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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해] 창조절(2-2) - "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물건이 " / 교회연합주일 / 서재경 목사

관리자 2025-09-13 (토) 12:14 3시간전 4  

본문) 창세기 11장 1-9절, 마가복음 13장 14-27절, 고린도후서 4장 1-6절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물건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 (읽는 사람은 깨달아라) 그 때에는 유대에 있는 사람은 산으로 도망하여라.(마가복음 13장 14절)

우리는 예수로 말미암아 우리 자신을 여러분의 종으로 내세웁니다.(고린도후서 4장 5절)


우상숭배

지난 12월 3일 계엄 사태 이후 탄핵을 거쳐 다시 새 정부를 세우기까지, 우리는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며 지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볼수록, 들여다보면 볼수록, 윤석열 내란은 참 괴이합니다.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 내란을 일으킨 것일까요? 끝 모르는 비리와 범죄를 덮으려 했던 것 같기도 하고, 거대 야당을 제거하려 했던 것 같기도 하고, 무슨 황당무계한 영구집권을 꿈꾸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면, 무슨 느닷없는 계시를 받았던 것일까요? 왜 이런 참담하고 괴상한 일이 벌어졌는지, 분명하게 밝혀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한 가지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이 윤석열-김건희 내란은 다분히 ‘종교적인 사건’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따져보면 윤석열 정권은 처음부터 괴이한 종교적 교잡으로 탄생했습니다. 그 손바닥에 ‘王’ 자를 쓰고 나타났을 때부터, 그때부터 알아보았어야 했지요. 그의 말과 행동에는 무슨 도사에 법사에 술사에 선생에 무당까지, 온갖 似而非 종교의 그림자가 스멀스멀 어른거렸습니다. 심지어 내로라하는 목사들까지, 이 괴이하고 사악한 혼합종교에 다투어 끼어들었지요. 

무엇일까요? 왜 윤석열 김건희 권력을 두고 온갖 잡신들이, 심지어 일본 천왕의 아마테라스까지, 썩은 고기 냄새에 몰려드는 파리 떼처럼 몰려들었던 걸까요? 이 괴이하고 천박한 종교 연합의 본질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우상숭배’입니다. 그렇습니다. ‘우상숭배’는 저 이방의 다른 종교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우상숭배는 예루살렘 성전에도 있었고, 그리고 오늘 우리의 예루살렘 성전에도 있습니다. 사실 가장 사악한 우상숭배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자행되었고(에스겔), 그리고 지금도 예루살렘 성전은 하나님의 성전이 아니라 이교의 성전입니다.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안에 있는 우상숭배를 퍼뜩 깨어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새삼스럽게 정색을 하고 自問해 봅니다. 도대체 우상숭배는 무엇일까요?


우상숭배의 본질

오늘 우리는 창세기에서 바벨탑 이야기를 함께 읽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바벨탑 이야기의 바탕에는 이스라엘이 경험했던 바빌론의 종교가 있지요. 바벨탑은 무엇보다 우상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잘 보여줍니다. 바벨탑은 아주 거대한 신전입니다. 바빌론의 신들의 집이지요. 지금도 남아 있는 바빌론의 지구라트의 흔적을 보면, 그 탑들이 얼마나 거대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정말 불가사의라 할 만큼 높고 큰 건물입니다. 그런데 궁금합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큰 건축물을 지었을까요? 사람들은 왜 예나 지금이나 세계 최대의 성전을 지으려고 하는 것이겠습니까? 그 표면적인 이유, 그 명분은, 신들을 위해 그렇게 지으려는 것입니다. 신들은 위대하니까, 크고 높으니까, 그러니까 마땅히 걸맞게 크고 높은 성전을 지어야 한다, 그런 얘기지요. 그런데 그게 다일까요? 아닙니다. 오늘 창세기 본문은 인간이 거대 성전을 지으려는 그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이렇게 폭로합니다.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4절)

우리의 이름을 날리자! 바로 그것입니다. 인간이 성전을 하늘 높이, 하늘에 닿기까지 쌓으려는 것은, 그것은 ‘신’이 아니라 ‘인간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 말입니다. 이것이 인간이 처음으로 하늘에 닿는 신전을 건축하려 했던 까닭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상숭배의 정체입니다.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첫 사람 아담이 범한 첫 죄악/원죄도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뱀은 선악과를 먹으면 “하나님처럼” 된다고, 인간의 교만한 욕망을 부추겼습니다. 선악과를 먹으면, 하나님처럼 되는 게 아니라 한낱 뱀의 아바타가 되고 마는 것인데도, 첫 사람은 기어이 ‘뱀이 시키는 대로’ 선악과를 따서 먹고 말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윤석열은 하늘 높이 자기 이름을 날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습니까? 손에 王 자를 쓰라는 대로, 그대로 썼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낙서하면 대통령 된다고 믿는 사람, 그걸 쓰란다고 진짜 쓰는 사람, 이게 제정신일까요? 아니지요. 정신 나간 사람이지요. 그는 그렇게 이미 정신이 나갔습니다. 그는 살아 있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정말 너무 끔찍해서 차마 입에 담기도 참담한, 그런 잔혹한 제사(?)에 자기 이름을 걸었지요.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고, 뱀이 시키는 대로 그냥 다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왕처럼 되고 싶어서, 왕으로 군림하고 싶어서! 그런데 그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온갖 잡귀들이 조종하는 처참한 좀비가 되고 만 것입니다. 우상 숭배자가 된 것입니다. 

하나님처럼 된다고 꼬드기는 뱀의 유혹을 조심해야 합니다. 너의 이름을 하늘 높이 날리자는 우상의 미혹을 조심해야 합니다. 우상 숭배자는 이미, 그 우상의 노예이며, 영혼을 빼앗긴 좀비에 불과할 뿐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당신의 이름을 감추시는 하나님이시며, 우리 예수님은 하늘을 버리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낮아지신 분이십니다.


최악의 우상숭배

오늘 우리는 마가복음에서 ‘심판의 날’에 대한 말씀을 함께 읽었습니다. 이 말씀은 무엇보다 우상숭배 중에서도 가장 참람한 우상숭배가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본문 14절에 보면,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에는 그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너무도 참담하고 끔찍해서 이스라엘 백성의 뇌리에 치 떨리는 치욕으로 각인된 사건이 있지요. 주전 167년에 그리스의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가 예루살렘을 침공했습니다. 안티오코스는 자기 자신이 곧 신이라고 주장했지요. ‘에피파네스’라는 말이 신이 현현했다는 뜻입니다. 이 안티오코스는 예루살렘에 쳐들어와 성전까지 침탈했습니다. 이방인이 성전에 발을 들인 것입니다. 그 정도에 그치지 않았지요. 그는 예루살렘 성전 제단에다가 돼지를 잡아 제물로 올렸습니다. 가장 부정한 역겨운 돼지를,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성전 제단에 올린 것입니다. 그것은 그리스의 최고신 제우스를 위해 바치는 제물이었습니다. 정말 완전한 모독의 끝판왕이지요. 바로 이 희대의 사건이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것(돼지)이 서지 못할 곳(성전 제단)에 선 것’입니다. 

가장 부정한 것이 가장 거룩한 곳에 섰습니다. 우상숭배의 챔피언, 최고봉이 있다면, 정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정하고 사악한 우상숭배가 있다면, 바로 이 사건입니다. 이집트 파라오의 ‘萬神殿’에서야 메뚜기를 섬기든 개구리를 섬기든 무슨 문제겠습니까? 그리스-로마의 판테온에서 제우스를 섬기든 아이리스를 섬기든 누가 말리겠습니까? 일본 신사에서 아마테라스를 섬기든 천왕을 섬기든 뭐 어쩌겠습니까? 그러나, 그러나 예루살렘 성전에서 우상을 섬긴다면, 교회 안에서 온갖 잡신을 섬긴다면, 이건 아니지요. 하나님의 面前에서, 하나님의 얼굴 위에, 더럽고 가증스러운 우상을 둔다면, 이것이야말로 최악의 우상숭배가 아닙니까?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때에는 유대에 있는 사람들은 산으로 도망하여라.”(14절) 예수님께서는 그때는 산으로 도망치라 하셨습니다. 그런 우상숭배는 도무지 용납하지 말라, 거기에는 그 어떤 타협도 하지 말라, 그 말씀입니다. 그 곁에서 우물쭈물하다가 하늘 벼락 맞지 말고, 산으로 도망치라는 것입니다. 다 버리고 그냥, 머뭇거리지 말고 당장, 산으로 도망하라! 철저한 절연입니다. 단호한 단절입니다. 그런 우상숭배가 있는 곳은, 그곳이 성전이라 할지라도, 단호하게 거들떠볼 것이 떠나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많이 나갑니다. 예전에는 주로 미국이나 유럽의 잘 사는 나라로 여행을 갔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도 많이들 가지요. 그런데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 가서, 한국에서 왔고 교회 다닌다고 하면 흔히 받는 질문이 있답니다. 혹시 신천지나 통일교에 다니느냐는 것입니다. 그곳에서는 흔히 기독교라고 하면 그런 사이비 이단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통일교가 한국 기독교의 중심이라고 아는 사람들도 많답니다. 얼마나 물량 공세를 퍼부어서 교세를 확장했으면 그렇게 되었을까요?

그런데 답답한 것은, 밖에서 보면, 교회나 신천지나 통일교나 구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밖에서 보기에만 그럴까요? 수원의 남문 시장에 가면 꽤 멀쩡하니 큰 교회가 하나 있습니다. 주변의 주택들을 야금야금 사들여서 주차장도 널찍하고 편하지요. 누가 봐도 그냥 교회입니다. 그런데 그게 정명석의 교회입니다. 교주가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흉악한 범죄자로 감옥에 들어가 있어도, 그 교회(?)는 번창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상숭배는 한국 교회 안에 깊이 뒤섞여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단들만 잘 골라내고 구별하면, 그러면 될까요? 그렇게 하면 좀 나아지겠습니까? 아닙니다. 정말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는, 이미 많은 교회 안에 우상숭배가 들어앉아 있다는 것입니다. 전광훈이나 손현보의 극우 교회들은 또 어떻게 교회라 할 수 있겠습니까? 정말 아픈 문제는 우리 안에 있는 우상숭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상숭배가 우리 안에 창궐하는 것은, 그리 낯설고 생경한 풍경이 아닙니다. 마가복음 본문은, 그 날에는 거짓 그리스도 들과 거짓 예언자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사이비들이 놀라운 표징과 기적을 행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통일교가 윤석열 정권과 결탁해서 뇌물도 주고 이권을 챙기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통일교는 원래 문선명이 교주였지요. 문선명이 예수님보다 더 진짜 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그 신이 죽었지요. 그랬더니 이번에는 그 부인이 더 큰 진짜 신이랍니다. 한학자는 자신을 가리켜 獨生女라고 말합니다. 자기 때문에 나라가 평안하고 우주가 저를 중심으로 돈답니다. 참 허무맹랑하지요. 이건 미친 거 아닙니까? 그런데 세상에 白晝 대낮에 자기가 듣보잡의 독생녀라는데, 이걸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렇다 치지요. 원래 태생이 우상숭배에 찌든 자들이니까요. 그런데 이런 사이비 이단과 야합하는 목사들은 또 뭘까요? 범죄자 소환을, 그걸 종교탄압이라고, 기독교 박해라며 억지 부리는 미국의 극우 기독교는 또 어떤 기독교일까요? 자신이 독생녀라고 주장하는 자는 기독교인이 아닙니다. 사악한 바빌론의 淫女요, 사악한 우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날에 환난이 지나면, 하늘의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빛을 내지 않고 별들이 떨어질 것이라 하셨습니다. 스스로 하늘의 세력인 줄 알던 교만한 권력자들이 몰락한다는 말입니다. 스스로 하늘의 신이라 주장하던 자들, 교만하게도 하나님처럼 되려 했던 권력자들은 근본부터 흔들리며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때가 되면 우상 권력은 탄핵당하고 몰락합니다. 그렇게 교만한 하늘의 세력들이 무너지면, ‘사람의 아들’이, 人子가 권능과 영광에 싸여 구름을 타고 오셔서, 흩어졌던 사람들을 다시 모으실 것입니다. 


자신을 종으로 내세우는 사람들

오늘 우리는 창세기의 바벨탑 이야기와 마가복음의 마지막 날에 관한 말씀을 통해 ‘우상숭배’가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우상숭배의 본질은 하나님처럼 되려는 교만한 탐욕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아니라 자기 이름을 날리려는 헛된 욕망이지요. 사실 사이비 이단에는 한 가지 분명한 특징이 있는데, 자신들이 하나님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참 어이없고 황당한 주장이지요. 그런데 왜 어째서 그 많은 사람이 그 황당한 데 빠져서, 가진 거 다 빼앗기고 몸까지 다 유린당하고도, 도무지 빠져나오지 못하는 걸까요? 정말 이상하지요? 그러나 이상할 게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모두 자기도 그렇게 교주처럼 군림할 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있습니다. 참으로 황망하고 허망한 욕망이지요. 그런 욕망을 품고 있으니까, 그렇게 군림하고 지배하는 교주가 흠모하고 따라야 할 절대자로 보이는 것입니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한결같은 꿈이 있답니다. 진짜 신천지가 이루어지면 그땐 자기들도 이만희처럼 프랑스 파리를 지배하게 된다는 황망한 꿈입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정말 심각하고 사악한 우상숭배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교회 안에 있는 우상숭배입니다.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 안에서 자기가 하나님처럼 행세하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회를 통해 자기 이름을 날리려는, 교만하고 비겁한 욕망이 문제지요. 교회는 군림하고 지배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만약 목사가 제왕처럼 군림하는 곳이라면, 그곳은 이미 교회가 아닙니다. 장로가 무슨 주주 이사처럼 행세하려는 곳도 교회가 아닙니다. 교회의 모든 직분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 교인들에게 모든 직분은 하나님의 자비를 힘입어서 맡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직분이 마치 자신의 능력과 위세인 양 착각한다면, 그것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예수를 전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할까요? 교회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 곳일까요?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예수로 말미암아 우리 자신을 여러분의 종으로 내세웁니다.”(고후 4:5) 교회는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셨듯이, 예수님을 따라서, 자신을 종으로 내세우는 사람들의 공동체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의 교회가 자기 이름을 날리려는 우상 숭배자들의 난장판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라 자신을 종으로 내세우는 사람들의 모임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황폐하게 하는 가증스러운 것이 우리의 교회 안에 서지 못하도록, 성령께서 우리를 항상 감싸주시고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서재경 / 한민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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