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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9) - " 은퇴가 열어 준 새로운 세계 "

관리자 2018-12-31 (월) 11:05 1년전 345  

존경하고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그리스도의 존귀하신 이름으로 문안(問安)합니다. 올 한 해 매우 험하고 다사다난(多事多難)했을 삶의 파고(波高)를 잘 이겨내신 여러분들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을 앞세워 일해오시면서 많은 열매를 거두어 주셨을 삼위일체 우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특히 한 해 동안 치열하게 설교 사역을 감당해 오신 여러분들에게, ‘힘내시라’며 뜨거운 응원을 보냅니다. 

 

미력(微力)하지만, 여러분과 함께 말씀목회연구원의 사역을 통하여 강단을 섬기는 일을 해왔던 저로서, 송구영신(送舊迎新)하면서 소회(所懷)를 담아 보고 겸 인사도 드리고 싶습니다. 

 

나에게 2018년은 은퇴(隱退)의 해였습니다. 전도사 세월까지 포함해서 46년간을 교회현장의 목회자로 몸담아 왔었는데, 그곳을 떠난 해였으니 어찌 감회가 남다르지 아니하였겠습니까? 두 번의 은퇴식 인사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봄 정기노회에서의 은퇴식입니다. 후배 목사들의 위로의 찬양을 들으면서, 자원 은퇴하게 된 박영주 목사와 은퇴무대를 함께 밟은 것입니다. 인사할 때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사전에 무척 스스로 다짐도 했었는데, 그게 지켜지지 않더라고요. 복받치는 감정을 추스르기가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입이 열리지 않아 곤혹스러움에 빠졌던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무어가 그리 말을 못하게 하였는지, 지금도 모릅니다만 아무튼 힘겹게 사전 준비된 인사말을 남기고 내려왔습니다. 다행이, 나의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해 주는 노회원들의 따뜻한 분위기가 감사했습니다. 나중에 누군가 ‘목사님이 그런 감정을 강하게 표현하시는 것을 처음 봤다.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보였다’라고 소감을 표하기도 하였습니다. 

 

확실한 것은 서울동노회 창립 이전부터, 노회원으로 노회발전과 성숙을 위해, 나름대로 여러 가지 다양한 직분들을 맡아서 씨름해 왔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그 누구와도 정치적 담을 쌓지 않고 모두 함께 섬길 성숙한 노회를 이루려고 씨름했었는데, 그 공로가 인정되어 전 노회원들의 성원을 받아, 교단 제100회 총회장까지 피선되어 섬길 수 있었으니까요! 우리 노회 최초의 첫 총회장이 나왔다며 기뻐했던 노회원들의 모습이 아직도 새롭습니다. 그러고 보면, 고맙고 정(情)도 많이 든 노회원들이어서, 그 송별식이 그토록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은퇴식은 4월 말에 섬기던 양무리교회에서 있었습니다. 1986년에 개척하여 만 32년간을 섬겨왔던 교회 현장을 물러났습니다. 다행이 젊고 성실한 후임자 오정석 목사를 제2대 담임목사로 취임하게 하면서 은퇴하게 되어, 마음이 한층 여유로웠습니다. 그는 여러모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건강한 목회를 할 사람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신실한 사모님과 두 딸들, 그리고 든든한 양 가족들이 배후에서 협력하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 장소에서는 비교적 편안하게 이임 인사 겸 추대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교회는 나의 목회를 평가하면서 나를 원로(元老)목사로 추대해 주었습니다. 고맙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후임 목사가 나의 세 본문 설교의 흐름을 온전히 이어가려고 헌신하는 일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에게도 전혀 새로운 작업이어서, 많이 힘들 터인데도-, 그는 내 사역의 전부를 제대로 계승하려고 무척 열심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이런 모습을 ‘제자화(弟子化) 된 후임자’란 평가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과연 적합한 평가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마침 오 목사님은 말씀목회연구원의 간사로도 역할하기에, 매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세 본문 설교 훈련을 성실하게 하고 있어서, 그는 머잖아 매우 훌륭한 세 본문 설교자로 교단과 한국교회를 섬기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그의 그런 헌신과 충성으로, 양무리교회는 지금 평안한 가운데 내 시절보다 더욱 든든히 서가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후임과의 불편한 관계로 마음이 상한 은퇴자들이 많은데-, 그런 점에서도 나는 큰 축복을 받은 목사입니다. 

 

나에게 2018년도는 말씀목회연구원의 원장(院長)의 사역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해였습니다. 연구원의 전신(前身)도 없고 아예 처음으로 한국교회 안에 새롭게 창설된 기관이어서, 그 어떤 연구원의 로드맵이 없이 무(無)에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기도가 많이 필요했고 새 틀을 짜서 성격과 구조를 형성하는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창립자이면서 초대 원장인 나의 책임은 막중했습니다. 감사하게도, 김진수 이사장을 비롯한 13명의 이사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 응원해 주어서, 첫 해를 잘 감당해 왔습니다. 

 

특히 본 연구원의 활동 체제는 인터넷 망(網)을 통한 세 본문 설교 개발과 보급을 시도하는 일과, 현장을 찾아가는 세미나 활동 등을 양(兩)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전용 인터넷도 즉시 마련하였는데, 그 주소는 www.wpci.kr 입니다. 본원은 한 해 동안 중단 없이 말씀 올리기와 원장의 그 주간의 세 본문들을 어떻게 보아야할 것인지를 연구한 내용을 원장 코너에 올리기를 지속해 왔습니다. 이를 위하여 전국의 목회자들이 매주 2-3명씩 필진이 되어 설교 올리기에 참여하면서 큰 기여를 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필진의 확충과 보다 양질의 설교자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일은 여전히 큰 과제입니다.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한 일은 저희 연구원의 이름으로 첫 연구물(硏究物)이 제작되어 전국에 배포한 일입니다. 그것은 원장 최부옥 목사가 <교회력에 따른 세 본문 설교의 이론과 실재>이란 책자를 지난 9월에 발간하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원장이 오랜 기간 동안 세 본문 설교를 해오고, 또 7절기에 따른 설교자료집 전집(6권)을 출간하면서, 걸러지고 얻어진 방법론적 접근들을 이론화시키면서, 세 본문 설교를 하고자 하는 동역자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적잖은 동역자들이 접근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 책은 그 무거운 짐을 가볍게 접근하는데, 큰 도움을 제공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 이야기를 좀 더 드리겠습니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은퇴하면서 목회는 물론 성서연구나 설교현장까지도 손을 뗍니다. 그 바람에 성서(聖書)의 세계-설교(說敎)의 세계-목회(牧會)의 세계에 다시 몸담고 관련하며 연구(硏究)까지 하는 일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엄청난 자원 손실이 아닌가 싶은 대목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내 경우는 그런 현장에 이전보다 더 깊숙이 개입하여 살아왔습니다. 지난 해 12월, 성서주일과 함께 설립된 말씀목회연구원의 업무가 나를 그런 자리로 그렇게까지 불러 세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렇다고 사역비나 연구비라도 받는 일도 아닌데-, 일거리는 오히려 계속 가중(加重)되고 있는 중입니다. 

 

현역 때보다 차이가 있다면, 주일에 여유가 있다는 것과 집회 참석이 비교적 자유로워졌다는 것과 교회와 교우들 일에 매인 일이 없어서 홀가분하다는 것뿐입니다. 그러기에, 토요일에는 남다른 홀가분함과 자유로운 기분 속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내 은퇴를 실감하게 하는 모습들입니다. 또한 아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가사를 도우며, 운동을 위해 매일 이곳 위례지역 일대를 걷는 일이 생활화되었고, 지역의 씨네마에 종종 나들이하면서 아내와 여가를 즐기는 일들이 은퇴가 준 커다란 선물들이며 여유입니다. 

 

그런데 현장을 떠난 후에 이 일을 하면서, 마음으로 진심으로 고백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교회 현장을 지키는 목자의 사역을 하는 현역 목회자들이 정말 무거운 멍에를 매고 평생을 사는 분들임을 절감(切感)한 일입니다. 그가 책임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 목회 자체가 그를 24시간 365일 전체를 교회와 교인 돌봄에 매여서 살고 있고, 또 그들의 일을 마치 자기의 일처럼 끌어안고 살고 있으며, 게다가 그것이 그토록 무거운 지도 모른 체, 평생을 감당해가고 있는 ‘목회(牧會)하는 일은-, 정말 수고하고 무거운 짐들을 매고 사는 하나님의 종(從)들의 전형(典型)이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마치 자식을 키우기 위하여, 자기들이 고생하는 지도 묻지 않고 사력(死力)을 다하고 사는 부모들의 모습과 오버랩(overlap)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바로 그런 곳에서 무려 50여년 가까이를 몸담아 살아왔다는 것도 하나의 기적(奇蹟)처럼 생각되었고, 그곳을 이렇게 무사히(?) 벗어나왔음이 큰 은혜요 축복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恩惠)였음이 분명했습니다. 그 바람에, 지금의 나는 현역 목회자들을 더욱 존경하는 마음을 품고 삽니다. 

 

다만, 내가 평생 몸담아왔던 교회 현장이 나의 현역 시절보다도 더 성숙하고 발전하지 아니하면 안 된다는 각성(覺醒)을 하고 떠나온 선배로서의 책임감과 소명감만은 꼭 감당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또한 내 총회장 퇴임 시, 퇴임사에서 공언했던 바, ‘제가 어떤 모습으로든 우리 총회와 교회 발전과 성숙에 도움 되는 일을 찾아서 헌신하며 살겠다’라는 약속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목적에 직접 연결된 사역이 바로 말씀목회연구원 원장의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늘의 나의 이런 사역을 위하여, 일찍부터 준비하게 하시고 훈련시켜 주신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일을 위하여, 성령께서는 나를 10수년 전부터 이 부분을 관심하게 하시고, 글을 쓰고 발표하게 하시면서, 대비시켜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뜻을 함께 한 동역자들도 계속 붙여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지금의 나는 결코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성령께서는 은퇴한 나를 들어서, 진짜 말씀을 연구하고 발표하며 전하면서, 후배 설교자들로 하여금 더욱 성숙한 목회자로 도약하게 하도록 계속 추동(推動)하고 계십니다. 그 바람에 지난 1년간의 생활은, 나에게 내 평생에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말씀과 설교에 깊이 들어가 보고 나누고 전하며 지내 온 해를 보냈습니다. 아마도 교회의 제반 일에 바쁜 현역(現役)이면 이렇게까지 시간을 내어 매달릴 수 없어 못할 일들이기에, 유휴(遊休) 노동력을 가진 나와 같은 은퇴한 목사를 앞장세우시는 하나님의 지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더욱 복종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그 어느 때보다도, 은퇴자들이 대량으로 배출되기 시작했는데, 그 좋은 인력들의 경험과 지혜의 자원들을 사장(死藏)시키지 아니하고, 어떻게 교회가 재활용하며 상생의 분위기 속에서 은퇴자들의 바람직한 역할과 기여할 방안과 방향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바람에 내 조그만 방, 연구실은 매일 아침 7시 전후로, 말씀과 설교와 목회연구를 위한 불을 켭니다. 정말 놀라운 일은 그 사역을 위하여, 성령께서 나에게 글을 쓰도록 예전에 없던 지혜와 명철(통찰)을 주신다는 점입니다. 그 바람에 나는 다음 주일에 선포될 세 본문 말씀들을 놓고, 하나님이 전하도록 지시하신 내용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어, 다듬고 제련(製鍊)하여. 설교자들에게 최상의 자료를 공급하려는 영광스러운 작업을 지난 1년 동안 계속해 왔습니다. 

 

다만 이전의 설교 작업과 큰 차이가 있다면, 이전 목회 때에는 설교준비가 교회 현장과 신도들의 영적 상황을 고려하면서 주어진 말씀을 디자인하였다면, 지금은 그런 현장의 이해관계와는 무관하게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 자체만을 순수하게 들여다보고, 그 속에 흐르고 있는 신령한 샘물을 길어보려고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기에, 순수 성서연구가 이루어지고, 설교와 목회의 본질에 더욱 깊이 접근하며, 예전에 미쳐 투명하게 보지 못하고 알아왔던 다양한 신학적 주제들을 다시 회상하고 발굴하여서, 설교 무대에 오르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작업들은 지역 세미나 모임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현재는 두 곳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계속합니다. 익산지역과 서울,경기 지역의 모임입니다. 군산 지역에서도 큰 모임을 갖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매 절기를 앞두고, 미리 세 본문 말씀들을 공부하면서, 서로의 시각과 마음들을 모읍니다. 아마도 내년에는 보다 새로운 영역으로 연구모임이 확대되리라 전망합니다. 본 연구원은 이런 세 본문 연구모임들이 전국 교회들로 확산(擴散)되기를 소원하며 일합니다. 

 

나에게 2018년도는 해외 생활 경험으로 많이 배웠던 해였습니다. 두 군데를 다녀왔는데, 첫 곳은 태국의 치앙라이였습니다. 지난 1-2월 사이의 1달간의 체류였지만, 피한(避寒)에 큰 도움이 되었고, 그곳의 한인 공동체와 원주민 선교진과의 만남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새해에도 두 번째 방문을 기회하고 있는데, 주님께서 또 어떤 깨우침을 주실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지난 늦가을에 있었던 지구촌의 남반구, 피지-뉴질랜드-호주의 방문이었습니다. 정말 새로운 도전과 깨우침이 많았습니다. 우리와 다른 가치관을 갖고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고 있는 세상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양무리교회 목사로서 생애를 보낸 자로서, 내가 양들의 생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내왔음에 대한 자책을 깊이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서는 나의 그곳 여행기(旅行記)가 연재되는 중입니다. 참고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간에 쫓기다보니, 왠지 말이 많아진 듯합니다. 양해를 바랍니다. 희망의 새해가 임박했습니다. 부디 금년에 시작된 남북의 평화를 위한 행진이 가속화되어 새해에는 우리 한반도 전체가 평화의 용광로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3.1절도 100주년 해인데, 우리 민족의 자주적 기상이 더욱 빛을 발하기를 기도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설교 강단이 보다 큰 역할을 수행하는 은총과 능력의 큰 해가 되기를 빕니다. 일마다 때마다 도우시는 평화의 주님이 설교자 여러분과 섬기시는 교회들에게 더욱 함께 하시기를 두 손 모아 빕니다. 사랑합니다!! 

 

                               (2018년 세밑에서)

 

                        말씀목회연구원 원장  최부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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