 쉽게 모든 것의 결과를 보려고 하는 조급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장 어떤 결과가 드러나지 않으면 바로 절망하고 돌아서버립니다. 그러나 진실한 믿음은 끝까지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고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립니다. 이것이 큰 믿음입니다. 바로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의 믿음이며 예수님의 제자들과 순교자들의 믿음입니다. 조급증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이 다시금 이어받아야할 진짜 믿음입니다. 대림절을 맞으며 다시금 우리 믿음을 추스르며 하나님의 구원을 기다리는 큰 신앙으로 모두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