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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여행기(2) - 역사의 흔적을 찾아서

관리자 2019-04-25 (목) 16:47 5년전 1286  

우수명 목사는 내 68학번 동기생입니다. 그의 부친께서도 한신 동문이었는데, 제주 출신으로 입학하여서 재학하는 4년 동안에는 매우 사이좋게 지낸 동기생입니다. 동기들 중 나이는 상대적으로 젊었으나 성격은 비교적 활달하였고, 기타를 치면서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모습은 그의 학구열이었습니다. 한신의 도서관에는 항상 그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 잊히지 않습니다. 그런 그와 헤어진 것은, 그가 졸업 후에 예장 장신대로 입학하면서 교단을 아예 옮기는 바람에, 그와의 만남은 끊어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동기생들 중에는 우 목사 이외에 몇 명이 더 있었습니다. 모두가 예장 통합측으로 건너 간 친구들이었는데, 그들은 이만규 목사와 윤대영 목사와 우수명 목사들이었습니다. 고정렬 목사도 처음엔 그곳으로 갔었는데, 얼마 후 다시 본 교단으로 복귀하여 안성제일교회에서 큰 사역을 감당하다가 은퇴했습니다. 결국 동기생들 3명이 통합측 목사로 사역하였는데, 이들은 모두가 그곳에서 중견 교회들을 섬기는 역량을 발휘한 인물들이었습니다. 통합측이 이들을 맞이하여 복을 받았다고 보아야할지, 우리가 그런 좋은 인물들을 수용할 수 없을 만큼 협소해서, 인물들을 놓쳤다고 비판을 받아야할 지는 쉽게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기생들은 만나면 반가운 존재들입니다. 교단이 달라졌어도, 반가움은 달라지지 아니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이만규 목사와 윤대영 목사와는 계속 교제를 가져 왔습니다. 심지어 금년에 우리 동기회는 이만규 목사를 동기회 회장으로 선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독 우수명 목사만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는 약 25여년 넘게 미국에서 공부하며 교회도 섬겨온 사람입니다. 그러다가 지난 십 수 년 전에, 광주의 현 교회인 신안교회에서 전격 청빙을 받아서 부임한 이래, 지금껏 지내 온 것입니다. 서로의 교제도 이어지지 못한 채로 말입니다. 

 

이번 우리 만남은 나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제주행 배편에 차질이 생기면서, 하루의 여유가 발생하자, 우리는 두 가지 추가 프로그램을 갖기로 했었습니다. 하나는 광주에서 여태껏 만나보지 못한 우수명 목사를 찾아보는 일과 또 하나는 최근에 신안군 바다 위에 개통(開通)된 천사(1004)대교를 찾아보는 일이었습니다. 내 연락을 받은 친구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답을 주었습니다. 그도 우리를 매우 보고 싶어 하는 반갑고 간절한 마음을 보내 온 것입니다. 

 

호텔에서 약 20여분 후에 우리는 우 목사의 신안교회를 방문하고 그와 반갑게 해후(邂逅)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는 아버지가 그 교회를 한때 섬기셨던 때(교단 무소속 때)가 있어서, 그게 빌미가 되어 그를 아는 이들이 마음을 모아 그를 담임목사로 청빙하였습니다. 약 60여년 역사를 가진 교회다운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였고, 우 목사는 그곳에서 이미 후임 목사를 맞이할 준비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곳은 노회에서도 가장 상회비를 많이 납부할 정도로 교세가 탄탄하였는데, 그럼에도 그는 미국 시민권자라는 부분과 한신 출신이라는 부분에서 여전히 나그네처럼 외롭게 지내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바람에, 신안교회는 유능한 목회자를 개 교회 차원에서만 독점하며 지내온 샘(?)이었습니다. 

 

우리는 만나서 서로가 살아 온 스토리들을 시간가는 중 모르게 나누었고, 은퇴 전. 후의 관심사들도 나누었습니다. 그 흔한 차 한 잔 나누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가 교단을 떠난 것은 영적 갈급함 때문이라는 말은 아픔처럼 들렸습니다. 하지만 신학교에서 확인했던 그 열성과 노력하는 모습이 그와 나 모두들에게 아직 식지 아니함을 확인한 것은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그는 한국교회에 돌아 온 이래, 인간과 영혼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시형 박사의 지도를 받으며, 뇌(腦)연구, 특히 뇌 신학 영역에 매우 깊이 천착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 부분에 관련하여 미국에서 학위도 받았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동료 목회자들과 이 부분을 통하여 목회활성화에 도움을 주려고 여러 시도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퇴임 후에도 계속 하고 싶을 정도로 그는 이미 이 분야에 역량을 축적한 상태임도 확인했습니다. 최근에는 다니엘 에이맨이라는 유명한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가 쓴 책, <STONES OF REMEMBRANCES/기억의 돌들>을 참고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열두 단계>라는 소책자를 만들어 영성훈련교재를 제작 발간하여 그의 꿈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나에게도 많은 도전이 되었습니다. 요즈음 은퇴 목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우 목사는 자기 할 일과 분야를 확실히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행복한 목사였습니다! 우리 부부도 덩달아 행복했습니다. 

 

그와 헤어진 후, 우리는 신안(新安)군에 최근 개통된 천사대교를 향했습니다. 국내에서 네 번째 긴 대교라는 점과 섬과 섬을 이어주는 큰 대교가 신안군에 들어서서, 새로운 변화와 환경을 그곳에 있는 1,004개의 섬들에게 안겨 줄 것에 대한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 판단되어서, 그곳을 찾아보았습니다. 거리는 압해읍의 압해도와 암태면의 암태도를 연결하는 총 길이 7,22KM 왕복 2차선 대교였고, 암태도측 사장교 길이는 1004M였고, 주(主)탑 높이는 195M로서 세계 최대 고저주탑 사장교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소문이 나서 그런지, 관광버스들이 제법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매우 웅장하고 산뜻한 느낌이었습니다. 

 

천사란 표현은 하늘의 천사가 아니라, 그곳의 섬들의 숫자들이 1,004개라는 표현을 담아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신안에 그렇게 많은 섬이 있는 줄은 그 숫자를 보고야 알았습니다. 대단한 대규모의 섬 단지였는데, 이번 대교를 통하여 이제 그곳 섬 지역은 육지화(陸地化)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신안은 단순히 섬들의 고향만은 아닙니다. 한국의 역사적 인물이 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생산한 섬이 그곳이었고, 문준경 전도사를 통하여 가장 복음화를 이루고 훌륭한 기독교 지도자들을 많이 생산한 곳이 바로 신안이었습니다. 그것에 이러한 대교에 들어선 일은 앞으로, 새로운 발전과 도전과 기회의 땅이 되리라고 보았습니다. 벌써부터 관광차들이 범람하기 시작했음도 보았습니다. 

 

신안을 떠나 오후엔 완도(莞島)에 왔습니다. 해남을 관통하여 완도로 뻗은 길은 확 터진 깔끔한 도로여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는 내일(4.11)에 승용차와 함께 제주도에 선편으로 갈 것을 예약하였기에, 완도에서 일박(一泊)을 하여야만 했습니다. 전에는 김민호 목사께서 그곳 제일교회에서 시무할 때에는 우리 구역예배 성경연구팀들이 초청 받아, 날을 새우며 시간을 보내던 경험들이 있었는데, 이번엔 조용히 우리 부부의 묵을 곳을 찾아서 쉬고 가면 되었습니다. 언덕에 있는 원네스 리조트를 찾았습니다. 주변의 해변가도 찾아보면서 쉼을 가졌습니다. 

 

4일째(4.11/목)는 제주행 오전 9시30분 발 블루나래 호에 우리 몸과 차를 태우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일기는 흐렸지만, 바다는 잔잔해서 약 1시간 30분 정도의 제주항까지의 항해를 편안히 즐겼습니다. 제주와 완도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11시쯤에 도착한 우리는 오늘의 정착지인 서귀포 ‘라파(병 치유)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필요한 시간을 소비하게 위하여, 서귀포의 몇 군데를 먼저 방문하고자 서귀포로 향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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