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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5) - 세 본문을 어떻게 보아야할까 / 세계성만찬주일, 군선교주일

관리자 2022-09-27 (화) 18:23 2년전 907  

본문)  출 12:1~14, 요 6:48-59, 고전 5:6-8 


창조절 다섯째 주일이다. 요즈음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라서 매우 좋다. 하지만 걱정스런 소식들도 많았다. 대통령의 해외 나들이에서 일어난 욕설 파문과 외교적 망신 건은 우리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고, 일본에 계속되는 태풍 피해도 걱정이 된다. 경제적 상황도 계속 악화되어가고 있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려는 탈 원전정책이란 세계적인 추세와는 달리, 우리 정부의 원전산업 정책 강화와 남북 대결 국면의 강화 등등은 실로 우리의 근심을 깊게 해준다.    


이런 때 우리는 군선교주일과 함께 세계성만찬 주일을 맞이한다. 분단국가에서의 군의 존재 이유는 나라와 민족을 적으로부터 지켜내는 일이지만, 군 선교는 그곳에서 종사하는 군인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고 일이다. 하지만 더 큰 목적은 전쟁이 없는 나라가 되고, 평화의 현장이 되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성만찬의 의미도 그렇다. 성만찬은 단순히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행위는 아니다. 그보다는 예수의 십자가에 대속(代贖)하신 몸인 살과 피를 내 몸으로 받아, 이 땅에 주의 나라 건설에 헌신하는 존재들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다툼과 분쟁을 극복하고 이겨낼 평화와 화해의 생명체들로 거듭나기 위해 하늘 식탁에 참여하는 것이다. 결국 그리스도가 군이나 모든 만민에게도 주인이 된 세상을 만들어, 주의 구원이 이 세상에 임하게 하는 일이 목표이다. 

 

특히 오늘 세 본문 말씀들은 성만찬에 관련된 증언들로 채워져 있다. 구약의 출애굽기는 성만찬의 기원과 그에 따른 절기로서 정착하게 된 유월절의 유래에 대하여 증언한다. 복음서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어떻게 성만찬의 주체가 되셨는지, 그의 살과 피를 우리가 하늘과 생명의 음식으로 먹고 마시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는 일인지에 대하여 증언한다. 서신서에서는 교회가 그 절기를 통하여 무슨 일을 할 수 있는 지에 관해서까지 말해준다. 


본래 성만찬은 우리 그리스도교에서 설교 못잖게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예전(禮典)이다. 우리는 설교에는 익숙하지만, 성만찬은 상대적으로 인식이 부족하다. 특히 성만찬 신학은 가톨릭에 비하여 우리가 현저히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그들에 비하여 우리의 부족한 부분들도 많이 보인다. 그러기에 이 기회에 우리는 성만찬 예식이 갖게 된 중요성을 보다 새롭게 인식하여, 성만찬이 우리에게 주는 은혜를 더욱 충만히 받게 되는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하겠다. 


강단에서 선포되는 설교(說敎)는 귀와 가슴으로 취하는 하늘 양식이라면, 주님의 살과 피인 성만찬은 입과 몸으로 취하는 양식이다. 입으로 먹는 음식은 모든 사람들에게 살과 피가 되고, 생명을 부여하고 체질 형성에도 기여한다. 음식은 그만큼 중요하다. 부디 이 양식을 잘 섭취하여 우리 모두 건강한 그리스도인들로 거듭나도록 하자. 


1. 구약 / 출 12: 1-14 / “ 이 달 열흘에 너희 각자가 어린 양을 취할지니 ”


본문은 애굽의 종살이로 430여년 가까이 지내온 아브라함의 후손인 히브리인들(이스라엘)이 그 치욕과 굴욕의 굴레에서 어떻게 극적으로 벗어나고 해방되었는지를 소상히 전해준 역사의 기록물이다. 그것도 해방 전야(前夜)의 기록물이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에서의 일체 36년 치하에서 해방된 8.15의 그 날, 그 이상을 훨씬 능가하는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이스라엘에게 이 출애굽 전야의 사건은 자자손손 영원히 기억해야만 할 역사적 대사건이었고, 이스라엘의 신앙(信仰)과 신학(神學)의 요람이 탄생한 때이기도 하다. 본문의 기록은 다음의 몇 가지에서 매우 중요한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들로 정리될 수 있다. 


① 사실상 이스라엘이 민족사(民族史)와 신앙사(信仰史))를 새롭게 쓰기 시작한 날이다. 그 동안에는 족장(族長)들의 역사(이브라함-이삭-야곱-요셉 등)로 이어왔다면, 여기에서부터는 민족사로서의 이스라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여호와의 택한 민족, 성민(聖民)인 이스라엘의 출현을 읽을 수 있게 된 곳이다.  


② 이스라엘의 달(月)의 시작인 유월절(踰越節-pass over)이자 해방절의 시작된 연유를 담고 있다(2-6, 11,14절). 이는 이스라엘 전 민족이 하나님과의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되면서, ‘하나님은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여호와의 백성’이 되는 그런 절대적인 관계 맺기에 들어가게 됨을 확인하게 한다. 


③ 유월절의 제물이 된 ‘어린 양의 피’가 주는 특별한 구원의 은혜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담게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그 피가 발라진 집안은 여호와의 죽음의 심판에서 제외되고, 피가  없는 집안의 모든 장자(長子)들은 사람이든 가축이든 간에, 모두가 죽음을 당하게 되는 대 살육의 참사(慘事)가 심판으로 주어진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나중에 예수 그리스도가 제정해주신 성만찬의 근거가 된 것이어서 더욱 중요하다(3-7, 12-13절, 신15:19 참조). 

  

④ ‘모든 생명체의 장자(長子)의 소유권은 여호와에게 있다’라는 장자에 관한 소유권(所有權)에 대한 규정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는 이스라엘의 <첫 열매 신앙>의 기원이 되기도 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출13:2 참조). 


이상의 다양한 신앙과 신학의 근거를 토대로, 이제 본문에 담긴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다만 위의 모든 내용들은 하나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지시하셔서 이루어진 것들이어서, 그게 모두 하나님의 매우 구체적인 계획들 속에서 나온 것임을 인지하고 받아 들여야 하겠다. 


1)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을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解放)시키면서, 그 날을 이스라엘 민족의 달(月)의 시작으로, 곧 해의 첫 달로 설정하고, 그 날을 기념하며 여호와의 절기인 유월절로 삼아 영원한 규례(規例)로서 대대로 지키도록 지시하셨다(2,11,14절 참조).   


2) 절기의 시작은 이 달 열흘이다(3절). 이때는 백성들 각자가 어린 양이나 염소(흠 없고 일 년 된 수컷으로/5절)를 취하여, 열나흘까지 간직하였다가, 해질 때에 그 양을 잡는다(6절).  


3) 그 잡을 어린 양(lamb)은 각 가족대로 그 식구를 위하여 취하되, 식구가 적으면 이웃과 함께 사람 수를 따라서 하나를 취하며, 각자가 먹을 수 있는 분량에 따라서 그 양을 나눈다(3-4절).


4) 이때에 피는 먹을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그 고기는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 나물과 함께 먹는다. 단 아침 까지 남은 것은 곧 불사른다. 날것으로나 물에 삶아서 먹으면 안 되고, 머리와 다리와 내장은 다 불에 구워 먹어야 된다(7-8절). 고기를 먹을 때에는 허리에는 띠를 띠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잡고 급히 먹어야 한다. 날이 밝으면, 애굽을 미련 없이 떠나야만 하였기 때문이다(11절). 


5) 그 날 밤은 여호와께서 애굽 온 땅을 두루 다니시며 심판(審判)하신다. 그 심판 대상은 애굽에 있는 모든 처음 난 것들(사람이나 짐승 모두를)과 애굽의 모든 신(神)들이다(12절). 하지만, 여호와의 심판 때, 면제(免除)될 대상이 있다. 그 어린 양의 피가 집의 문설주와 인방에 발라 있는 것이 보이면, 여호와는 그 집을 치지 아니하고 넘어가심으로서(when I see the blood, I will pass over you), 그 재앙으로 멸망당하는 일이 없게 된다(13절).   


6) 결국 여기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상은 유월절을 위한 희생 제물인 ‘어린 양’(lamb)이다. 그 어린 양의 몸통인 고기는 유대인들을 위한 육신의 양식이 되었고, 그의 피는 그 집에 내리는 여호와의 심판의 재앙, 곧 각 집의 장자들이 당할 참변을 막아주는 방패막이가 되었다. 곧 어린 양은 여호와의 백성들 모두를 보호하고 살리는 생명과 구원의 양식이 되었다. 


-이런 특별한 내용 때문에, 우리 기독교는 이 유월절 어린 양을, ‘이 세상 죄를 지기 위해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로 본다’(요1:29 참조). 그러면서 기독교의 성만찬의 두 양식인 살과 피의 근원적 자료들로서 이 유월절 어린 양을 본다. 이제는 유대인만을 위해서가 아닌, 온 세상의 당신의 백성들을 위해 오신 어린 양을 말한다. 마침 복음서는 이 부분에 관련하여, 당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직접적인 증언을 전한다. 함께 경청 해보자. 


2. 복음서 / 요 6:48-59 / “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永生)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


요 6장은 예수께서 오병이어의 표적을 통하여 배고픈 수많은 민중들을 먹이신 메시아의 모습을 보여주신 곳이다. 그 때 그곳 사람들은 그런 예수님을 자신들의 임금(王)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기도 했으나, 주님의 대응은 전혀 달랐다. 오히려 그들에게 ‘썩을 양식을 위해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27절)면서, 그들이 예수를 어떤 사람으로 보고, 또 예수로 인하여 어떤 세상을 열어가야 할 것인지를 깨우쳐 주고자 하셨다. 


이때의 예수님은 당신이 그들이 요구하는 빵이나 떡과 같은 일시적인 양식, 육신의 양식을 제공하는 해결자가 아니라, 그들이 꼭 얻어내야만 할 새로운 차원의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양식의 공급자로 받아들이도록, 그들을 깨우치시고자 하셨다. 그 일은 먹어도 죽게 하는 땅의 양식이 아니라, 먹으면 영원히 살게 하는 하늘의 양식에 눈을 뜰 때 가능해지는 일이었다. 그 일은 달리 방법이 없었다. 오직 죽음을 통해서 생명의 떡으로 살아날 때에만 가능하였다. 


1) 그래서 주님은 그들에게 당신을 알리는 선포를 하셨다 -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다’(48절). 당신이 곧 생명과 영생을 주시는 떡(bread)이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주님은 모세 시대의 그들의 조상들이 광야에서 먹었던 만나에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그 만나와 당신과의 차이에 대하여 언급을 하셨다. 그 만나를 먹었던 조상들은 죽었으나, 하늘에서 내려온 떡을 먹게 될 사람들은 먹고도 죽지 아니 할 것이라면서, 그 생명과 구원을 주는 떡이 바로 당신임을 고(告)하신 것이다(49-50, 58절). (‘하늘에서 내려온’이란 표현은 ‘하늘의 파송을 받은’이란 뜻이다). 


2) 그러면서 당신이 주실 떡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기 시작하셨다. 곧 그 떡은 세상의 생명을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내어주실 당신의 살(flesh)이었다(49-51절). 곧 죽음으로 얻게 하실 생명의 떡임을 밝히신 것이다. 이는 이미 당신이 세상을 살리기 위하여 당신의 목숨을 온 세상에 내어 놀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이기도 하다. 


3) 물론 이에 몰(沒)이해에 빠진 유대인의 예수를 향한 비난이나 저항은 강렬하였지만(52절), 예수님은 당신을 알리는 작업을 더욱 적극적으로(진실로진실로) 계속하셨다. 주님의 그런 단호한 그의 ‘양자택일(兩者擇一)형’의 요구에 책임 있는 응답을 해야만 되는 상황에 서게 되었다.  


-‘나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는 생명이 없다. 하지만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완료형),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할 것이다 ---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53-57절).   


4) 예수의 이런 가버나움 회당에서의 당신의 살과 피를 통한 하늘 양식에 대한 예고적 증언(59절)은 그 후 그의 십자가에서의 대속적 죽음과 그 후에 부활을 통하여 실재가 되었고, 그의 피와 살을 생명의 양식으로 받게 되는 성만찬이란 예전(禮典)이 교회 공동체에 확고하게 정착되면서, 기독교회는 드디어 완전한 예수의 몸체가 되었고 정체성까지 떠안기에 이르렀다.  


3. 서신서 / 고전 5:6-8 /  “ 너희는 묵은 누룩을 내버리라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犧牲)되셨느니라 ”


성만찬이 교회 공동체의 생명을 보전하는 매체로 자리하는 데에는 성령의 역사와 함께, 사도들의 헌신이 지대했다. 고린도교회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이 교회에는 골치 아픈 일이 있었다. 한 교회의 일원이 그 아비의 아내였던 계모(繼母)를 (아마도 과부된 여인) 자기 아내로 삼은 일이 발생하였는데, 교회는 그 잘못된 일에 개입을 못하면서 혼란에 빠져들었던 것이다(신22:30 참조) . 


이 소식을 들은 사도 바울은 그 문제 처리를 위해, 교회가 유월절기(무교절)를 활용하여 치리할 것을 권했다. 유대인의 관습 중에는 유월절 전에 집안마다 누룩의 남은 것을 치우는 습관이 있음을 인용하면서, 교회도 이 절기에 비윤리적 청소작업을 하게한 것이다(출12:1-20,13:7)


1) 사도는 그런 교회의 미지근한 대응을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게 하는 일’로 보고, 적극 대처하여야 함을 일깨워 주었다. 묵은 누룩에 대한 용인은 누룩 없는 자들에게는 아주 격에 맞지 아니함을 일깨워 주었다. 교회에 죄와 불법의 방치는 안 된다고 말했다(6-7절). 


2) 그런 불법과 타락에 대한 묵인은 우리의 죄를 씻기 위해 유월절 어린 양으로 십자가에서 희생하신 그리스도 예수께 죄를 짓는 일임을 상기시키면서(7절,하), 그러기에 교회는 이번의 유월절과 무교절을 맞이하여 교회에서 번식하는 악의 묵은 누룩은 반드시 제거하고 지나가야 한다며 독려(督勵)한 것이다. 그래서 교회가 먹어야할 순전하고 진실함의 떡(예수)를 제대로 먹도록 하라고 제시하였다(8절).  


o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해방절로서 최대의 명절이요 축제일이다. 하지만 그 절기를 위하여 몸을 희생하게 된 어린 양은 이스라엘 모든 생명들을 살린 주체였다. 하늘에 계신 그리스도께서 그 때에 이미 당신의 백성들을 어떻게 돌보시는가를 예고하신 내용이기도 하다. 우리는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해 희생하신 예수를 통하여, 그 어린 양의 실체를 본다. 그러면서 그가 찢기신 육체와 흘리신 피를 먹고 마시며 그의 생명을 우리 몸에 담고산다. 


주의 성만찬을 대하는 우리는 누룩 없는 깨끗한 백성들이 되자. 교회도 그런 공동체여야 한다. 이제 성만찬을 받는 우리는, 자신은 물론 교회와 세상의 누룩들을 씻어내는 주의 동역자로 살아가야 하겠다. 동시에 온 세상과 죄인들에게도 그 생명을 전하고 나누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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