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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여행기(3) - 역사의 흔적을 찾아서

관리자 2019-05-03 (금) 23:28 4년전 1077  

4일째(4.11/목)는 제주행 오전 9시30분 발 블루나래 호에 우리 몸과 차를 태우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일기는 흐렸지만, 바다는 잔잔해서 약 1시간 30분 정도의 제주항까지의 항해를 편안히 즐겼습니다. 제주와 완도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이 길이 나에게 낯설지 아니하였던 까닭은, 내가 지난 제97회기 총회 부총회장후보로 전국의 선거운동 차원에서, 제주노회의 여러 총대들을 만나기 위하여 차를 몰고 바로 이 코스로 제주의 서귀포까지 찾았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추억이 있는 여행 코스였습니다. 

 

11시쯤에 도착한 우리는, 오늘의 정착지인 서귀포 ‘라파(병 치유)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필요한 시간을 소비하게 위하여, 서귀포의 몇 군데를 먼저 방문하고자 먼저 서귀포 쪽으로 향했습니다. 우선 점심식사를 위하여 우리는 일주도로 변에 있는 어느 식당을 찾았습니다. 장소나 환경도 괜찮았는데, 그곳엔 우리 부부만 고객이었습니다. 제주 명물인 흑돼지 식사로 맛있게 먹긴 하였으나, 아무도 오지 않는 식당 빈자리가 자꾸만 마음에 걸렸습니다. 중국 고객들이 끊어지면서 제주는 요즘 경제난을 겪고 있다는 말에, ‘나아질 것’이라며 격려하고 나왔습니다. 

 

정방폭포도 잠시 들렸습니다. 흐린 날씨에도 관광객들도 제법 있었고, 폭포수도 활기차게 쏟아져 내렸습니다. 게다가 정방폭포는 동양에서 유일하게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해안 폭포여서 더욱 웅장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본 23m 높이의 그 폭포는 예전의 감정일 수 없었던 것이 차이라면 큰 차이였습니다. 이유는 바로 이곳이 지난 70년 전 4.3사건 때, 무려 467명의 성산지역 주민들을 집단 학살하면서 그곳 폭포에 부상자나 시신들을 집단적으로 떨어뜨려서 익사시킨 곳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살해의 흉기로 삼았던 그때의 살해자들이 너무도 미웠습니다. 이번 방문에서 4.3의 첫 흔적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그 후 우리는 서둘러 용머리 해안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5시 전후로는 라파의 집에 도착해야 했기에 시간이 촉박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526호로도 알려진 서귀포 안덕면의 용머리 해안은 일기가 나쁘거나, 입장할 마감 시간도 오후 4시였기 때문입니다. 마침 날씨나 여건이 좋아서, 입장이 가능함을 미리 확인하고서 우리는 약 1시간 넘게 달려서 그곳을 찾았습니다. 입장할 조건이 까다로운 것은 그 자체의 매력이 크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때도 맞아야 하고, 파도도 잠잠해야 가능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찾고서야 귀중한 곳임을 인정했습니다.

 

그곳에 가보니 방문객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들은 마치 선택 받은 자들처럼 표정이 들떠 있었고, 그곳의 해안 주변이 주는 안팎에 펼쳐지는 매력이 만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주변으로는 산방산과 사계 해안과 송악산이 이웃을 해주고 있었고, 지역으로는 네델란드 사람 하멜의 상선 표류지역으로도 알려진 곳이었다(1653년 효종4년때). 그래서 해안가에 가면 곧장 하멜전시관을 배로 만나볼 수 있었고, 40여분의 섬 돌기 후에는 산중턱의 하멜기념비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해안의 대부분은 현무암질 응회암으로 이루어져서, 기암기벽의 자태를 뽐내고 있기에, 도저히 그냥 빠르게 지나칠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진시황제의 전설까지 얽힌 곳이고요! 

 

우리는 서둘러 오늘의 숙소가 될 라파(치유)의 집에 왔습니다. 그곳은 이번에 두 번째 찾고 또 체류기간도 만 하루도 못되는 짧게 머물 곳이지만, 그래도 그곳은 우리를 매우 따뜻하게 영접해 주었습니다. 숙소도 지난 번 보다 훨씬 정리된 곳이었습니다. 정원도 매우 잘 꾸며 있었고, 위치도 매우 쾌적하고 배후에 한라산을 두고 있어서, 제주도에서도 가장 휴양하기도 좋은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곳입니다. 새로운 숙박시설들도 눈에 띨 정도였습니다. 

 

라파의 집은 하나님이 치료하시는 집이라는 취지를 담고, 서울 사랑의 장기기증본부에서 그곳에다 만성신부전환자들을 위한 요양과 투석 치료를 위하여 건립했는데, 희망자에게는 무료로 혜택을 주는 곳이어서 전국에서 환우들이 줄을 잇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는 몇 년 전에 교회에서 장기기증운동에 참여하기로 약정하면서, 그곳과 인연을 맺기도 했습니다. 저녁식사 후, 다시 찾은 주변의 서귀포감귤박물관이나 주변 환경은 그렇게 아름답고 포근할 수 없었습니다. 

 

다섯째 날(4.12/금)은 조식하고 주변 산책 후에 일찍 라파의 집을 떠났습니다. 입구 길가에는 환우 가족들이 그곳 한라산에서 따온 많은 고사리들을 길 가에 말리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라산에는 품질이 좋은 고사리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아내도 무척 관심을 표명했지만, 오늘의 일정을 위해서 우리는 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원앙 폭포와 치유의 숲을 점심 이전까지 찾아본 후, 오후에는 제주 서부의 한림읍에 위치한 일상콘도미니엄에 예약된 입주를 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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