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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여행기(1) - 역사의 흔적들을 찾아서

관리자 2019-04-19 (금) 14:09 4년전 1222  

국내 여행후기 (1) / 2019 사순절 맞이 

                                                                                                                                                     최부옥 목사(말씀목회연구원장)

 

목회사역 은퇴 후, 국내외 나들이가 비교적 활발해졌습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에는 제2차 ‘해외(海外) 한 달 살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태국의 치앙라이(ChiangRai)에 우리 부부가 다녀온 이래, 이번에는 국내 여행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계기는 매년 실시되는 증경총회장 부부초청 수련회(2박3일)가 금년도에는 광주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입니다. 초청자인 호스트는 언제나 직전(直前) 총회장이 맡게 되어 있는 시스탬이어서. 금년에는 광주의 윤세관 목사 부부께서 책임을 맡아 크게 수고해 주신 것입니다. 

 

나도 2년 전에 이곳 서울 위례 지역을 중심으로 그 일을 치룬 적이 있었는데, 그 일은 내 생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흥미로운 외빈(外賓)접대 행사였습니다. 평생을 교회와 총회와 한국교회를 섬겨 오신 분들이어서, 비록 나이가 드셨어도 그 경륜이나 행동 범위는 아직도 힘이 있는 유지(有志)들이었습니다. 그 때 나는 섬기는 서울동노회의 교회들의 따뜻한 협력을 잘 받아서, 남산과 남한산성을 단체 방문하고, 또 <히든 휘겨스(Hidden Figures>란 의미 있는 영화도 관람하므로서,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었습니다. 

 

이번 나들이는 개인 승용차로 시작했습니다. 장거리 여행을 대비한 행보(行步)였습니다. 광주의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는, 제주도에까지 나들이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행보는 예전에 부총회장 선거 때, 차를 몰고 완도를 경유하여 제주 서귀포까지 다녔던 경험이 있어서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너무 장거리이어서 운전에 부담도 컸으나, 아직은 그래도 여유와 기회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동행하는 아내도 여전이 의욕이 있었고, 여행의 맛을 즐길 줄 아는 입장이어서, 승용차 여행은 더욱 적격이라 판단했습니다. 

 

첫날(4.8/월)은 광주(光州)로 내려갔습니다. 집결장소인 광주 마스터스 관광호텔(서구 상무연하로)까지는 대략 4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그 호텔은 과거 육군 상무대가 있는 터전이었는데, 5.18이후 군사정부가 광주 민심을 고려하여, 상무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이곳을 신흥도시로 내어 놓는 바람에, 지금은 광주에서 가장 화려한 지역이 된 곳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아벨의 핏소리가 들리는 곳에 세워진 지역에서, 우리가 수련회를 갖게 된 셈이었습니다.  

 

내 개인으로서는 예전 공군군목을 그곳 송정리 제1전투비행단에서 1979년 초여름에 전역한 곳이기도 했고, 그곳 송정리 아리랑관사에서 거주하기도 하였으며, 광주 상무대의 배야섭 당시 육군 군목님(현 증경총회장)의 사랑과 광주노회의 원로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곳이어서, 그 지역 방문은 여러모로 감회(感懷)가 깊은 곳이었습니다. 당시 전역 때, 계림교회의 서용주 목사님의 ‘광주지역에서 함께 목회하자’는 권유도 기억되면서, 만약 그 때, 계기가 되어 ‘내가 그곳 광주. 전남에 머물렀다라면, 그 다음 해의 5.18발생했을 때, 나는 과연 무엇을 하게 되었을까’라는 점도 추측하면서, 이번의 광주 방문은 이래저래 회상과 설레임이 많았습니다. 

 

방 배정이 끝나고, 모처럼 1층 홀에서의 첫 모임은 활기찼습니다. 모처럼 만나는 얼굴들이 서로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대부분의 멤버들이 참석했는데, 그 중에 평소 참석하던 몇 분의 목사님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장 고참 멤버는 조덕현 목사님(62회)이신데, 그 분은 미국에 살고 계셔서 참석치 못하셨고, 고령의 김수배 목사님 내외분(76회)은 언제나 앞장섰던 분이었는데, 내외분 모두가 건강이 여의치 못하신 듯했습니다. 이쾌재 목사님(77회)과 서재일 목사님(93회)은 아예 불참하시는 분들이어서 이번에도 뵐 수가 없었고, 김현배 목사님(94회)과 나홍균 목사님(97회)과 와병 중인 박동일 목사님(98회)이 불참하여 뵐 수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사모님들 가운데는 몇 분들이 건강상의 문제로 불참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런 중에도 이번에 특별히 반가웠던 분들은 전병금목사님, 이인숙 사모님 내외분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지난 태국에서의 우리의 한 달 살이 프로그램에 함께 하신 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 달 동안 모든 일정을 함께 소화하면서, 남다른 다양한 경험들을 공유하면서 삶의 새로운 활력을 충전 받고 경험도 나누면서 돌아왔습니다. 특히 건강이 많이 좋아졌음을 기뻐하셔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김종성목사 내외분도 그 때 막바지에 참여해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우리는 총17명의 증경총회장들과 사모님들이 자리를 함께하면서, 예배와 함께 맛있는 식사, 그리고 서로 살아온 삶의 여정들을 나누며 회포들을 풀었습니다. 설교는 관례에 따라, 현직 총회장인 김충섭 목사께서 은혜롭게 전해 주셨고, 총회 총무인 이재천 목사의 총회관련 현안보고도 경청하면서, 상호 관심사도 나누는 뜻있는 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밤중에 잠시 주변을 돌아보려고 산책을 하셨는데, 마침 그 거리가 환락가요 유흥가인 듯싶을 정도로 유혹들이 몰려와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서울 강남의 ‘번닝 썬’을 연상케 하였습니다. ‘옥의 티’였습니다. 

 

둘째 날(4.9/화)은 대절한 버스를 이용하여, 5.18 국립묘지(國立墓地)를 참배하는 것으로 역사적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광주노회 박상규 노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우리 교단의 증경총회장단은 묘지를 참배하면서, 지난 39년 전에 이 땅의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하여 불의의 군사정권과 맞서다가 참혹하게 순직한 모든 영령(英靈)들에게 깊이 머리 숙여 인사를 드렸습니다. 마침 국립묘지의 실무자들까지 나와서 우리 일행을 영접하는 바람에, 예전에 맞는 격식에 따른 참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묵념과 분향과 조가에 따른 참배예전이 격조 있게 진행되었습니다. 대표 분향은 우리 중 최고참(古參)이신 배야섭 목사님이 맡아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공식 참배 후, 우리는 그곳 묘지에 안장되어 있는 교단 측 주요인사들 몇 분을 찾아뵈었습니다. 고(告) 은명기 목사님(제60회 총회장), 서남동 목사님, 고아라 장로님, 명노근 장로님, 류동운 동문, 이성학 장로님 등이 교단 측 가족들이어서, 일일이 방문하고 인사했습니다. 참배 후, 우리는 그곳에 전시된 그 때에 기록관(전시관)을 찾아서, 그 때의 참상을 다시금 확인하였습니다. 사실 우리 총회는 지난 제81회 전국 총회를(1996년) 이곳 광주양림교회당에서 개최할 때, 전 총회원들이 거리 행진을 하면서, 이곳 망월동에서 시국추모기도회를 교단적으로 개최한 바 있었습니다. 그 때, 나는 젊은 총대로서 함께 참여한 바 있어 기억이 더 새로 왔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일은 이 분들이 흐리신 피 값으로, 이 정도라도 지금의 민주화된 나라가 이루어졌다고 보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점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그들의 핏 값을 기리 인정해야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가슴은 아팠습니다. 어느 덧 참사 39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진상규명이 전혀 안 되고 있는 상황이 너무도 속상했습니다. 피해자들은 엄청났고, 그들의 지하에서의 절규는 여전한데, 가해자들은 지금도 엉뚱한 소리만 해대고 있고, 자한당의 계속된 망언과 비협조로 진상 규명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이 정말 통탄(痛歎)스러웠습니다. 그들은 지금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디 우리 기장 증경총회장단의 호소가 하나님께 상달되어, 그리던 참된 새 세상이 열리기를 빕니다! 

 

점심은 광주노회가 성대하게 제공했습니다. 식사 후는 그곳 가까운 담양지역으로 들어가, 전국에서 멋있기로 소문난 메타세콰이어 길을 방문하였습니다. 그 길은 유명세를 타면서, 지금은 아예 차로를 옆으로 크게 내었고, 그 길은 그냥 도보 길로 만들어 방문자들에게 관광하고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하였습니다. 주변에는 송강(松江) 정철 선생의 유배지와 가사문학관 등의 전시관들이 있어서, 그들이 남긴 성산별곡이나 관동별곡 등의 숨결을 호흡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비가 점점 강하게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 바람에 주최 측에서 의욕을 가지고 추진한 주변의 광주호(湖)와 자연생태공원을 탐방하면서, 판문점의 도보다리를 모조품으로 만들어 기념하려던 ‘도보다리’체험 등은 취소할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너무도 아쉬워서 우리 부부는 비를 맞으면서, 그 근처를 조금이라도 돌아보려 애쓰기도 했습니다만, 어쩔 수 없어서 다음을 기약하고 발길을 돌리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담양지역은 목포와 함께 남도 문화의 보고(寶庫)처럼 여겨지는 곳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저녁 식사 후, 우리 일행은 폐회를 앞당겨 모임을 갖고, 성숙한 모임을 위해 여러 가지 의논들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교회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노회원과 함께 최선의 환영행사를 주관한 직전 총회장 윤세관 목사의 노고에 위로와 찬사를 보냈습니다. 우리 증경회장단의 회장인 김옥남 목사님과 총무인 유정성 목사님의 수고에도 감사를 했습니다. 우리 모임을 위해 오랫동안 수고한 총회직원인 최병조 목사님에게도 위로와 감사를 표했습니다. 정말 만나면 반갑고 흩어지면 그리운 모임이란 생각이 들면서, 우리는 내일을 위하여 마지막 밤에 들어갔습니다. 

 

셋째 날(4.10/수)은 아침 공동식사를 해장국으로 나누면서 시작하고, 주최 측에서 준비한 여비와 좋은 먹거리 선물 보따리를 받고 헤어지는 순서로서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의 건강과 생명을 강건히 지켜주시기를 바라며, 우리는 다음 일정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다음 일정은 지난 50년간 못 만난 체, 정말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한신 68학번 동기 목사인 우수명 목사를 그곳 광주에서 찾아보는 일이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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