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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해] 강림후(6-1) - " 너는 이 큰 건물들을 보고 있느냐 " / 서재경 목사

관리자 2022-07-14 (목) 21:11 2년전 984  

본문) 암 5:18~24, 계 2:8~11, 막 13:1~13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큰 건물들을 보고 있느냐? 여기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마가복음 13장 2절)


“성스러운 교회를 거주지로 개조하면 천국 맛볼 수 있다!” 이거 무슨 말일까요? 유럽의 부동산 시장에서 교회를 판다며 내건 광고문구입니다. 교회 건물을 주거지로 개조해서 살면 하늘나라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 황당한 일이지요. 그런데 실제로 지금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오래된 교회들이 헐값에 팔리고 있습니다. 교인들이 줄어들어 건물을 유지할 수 없게 되어서, 한때 유럽을 상징했던 유명한 성전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게 팔려나간 교회들은 어떻게 될까요? 리모델링으로 주택이나 호텔이 되고, 서점이나 카페가 되고, 높은 천정이 제격인 서커스단 연습장이 되고, 심지어 고풍스러운 술집으로 바뀝니다. 체코 프라하에 있는 성 미카엘 성당은 800년이나 된 문화재랍니다. 그런데 이 성당은 스트립쇼를 하는 나이트클럽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쩌다가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요? 온 국민이 다 신자인 기독교 국가라는 나라들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도대체 교회는 언제, 무엇 때문에 무너지는 것일까요?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조금만 정신 차리고 직시해 보면, 성전의 몰락은 어제오늘의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주 오래된 일입니다. 다른 데 눈 돌릴 필요도 없이, 예루살렘 성전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두고 나누었던 이야기를 함께 읽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갈릴리로부터 예루살렘에 올라왔지요. 이 예루살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게 없으면 예루살렘이 시쳇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 되고 마는, 그 핵심이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예루살렘 성전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예루살렘의 확고한 중심이요, 세계의 배꼽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입성하셨을 때, 예루살렘에는 거대한 성전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우뚝 서 있었습니다. 요한복음을 보면, 그 성전을 46년 동안이나 계속 짓고 있었다고 하지요. 헤롯이 주전 20년에 착공한 성전이 아직 다 완성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성전의 위용은 대단했습니다. 로마를 흠모하는 헤롯은 예루살렘 성전을 그리스 로마의 신전들처럼 헬레니즘 양식으로 건축했습니다. 그 규모는 일찍이 솔로몬이 지었던 성전보다 배나 더 크고 화려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성전을 짓겠다는 것이 헤롯의 야심이었지요. 

갈릴리 시골에서 올라온 제자들이 그 성전을 보았을 때 어땠을까요? 제자들은 성전의 위용에 압도당하였습니다. 제자들이 보기에 예루살렘 성전은 그야말로 굉장하고 굉장한, 불가사의한 기적 그 자체였습니다. 제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예수님께 말했습니다. “선생님, 보십시오! 얼마나 굉장한 돌입니까! 얼마나 굉장한 건물입니까!” 그런데 이토록 감탄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이 큰 건물들을 보고 있느냐? 여기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 정말 산통을 확 깨뜨리는 말씀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온 나라가 그 오랜 세월 동안 예루살렘 성전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제 조금만 더 힘쓰면 성전을 봉헌할 수 있는데, 그 성전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못하고 무너진다는 이 말은 너무 심한 폭언이 아닙니까?


예수님께서는 그 큰 예루살렘 성전이 무참하게 무너질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을 보면, 그냥 무너질 것이라고 말씀하신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 성전을 허물어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무너질 것이다, 아니, 허물어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전은 언제 무엇 때문에 무너지는 것일까요? 제자들도 그 굉장한 성전이 무너질 것이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성전 동편 올리브 산에서 성전을 바라보고 계실 때,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과 안드레, 제자 4인방이 따로 예수님께 여쭈었습니다. “이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지는 일이 언제 일어나느냐, 무엇을 보고 성전이 무너지는 것을 알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전이 무너지는 징조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먼저 많은 사람이 예수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속인다는 것입니다.(6절) 무슨 말입니까? 거짓 예언자들이 나타나고, 사이비 교주들이 판을 치고, 음란하고 탐욕스러운 거짓 목사들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예수의 이름을 팔면서 마치 자신이 그리스도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사람들을 미혹하는 자들입니다. 그렇게 안에서 사이비들이 나타나는데, 바깥에서는 민족들이 서로 맞서 일어나고, 지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기근까지 들게 됩니다.(8절) 안팎으로 세상이 참 팍팍해지고 온통 흉흉해집니다. 이렇게 모두가 혼란하고 불안해질 때, 조심해야 합니다. 가짜 뉴스와 거짓 예언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엎친 데 덮친다고,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까지 닥쳐온다는 것입니다.(9절) 참 어렵고 혼란한 때입니다. 이렇게 어렵고 힘든 고난의 때,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흔들리지 말고 다만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며 인내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견디어내야 하는 ‘인내의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거짓 예언자가 나타나고, 세상이 혼란해지고, 많은 어려움과 고난이 닥쳐오는 때, 그때 성전은 무너지는 것일까요? 교회는 사이비 목사 때문에 망하고, 세상이 혼란해서 흔들리고, 박해를 받아서 몰락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교회는 가난이나 박해 때문에 무너지는 게 아닙니다. 예루살렘 성전 붕괴의 결정적인 징조, 예루살렘 성전의 진짜 위기는 바깥이 아니라 그 안에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받은 마가복음 본문 바로 뒤에 이어지는 말씀은 예루살렘 성전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무너지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교회가 언제 무너지는지, 그 결정적인 징조를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물건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 그때에는 유대에 있는 사람은 산으로 도망하여라.” 14절 말씀입니다. 성전의 중심에 황폐하게 하는 가증한 것이 서 있는 걸 보았을 때, 그때는 무조건 산으로 도망치라는 말씀입니다. 집에 있는 금붙이 따위 생각지 말고, 벗어놓은 겉옷도 챙기지 말고, 그냥 돌아보지도 말고 들입다 도망치라는 것입니다. 그때가 진짜 성전이 무너지는 때요, 모든 것이 무너지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성전의 지성소에 하나님이 아니라 우상이 설 때, 그때 성전은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집니다. 교회의 중심에 하나님이 아니라 맘몬이 서 있을 때, 그때 교회는 이미 무참하게 무너진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 한 가온에 예수가 아니라 돈이 똬리 틀고 있을 때, 그때 우리의 신앙은 무너집니다. 성전의 붕괴는 언제나 바깥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일어납니다. 


일찍이 아모스도 이스라엘의 몰락을 예언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돌이킬 수 없이 망할 것이라고 선포했습니다. 기껏 사나운 사자를 피하였는데 더 포악한 곰을 만난 것처럼, 모든 위험을 다 벗어나 안방에 들어가서 안심하고 벽을 짚었다가 독사에게 물리는 것처럼, 그렇게 망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왜 망하게 된 것일까요? 그들이 하나님을 모르는 자들이었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주님의 날이 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날을 사모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입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경배하는 백성입니다. 그들은 거룩한 절기를 하나하나 잘 지켰습니다. 때마다 꼬박꼬박 성대한 행사를 치렀습니다. 성회로 모이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바치는 번제며 곡식 제물이며 무엇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화목제로 살진 짐승을 정성스레 드렸습니다. 거문고에 맞추어 아름다운 시와 찬송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이 정도면 그들은 가히 하나님의 백성이라 할 만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행사가 역겹다 하십니다. 그들이 바치는 제물은 거들떠보지도 않겠다고 하십니다. 그들이 드리는 찬송도 시끄럽다고 집어치우라 하십니다. 왜, 무엇이 문제일까요?

“너희는, 다만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은 우리보다 백 배는 더 잘 아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스라엘이 망한 까닭은 제사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그들이 공의와 정의를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예배가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이 문제였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한목소리로 교회의 위기를 말합니다. 심지어 앞으로 백 년 안에 교회가 사라질 것이라고 장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로 교회의 위기는 더욱 가속화되었다고 말하지요. 그러나 언제나 교회의 위기는 환난과 궁핍에 있지 않았습니다. 교회가 가장 위태로웠을 때가 언제일까요? 기독교 박해 시기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그 자체가 고난이요 죽음이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박해로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서머나 교회는 환란을 당하고 궁핍했지만, 그러나 진정 부유했습니다. 서머나 교회는 생명의 면류관(계 2:10)을 약속받았기 때문입니다. 초대교회는 변변한 성전 하나 없이 카타콤을 떠돌았지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예수의 교회는 가난할 때 더욱 풍요로웠고, 박해를 견디면서 더욱 든든히 섰습니다.

생각해 보면, 위기는 언제나 성전을 크게 지었을 때였습니다. 솔로몬은 첫 예루살렘 성전을 정말 화려하고 웅장하게 7년 동안 지었습니다. 성전을 봉헌하면서 화목제를 드렸는데, 소 이만이천 마리와 양 십이만 마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성전을 짓자마자 솔로몬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에게서 돌아섰습니다. 솔로몬의 성전은 바빌론의 침략으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무너질 것이라고 말씀하신 성전은 헤롯이 지은 것입니다. 헤롯의 성전은 80년이 넘는 대공사로 기원후 63년에 완공되었는데, 봉헌한 지 7년 만에 로마의 침공으로, 그야말로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무너져 버렸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바라보는 예수님 마음은 얼마나 애가 타고 분통이 터졌을까요? 그런데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수님께서 눈여겨보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바로 가난한 과부가 드린 두 렙돈입니다. 거대한 돌과 건물에 얼빠졌던 제자들과는 달리, 예수님은 그것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말한다. 헌금함에 돈을 넣은 사람들 가운데 이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이 넣었다.”(막 12:41)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주님께서는 거대한 성전이 아니라 두 렙돈을 지켜보셨습니다. 가난한 괴부가 드린 두 렙돈이 가장 많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두 렙돈에 어디 맘몬의 그림자라도 끼어들 수 있겠습니까? 이 두 렙돈이 가장 크다 고백하는 교회에 어디 황폐하게 하는 가증한 물건이 얼씬거릴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굉장한 돌이 아닙니다. 굉장한 건물이 아닙니다. 우리가 아멘 해야 할 것은 세계 최대의 신전이 아니라 이 두 렙돈입니다. 그 날에, 맘몬의 황금으로 지은 신전은 무너지고 말겠지만, 그러나 두 렙돈으로 세운 교회는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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