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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강림주일 - 세 본문을 어떻게 보아야할까

관리자 2023-05-23 (화) 23:39 1년전 893  

본문) 행 2:1~21, 요 7:37-44, 겔 36:22-28 


성령강림 절기가 열렸다. 예수께서 생전에 제자들에게 그토록 집중해서 그의 강림을 예고하신 그 보혜사가 드디어 오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구약의 요엘 선지자를 비롯해서 이사야 선지자까지도 오실 분으로 예고하신 그 성령이 예고대로 오셨다(사32:15이하). 이 보혜사의 강림은 떠나신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이별의 슬픔과 아픔까지도 완전히 잊게 만들고, 오히려 새로운 기쁨과 놀라움의 환희에 사로잡히게 제자들과 환경들을 급변하게 하였다(요16:16이하 참조). 


엄밀히 말하면, 보혜사 성령의 강림은 제2의 그리스도의 성탄이라고도 볼 수 있는 대사건이다. 이전의 하나님은 아기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셨었는데, 이번에 하나님은 완전히 영으로 그를 기도하며 기다리던 120여명의 예수 공동체란 집단에게 공개적으로 임하여 오신 것이다. 그것도 동시다발적이며 초자연적으로 그를 모두가 함께 영접할 수 있도록 오셨다. 오시되 아기 예수처럼 권력자 헤롯의 공격을 피하고자 해외로 도피하듯 하시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에 거침이 없었고 담대하여, 자신의 정체를 온 세상이 놀라도록 과감히 드러내게 하셨다.    


당신의 오신 목적도 아주 분명히 하셨다. 하나님의 아들이자 부활하신 예수를 온 세상에 구세주(救世主)로 알리고 선포하는 일이었다. 그가 공생애 동안에 세상에서 메시야로서 보여주신 모든 행위와 가르침이, 이제는 온 세상 만민에게까지 전파되어서, 온 세상이 바로 그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고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룩하게 하려는 일이었다. 그 사역의 대임(大任)은 예수님의 제자들과 오늘 세상에 오신 이 성령을 받게 된 사람들이었다. 


이 거룩한 생명살림의 목적을 위하여 성령은 사도들을 예수의 증인들로 앞세우셔서, 교회 공동체를 이루게 하셨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와 목회의 전선을 땅 끝까지 확대시키면서, 온 세계 만민과 세상을 예수의 이름 아래 모여서 경배 드리게 하였다. 이 일을 통하여 세상의 힘과 폭력의 질서를 사랑과 평화와 섬김의 질서로 변화시키고 대체시키는 일까지도 주도하였다. 곧 예수와 성령이 들어간 곳은 그 어디나 거듭났고, 새 사람과 새 질서의 꽃과 열매가 맺혀졌다. 


오늘 강림주일의 세 본문 말씀은 그 날 보혜사 성령께서 강림하신 현장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해준다. 그 중에는 특히 첫 번으로 대면할 핵심 대상을 유대인 해외파들인 디아스포라들을 선택하신다. 왜 하필 본토 히브리인이 아닌 해외파 교포들을 성령께서 그렇게 선택하신 것일까? 그 이유는 구약의 오늘 본문이 잘 밝혀준다. 아울러 오신 보혜사 성령은 대체 누구신지에 대하여서는 복음서가 맡아서 그 정체를 상세히 밝혀 준다. 


결국 성령이 오신 목적은 세상 만민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데에 있음을 분명히 하셨다(21절). 이 분명한 이유 때문에, 인류는 지난 2000년이란 오랜 세월을 보내면서도, 여전히 예수와 그의 이름이 우리 세상을 구원할 유일한 대상임을 믿고 살아오고 있다. 바로 그 안에 오늘 우리들도 속해 있다. 우리에게 요청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성령을 확실히 받은 일이며, 그 성령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이다.  


이 점에서 우리가 처음부터 확실히 가슴에 담아 둘 말씀이 있다. 사도 바울이 단호하게 선언한 말씀이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다’(롬8:9하).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은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14절). 이제 본문을 살펴보자.  


1. 서신서 / 행 2:1-21 / “ 말세에 내가 내 영을 모든 육체에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을, 젊은이들은 환상을, 늙은이들은 꿈을 꾸며, 남여 종들은 예언할 것이다 ”


하나님께서 당신의 성령을 이 세상에 보내심은 당신이 이 세상 만민을 얼마나 뜨겁게 사랑하고 계시는 지를 가장 생생히 보여주신 사건이었다(요3:16참조). 거룩하신 하나님이 당신의 영을 속되고 더러운 죄인들에게 부어주신 일이었고, 영원하신 분이 찰나적인 존재 속에 당신의 영원한 생명을 불어넣어 주신 일이었기 때문이다. 실로 천한 인간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충격적 사랑과 영적 접촉이 이루어진 은총의 사건이었다. 


그러니 이 어찌 당연히 충격, 놀라움, 쇼크에 빠져 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런 새로운 차원을 접하게 된 자들의 삶에도, 어찌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 이런 압도적 충격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은, 그만큼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접촉만이, 그 동안의 조상 때부터 전승되어 온 낡은 옛 사람의 울안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든 오순절의 그 날 그 시간은 하늘의 신령한 기운에 덥혀진 무리들이 이 지구촌에 등장한 날이었다.


1) 그 날은 주께서 하늘에 오르신 지 열흘이 지나서 맞이한 오순절(pentecost)로서, 유대인에게는 삼대 명절 중에 가운데 절기인 칠칠절이기도 했고, 유월절 7주간이 지난 다음에 지켰다. 그러기에 이 날은 전 유대인들이 명절 축제를 지키기 위하여 예루살렘 성전에 집결 중이었다.  


2) 그 날 그 때에도 그들은 기도회로 모였다(1절). 그 때 성령이 그들 가운데 충만히 임하셨다. 하늘로 부터의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동반되면서 온 집안에까지 울렸다. 불같은 것이 혀처럼 갈라지면서 성령이 그들 각 사람 위에 하나씩 임하였는데, 놀랍게도 그들이 성령의 말하게 하심을 따라서, 각 나라 언어(言語)들을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2-4절 참조). 자신들은 물론 세상도 이 낯설고 엄청난 사건에 요동치기 시작했다.  


3) 그들의 소리에 가장 강렬한 반응을 보인 무리들은 해외파 유대인 디아스포라였다. 바로 그들이 자기들이 태어나 자라온 제2 모국인 그 나라의 언어로 자기들에게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어느 특정 국가만이 아니라, 세계 약 15개국에서 온 이들이 소속된 나라의 언어들을 다양하게 구사하며 그들에게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 말의 내용도 중요했다. ‘바로 하나님이 행하실 큰 일’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5-12절). 그들을 찾는 음성이었다!  


4) 그들은 모두 소동하며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 어찌 된 일이냐’가 그들 입에서 계속 터져 나왔다(5-8, 12절). 그 때의 충격은 그들의 지금까지의 축적된 삶의 역량을 총동원해도, 도저히 답을 찾아낼 수 없는 차원의 것이었다. 게다가 그들이 알기에, 그런 놀라운 말들을 하는 자들은 훌륭한 지식인들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자기 유대 사회에서 가장 무식하고 가난하며 천한 무리들이 사는 곳으로 간주된 갈릴리 사람들이었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5) 그 디아스포라들은 어디에서 온 자들이었나? 지금의 중동 전 지역들 전체를 포함할 정도의 지역들이었다. 터어키, 아프리카, 지중해 해변국가, 심지어 로마인들도 있었고, 유대교로 입교해 온 외인들도 포함되었다. 그 때 이들 모두를 위한 언어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말을 걸어온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던 것이다. 그 내용에는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큰일의 계획들이 담겨 있었다. 대체 하나님은 그들을 상대로 어떻게 하시겠단 말인가? 


6) 하나님께서 그들을 택하신 이유는 분명했다. 당신의 아들 예수를 온 세상의 구세주로 전하는 일에, 그들이 필요하셨기 때문이었다. 그 이전에 먼저 그들이 성령으로 변화를 받아서 새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 동안 조상 적부터 입고 살아왔던 율법의 옷을 벗고, 성령이 입혀주신 예수 그리스도로 새 옷을 갈아입어야만 했다. 그래서 예수의 새 증인이 되어, 복음을 온 세상 만민들에게 전하는 선교의 전사들이 되어야 했다. 에스겔서 본문이 증언한 내용이기도 하다. 


특히 그들은 이미 세계인이 되어 있는 그들이었기에, 그들에게 성령을 통하여 예수와 그의 복음만 온전히 장착된다면, 그들은 즉시라도 온 세계 땅 끝까지 나가서 예수를 전할 확실한 인력들이다. 이 점은 본토에 사는 히브리인들로서는 전혀 갖추기 어려운 장점(長點)들이었다. 그들은 이미 언어, 문화, 정보, 풍습, 지식 등에 있어서 잘 갖추어진 자들이었기 때문이다. 


7) 그 점에서 그들은 하나님 앞에서는, 마치 페르시아의 모르드개가 조카 에스더 왕비에게 주었던 말처럼, ‘하나님께서 그 때를 위하여 준비한 사람들’이 분명했다(에4:14참조). 그들은 수백 년을 나라 잃은 서러움에 잠겨 살아온 무리들이고, 조국의 해방과 회복을 위하여 늘 기도하며 살아온 자들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5절).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들에게 이제 성령을 부어주셔서, 예수와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할 전사로 삼고자 하신 것이었다. 


8) 사도 베드로는 놀라서 요동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들에게, 오순절 성령강림이 우연히 발생한 일이 아니라, 선지자 요엘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오래 전에 이미 예고하신 바를 이루신 일임을 설명해 주었다(16-18절). 따라서 그들은 이제 하나님의 하시는 일임을 알고, 믿고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때의 강림하신 성령의 특징은 더 이상 특정인 중심이 아니라, 모든 육체들이 대상이었다. 예언, 환상, 꿈들을 통하여 그들이 미래를 이끌게 하려 하신 것이다. 


9) 그러면서 성령은 그가 역사하는 곳마다 기사와 징조들을 베풀고 그곳에 변화를 주어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구하는 모든 자들에게 구원을 주시고, 그들 중심의 세상을 열어가게 하시리라는 점을 선포하게 하셨다(19-21절 참조). 


2. 구약 / 겔 36:22-28 / “ 내가 너희를 여러 나라와 민족 가운데서 인도해내고, 데리고 고국 땅으로 들어가서,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주되, 내 율례를 행하며 내 백성이 되게 하리라 ”


본문을 이해하려면, 앞부분인 16-21절부터 먼저 이해함이 필요하다. 거기에서 보면,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우상 숭배하여 여호와의 거룩한 이름을 더럽히자, 여호와가 그런 자들을 세계 처처로 쫓아버리셨는데, 그게 문제 해결이 되지 못함이 드러난다. 그 이유는 쫓겨난 유대인들이 그곳 현지에서도 여전히 오염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살아가자, 그곳 백성들로부터 ‘여호와의 백성이면서도 여호와의 땅에서 밀려난 자’란 오명(汚名)을 안고 지냈기 때문이다. 이는 여호와의 이름과 명예에 치명적인 부담과 걸림돌이 된 문제가 되었다(겔36:16-21참조). 

   

결국 예언자는 하나님이 보여주실 새 방안을 예고한다. 여호와가 여러 나라와 민족들 속에 흩어진 이스라엘을 고국 땅에 데리고 오셔서(24절), 당신의 거룩하신 새 영을 그들의 마음과 가슴 속에 부어주셔서, 그들의 굳은 마음을 제거하시고 부드러운 마음을 품고 살게 하시리라는 예고를 하신 것이다(25-27절 참조). 이는 마치 의사가 고질적인 중환자를 병원으로 불러들여, 수술해서 그 환자를 완쾌하게 하는 일과 같았다.   


하나님의 정결하게 하시는 방식은 마음을 바꾸시고(26절), 또 성령이 그 마음 안에 자리하게 하시는 방식이다. 돌같은 굳은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반응할 수 없지만, 살 같은 마음인 부드러운 마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배울 각오가 되어 있는 마음이다. 그래서 결국 말씀을 실천하는 자가 되어, 참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 역시 그의 하나님이 되신다.


이런 디아스포라를 향한 하나님의 예고하셨던 작업이 지금 오순절에 오신 성령이 그곳에 모인 해외 교포들을 부르시면서 나타난 것이다. 예언의 응답이었다(행2:5-12 참조). 그래서 성령은 그날 오순절에 그들 고국을 찾은 디아스포라들을 우선하여 찾으신 것이다. 디아스포라들을 먼저 하나님의 백성들로 정상화시키고자 하셨다. 그래서 변화된 그들을 전 세계로 파송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선포하게 하여서 세계 만민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려 하심이었다.  


3. 복음서 / 요 7:37-44 /  “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


본문은 예수께서 초막절 행사 마지막에, 물 깃는 의식과 관련하여 자신과 성령의 관계를 소명하신 내용이다. 여기에서 예수님은 강림하신 성령이 본질적으로 어떤 분이신지를 확인해 주신다. 물을 성령으로 해석하는 것은 이미 예언서 본문들과 유대교 전통에 근거한다(사44:3, 겔36:25-27 참조). 


예수께서 외치신 말씀,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37-38절)는 초청사는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첫째는 당신이 성령의 주되심을 알리신다. 예수와 무관한 성령은 상상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셨다. 동시에 예수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사람들은 절대 성령을 받아야만 한다. 둘째는 성령은 예수를 믿고 그를 진실하게 찾으며 구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영이시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오순절에 찾아오신 성령은 제자들에게는 마치 하늘로 오르신 주 예수님을 다시 뵙는 듯한 순간도 되었기에, 그 순간부터는 떠나신 주님에 대한 슬픔이나 미련에서 벗어나서 성령 안에서 오히려 새롭게 뵙게 된 주님을 발견하게 되면서, 온전한 기쁨으로 충만해질 수 있었다. 동시에 성령 받아서 더욱 예수를 잘 알게 되고 그를 증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o 성령이 오셨다. 혹이라도 성령이 나에게는 이름뿐인 사람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겠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런 사람은 아직 그리스도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가장 우선해야할 일은 이 기회에 성령부터 받는 일이고, 성령 받은 이들은 항상 충만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내가 예수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다. 


본래 보혜사이신 성령은 아버지 하나님의 영이시고,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시기에, 그의 오심은 아버지로 오신 일이며 아들로 오신 일과 다름이 없다. 따라서 성령의 활동에는 전적으로 하나님과 아들의 뜻이 드러나고, 그 분들의 말씀과 그 뜻을 받들며 실행되도록 힘을 모으시는 일만이 나타난다. 부디 성령의 역동적이고 창조적 사역에 동참자가 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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