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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절(2-2) - " 하나가 되게 하소서 " / 김진수 목사 > 주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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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해] 주현절(2-2) - " 하나가 되게 하소서 " / 김진수 목사

관리자 2020-01-18 (토) 10:33 4년전 1967  

본문) 슥14:5-11/ 고전12:12-31/ 요17:20-26


하나님은 한 분(Einheit)이 아니라 삼위 하나님이 하나가 되시는 분(Einigkeit)이십니다. 삼위 하나님은 셋이면서 한 분이시오, 하나이시면서 세분이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존재하시는 모습은 공동체적이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대로 창조 되었다는 것은 곧 ‘공동체적으로 존재’하시는 하나님을 닮았다는 것입니다. 한 신학자는 세 분이신 삼위 하나님이 한분으로 존재하시는 모습을 “하나님의 사회(God′s society)”라고 불렀습니다. 그렇게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셔서 “하나님의 사회”가운데 하나님과 함께 교제하는 존재로 세워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죄는 다름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의 단절 ’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의 단절은 이웃과의 단절, 모든 존재와의 관계의 단절이며 “하나님의 사회”로부터의 이탈입니다. 모든 불행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하나 됨”을 이루는 사역을 시작하셨습니다.


하나 되는 하나님나라(슥14:5-11)


이스라엘을 통해 하나님이 장차 이루시려고 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가 되는 나라였습니다. 남, 북 왕국이 하나가 되고 유대인과 이방이 하나가 되며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이 하나가 되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스가랴 선지자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는 이스라엘이 다만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오는 지리적, 정치적 복귀가 아니라 과거의 이스라엘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나라가 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나님이 스가랴에게 말씀하신 나라, 이스라엘을 바벨론 포로에서 해방하여 예루살렘에서 이루고자 한 나라는 어떤 나라입니까? 하나가 되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 나라는 장벽을 열어 새 길을 만들어 주시는 나라입니다.(3-5절) 포로시대 이전, 남 왕국 웃시야 왕 통치시절에 유다에서 일어난 지진(암1:1)은 역사서에는 기록되어있지 않으나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큰 사건인데 지진당시 예루살렘의 거민들이 지진을 피해 탈출하다 그때 감람산이 막혀 많은 사람들이 떼죽음을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을 지켜주고 방어해 주던 감람산이 오히려 지진을 피해 탈출하는 백성들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지진을 피하지 못하고 죽게 된 것입니다. 장차 하나님이 이루실 새 나라,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이 홍해를 가르듯 그 백성을 위기가운데서도 피할 길을 만들어 주시는 나라, 서로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나라입니다. 우리가 서로 하나 되지 못하면 서로가 상대방에게 장벽이 되어 서로 상처와 아픔을 주지만 하나가 되면 서로에게 길이 되어주고 문이 되어주고 피할 길이 되기 때문입니다. 


탈무드의 이야기 하나가 생각납니다. 큰 농장 주인이 먼 길을 떠나기 전 그 농장을 맡길 사람을 찾았습니다. 욕심 많은 주인은 자신의 농장을 지켜주면서도 자신의 소유는 손 댈 수 없는 두 사람을 고용했습니다. 한 사람은 시각장애인, 다른 한 사람은 걸을 수 없는 지체장애인입니다. 보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리 다리가 성해도 스스로 과일 하나 따먹을 수 없었고 걷지 못하는 사람은 보이기는 해도 접근할 수 없어서 못 먹었습니다. 인색한 주인이 절묘한 지혜를 짜낸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두 사람이 서로를 의지하고 돕기 시작했습니다. 다리가 성한 시각장애인이 다리는 못쓰지만 시력이 좋은 지체장애인을 등에 업자 환상의 조합이 되었습니다. 보지 못하는 사람의 등에 걷지 못하는 사람이 업히자 서로의 눈이 되어주고 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눈이 성한 사람은 앞을 보며 다 말해주고 다리가 성한 사람은 말해주는 데로 어디든지 걸어갑니다. 두 사람이 하나가 되니 농장에 있는 모든 과일을 다 먹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무엇하나 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이 하나가 되자 주인의 꾀를 능가했고 한 사람의 키를 능가하는 사람이 됩니다.


하나님이 이루시는 새 나라는 항상 빛나는 하나님의 광명의 빛으로 충만한 나라입니다.(6-7절) 지금은 빛과 어둠이 나누어져 있습니다. 한 쪽에 빛이 비치며 다른 한 쪽은 어둠입니다. 한 편이 광명이면 한 쪽은 그늘이 집니다. 한 편이 승리하면 다른 한 편은 패배합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잘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이 오시면 누구나 구원 얻습니다.(요3:16) 차별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광명은 그림자가 없는 광명이요 그늘이 없는 빛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나라는 생수가 예루살렘에서 솟아나서 절반은 동해로 절반은 서해로 흐르는 나라이며 여름에도 겨울에도 변함없이 흐르는 나라입니다.(8절) 물은 낮은 쪽으로만 흘러 많은 곳은 넘치고 없는 곳은 메마릅니다. 한 편은 홍수로 죽고 한 편은 가물어 죽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오시면 생수가 어디든지, 누구에게든지, 여름이든 겨울이든 언제든지 흐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은 항상 광명과 흑암, 풍성함과 메마름이 공존합니다. 하나를 가지면 다른 하나는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은 오직 나눔으로 서로 부요하게 되고 서로 섬김으로 존귀하게 되며 서로 사랑함으로 강하게 됩니다. 우리의 것을 흘려보내지 않으면 갈수록 서로 가난해지고 비천해지며 약해집니다. 또한 하나님이 이루시는 그 나라는 힘 있는 자, 권세 있는 자가 아니라 오직 공평과 평화의 왕이신 하나님만이 천하의 왕이 되시는 나라입니다.(9-11절) 힘 있는 자만, 돈 있는 자만, 권세 있는 자만 잘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하나님이 왕이 되시고 통치하시는 나라가 될 때 비로소 이 땅에는 참 평화의 나라, 하나가 되는 하나님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 되는 본을 보이신 예수님(요17:20-26)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라고 알려진 복음서 본문은 특별히 제자들과 함께 장차 제자들을 통해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 들어올 사람들까지 하나가 되기를 기도하시는 내용입니다.(20-21절) 하나님을 떠난 이 세상에는 참된 하나 됨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갈등과 대립과 분쟁과 싸움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무엇을 해도 이 분쟁이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 시대의 고민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없는 이 하나 됨이 오직 하나님께만 있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이 하나 되기 위해서는 하나 되게 하시는 하나님께 돌아와야 합니다. 하나님을 만나야 하나가 됩니다. 하나님의 법 가운데 살아야 하나가 됩니다.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여 새 사람이 되고 하나님의 성령으로 충만할 때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깊이 관심해야 할 일은 하나님과 예수그리스도의 하나 됨입니다. 어떻게 성부 하나님은 성자 예수님과 하나가 되셨습니까? 영이신 하나님과 몸을 입으신 예수께서 어떻게 일체를 이루신 것입니까? 아버지 하나님이 그의 아들 예수 안에, 예수가 아버지 안에 항상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이 계신 곳에는 항상 계셨습니다. 마리아에게 잉태하실 때, 세례 받으실 때, 그의 공생애 사역가운데 항상 함께 계셨습니다. 예수님은요? 예수님은 그 어느 때에도 하나님 없이 자의적으로 행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아니면 행하시지 않았고 아버지의 말씀이 아니면 임의로 행동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항상 “하나님이 정하신 때”를 따라 행하십니다. 언제나 아버지가 정하시고 명하시고 말씀하신 때였습니다. 예수님의 모든 삶은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고 성취되는 삶이었습니다. 예수님에게 하나님을 떠난 삶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은 하나이셨습니다. 오늘 복음서 본문이 말하는 것은 아버지 하나님과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 되심과 같이 그의 제자들과 그의 제자들을 통해 장차 주님의 품으로 들어올 사람들 모두가 하나가 되게 해 주시라는 기도입니다. 성삼위 하나님이 하나 되심처럼 그의 제자들도 하나가 되게 해주시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참 하나 됨은 삼위하나님께 있습니다.(21절) 세 분 하나님은 각각 다른 분이시지만 하나 됨으로서 존재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아들과 함께 계시고 모든 것을 그에게 위임하십니다. 아들 하나님은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벗어나 본 적이 없으십니다. 성령 하나님은 온전히 아버지 하나님만을 드러내고 나타내십니다. 세 분 하나님이 나눌 수 없는 한 분으로 존재하십니다. 창조사역, 구원의 사역,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삼위 하나님이 함께 이루시고 성취하십니다. 이 얼마나 놀랍고 아름다우며 영광스러운 하나 됨의 모습입니까? 이 지상에서는 볼 수 없는 참으로 영광스러운 모습이 아닙니까? 


성령으로 한 몸을 이루는 교회(고전12:12-31)


그런데 우리가 문제입니다. 하나님은 하나를 이루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신데 우리는 그렇게 안 됩니다. 하나님의 놀라우신 하나 되심과 연합하심과 일체되심이 영광스럽게 빛나는 것을 보는데도 우리는 그게 안 됩니다. 그래서 아예 포기합니다. 우리는 안 된다고 단정합니다. 이 지상에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절망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교회는 이 땅에 세워진 하나님의 나라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의 몸, 이 땅에 현재하는 그리스도이기 때문입니다.(본훼퍼) 교회는 성삼위 하나님의 하나 됨을 이 땅에서 실현하는 공동체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힘이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성삼위 하나님이 일체가 되심으로 하나 됨의 하나 됨의 본을 우리에게 보여주실 뿐 아니라 성령으로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고 친히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게 하심으로 이 지상에서 교회가 삼위 하나님처럼 하나 되는 공동체가 되도록 역사해 주십니다. 


조금 성급하지만 지난 주 우리 교회에서 일어난 한 가지 일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지난 목요일 밤, 주일학교 어린이를 위한 영어캠프를 위해 우리 교회에 캐나다 선교팀 17명이 3박 4일 일정으로 방문했습니다. 이 계획은 불과 한 달 전에 갑자기 이루어진 일입니다. 그래서 선교팀이 머물게 될 숙소나 식사가 오래 전부터 준비되지 못했습니다. 갑자기 17명의 외국손님들이 머물 숙소를 제공할 가정들, 식사 대접할 손길들이 필요했습니다. 이일을 처음 추진하게 된 분들의 염려가 많았을 것입니다. 어쩔 수 없이 교회 가까운 곳, 가능한 여러 사람이 함께 묵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았고 이 조건에 부합한 집은 딱 한 곳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집사님 가정에 11명의 선교팀원을 3일 동안 머물 수 있도록 부탁했습니다. 갑자기 11명의 외국인손님을 영접해서 숙소를 제공하고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일 아무나 못합니다. 대답은 했지만 보통 큰 일이 아닙니다. 근심걱정이 태산같이 몰려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입니다. 갑자기 1년 전쯤에 꾸었던 꿈 생각이 났습니다. 난데없이 큰 가마솥 꿈을 꾸었는데 10명이 넘는 사람에게 밥을 해주기 위한 가마솥 꿈 생각이 난 것입니다. 그 생각이 나자 갑자기 이 일은 하나님이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하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갑자기 힘이 나고 감사가 넘쳤습니다. 그래서 여러 분들이 이일에 협력하셔서 큰 축제가 되고 이 지역의 많은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또 다른 선교팀원을 홈스테이 해주신 성도님들, 70여명의 식사를 매일 담당해 주신 성도님들, 섬김이로 도우신 많은 손길들, 수 없는 큰일들을 일사천리(?)로 담당해주신 모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교회가 세상에서 빛이 될 수 있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힘과 능력”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에널려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능력, 사랑과 섬김의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능력은 하나님이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주십니다. 교회가 이 세상에 보여줄 것은 사랑과 용서, 그리고 화평으로 하나 되는 공동체를 이루는 일입니다. 갈가리 찢겨진 이 조각난 세상에서 모든 이해관계와 형편을 초월해서 하나가 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일 때 이 어둠을 비치는 등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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