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존경하는 최부옥 목사님,
감사합니다. 목사님!
체온이 담긴 편지를 읽고 울컥했습니다.
사도 바울의 말씀을 빌리자면,
하나님의 영으로 쓰셨고, 제 가슴에 쓰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목사님의 편지를 통해 미련한 저에게 물으셨습니다.
“너는 내가 베를린에 보낸 편지가 되고 있느냐?”
편지는 고사하고 한 줄 메모조차 되지 않는 저를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하셨던 것처럼 베를린 그릿시냇가에서 먹이셨습니다.
그릿 시냇가에서 까마귀 천사를 만난 후 엘리야의 여정을 새겨봅니다.
사르밧 과부, 아합, 바알예언자들, 이세벨,-
다시 목마름과 허기짐, 또 다른 가뭄 -
두 번째 그릿시냇가의 로뎀나무 천사, 그리고 호렙산의 하나님 ......
그렇게 멀리까지 내다 볼 실력은 되지 않습니다.
내 눈이 어두워서가 아니라 시대의 어둠 때문이라 변명해 봅니다.
거주지가 뚜렷함에도 이방인이어서 어쩔 수 없다며 의기소침해 합니다.
그래도, 아니 그래서 더욱, 사르밧 과부는 만나야지요.
그녀를 만나, 나의 한계가 하나님의 시작임을 그녀와 함께 보아야지요.
계산기를 내려놓았을 때 나의 헤아림을 넘어 공급해 주심을 그녀와 함께 체험해야지요.
그리고 하나님 안에서는 죽음조차 생명으로 이어지는 길임을 그녀와 함께 깨달아야지요.
사실 하나님은 그런 임마누엘의 기적을 이방 땅 그릿시내 10년 동안
수시로 경험하게 해주셨지만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속 깊은 곳까지 망각과 교만의 죄로 물들어 있습니다.
주님 다시 오시기를 기다리는 대림절,
주님께서 목사님의 경륜과 지혜를 통해 잠자는 저의 영혼을 깨우십니다.
임마누엘의 은총을 다시 새깁니다.
아침마다 새로운 주님의 사랑과 긍휼이
기어이 코로나의 어둠을 거두고 희망의 새벽을 여실 것임을 믿으며
보내주신 그릿에서 담대하게 살겠습니다.
사르밧에 이르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뚫고 임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가
목사님과 말씀목회연구원에
생명의 말씀에 굶주리고 목마른 인류공동체 가운데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모님과 양무리교회 교우님들께도 안부전합니다.
2020년 12월 2일
베를린에서
조성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