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눅24:44~53, 출19:16-25, 계5:6-14
오늘은 부활절 여섯째 주일이다. 일기는 계절의 여왕이요 가정의 달이란 오월이 되어서 모든 이들이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때인 듯하다. 하지만 이웃 나라 중국을 비롯한 중동과 아시아 일대에서는 때아닌 기상 이변으로 인한 물난리 피해가 엄청난 모양이다. 대만은 연이은 강진(强震)으로 인한 피해도 심각하다. 계절에 걸맞지 아니한 기상 이변과 환경 재앙에 따른 피해들이 급증하고 있어서, 우리도 긴장하게 하고 불안하게도 한다.
이런 중에 전쟁의 소식들도 가슴 아프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틴을 향한 공격이 도를 넘은 듯해서 큰 걱정이다. 너무 많은 사람이 이스라엘에 의하여 떼죽음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도 하나님을 공경하는 백성들인데, 그렇게까지 평화를 거부하고 보복을 일삼으며 잔인하게 상대를 말살하려고 드는 행태는 반드시 화를 당할 일이다. 깊이 들어가 보면, 모두가 아브라함의 후손들인데, 이렇게까지 혈족들 사이에 서로 원수 되어 살아야 할 일은 아니잖은가?
우리나라의 사정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세계 최고의 인구절벽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 속도가 너무 급격하다는 점이 매우 심각하다. 전국에 초등학교 문 닫는 곳들이 속출한다. 서울도 통폐합 이야기가 회자될 정도이다. 아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들이 모집 아동이 채워지질 않아서 걱정이다. 선생들이 직장을 걱정할 정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나홀로 세대가 급증하며 그것도 빈곤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가슴아픈 시대이다.
이런 중에 우리는 부활절기를 보내고 있다. 부활은 하나님의 은혜로 되찾은 생명과 빼앗긴 권리와 환경을 회복한 일을 기뻐하고 찬양하여야 할 일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며 이 부활을 축하할 것인가? 현실적 어려운 상황만을 보면, 부활을 노래하긴 어렵다. 하지만 믿음의 차원을 갖고 노래하고 기도하며 행진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가능하다. 이제 우리 부활신앙은 우리의 망가진 영혼과 함께 무너져 간 이 세상 만물의 회복을 구하는 데 집중해야겠다.
마침 오늘은 우리 총회가 제정한 어린이-청소년주일이다. 그리고 교회교육 주일이기도 하다. 이 관련 주일만을 놓고 보면,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우리의 교회 교육을 점검하면서 제대로 된 교육을 해보자고 다짐하는 주일이 되자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보인다. 중요한 일은 우리가 후계 세대에게 무엇을 교육하고 전수(傳授)할 것인가이다. 마침 오늘의 세 본문은 이 부분에서, 부활 신앙을 사는 우리가 유념해서 전해야 할 일들을 일깨워 주고 있다.
특히 복음서는 부활의 주이신 예수님이 당신의 제자들을 향한 지상에서의 마지막 수업(授業)을 하고 계신 모습을 전한다. 이 수업 직후에는 당신이 오신 본향인 하늘나라로 승천하실 것인데, 그 직전인 지금, 주님은 당신의 제자들에게 그들이 이 지상에서 누구로 살아야 하고, 또 마땅히 준수해야 할 업무가 무엇인지를 세세히 가르치고 당부해 주고 계신 모습을 보여준다. 그 점에서 그의 제자요 백성이요 일꾼으로 부름을 받은 우리에게는 크게 주목해야 할 곳이다.
구약 출애굽기의 내용도 당부의 말씀이다. 이곳은 출애굽 후, 광야로 나온 이스라엘이 여호와를 시내 산에서 집단적으로 뵙게 되는 순간을 담고 있다. 그동안에는 모세를 당신의 대리인으로 세우셔서, 당신의 뜻을 백성들에게 전달하셨는데, 오늘 본문은 성부 하나님께서 백성들이 모인 시내산 입구에서 모세를 부르시는 가운데, 집단으로 여호와를 대면할 수 있는 순간을 맞게 된다. 문제는 거룩하신 여호와를 아무나 누구나 준비 없이 대면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 점에서 백성들은 하나님을 처음 대면하는 문제에 관련된 수업을 받게 된다. 존엄하고 거룩하신 여호와를 뵈게 될 영적 준비가 되지 못한 자들이 여호와를 직접 뵙게 되는 일은, 그게 축복이 아니라 저주요 죽음이 될 수가 있기에, 여호와는 그 염려 차원에서 모세를 통하여 백성들에게 ‘넘어서는 안 되는 선(線)을 넘지 말라’는 강력한 당부를 하신다(사6:5 참조).
서신서인 계시록에서는 세상에서 죽임을 당하셨다가 부활하셔서 하늘 본향에 오르신 어린 양 예수의 위상과 그를 향한 하늘 보좌진들의 경배하는 모습을 전하면서, 그러기에 하늘과 땅과 그 안에 존재하는 온 만물들 역시 이 어린 양이신 이에게 어떤 내용의 경배를 돌려야 하는 지를 일깨워 주면서 그렇게 하도록 당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14절). 결국 오늘의 세 본문은 삼위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예배와 자세가 어떻게 모습이어야 하는 지를 전하는 내용이다.
1. 복음서 / 눅 24:44-53 / “ 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 하시니라 ”
본 복음서 안에는 승천(昇天)을 앞두고 본향에 귀향하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마지막 수업과 당부를 하시는 내용들로 채워진 곳이다. 그러기에 이곳에는 우리 교회와 목회자들이 크게 관심하고 배워 두어야 할 귀중한 지침들이 가득하다. 내용들만 보면, 우리 교회(敎會)공동체와 선교(宣敎)가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 중요한 내용들을 확인해 본다.
1) 예수님의 제자들을 향한 말씀 공부 교재는 구약의 세 본문인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들의 예언서들과 다윗의 시편(詩篇)이었다(44-45절). 이렇게 한 본문이 아니라, 구약의 세 본문에 나타난 자료들을 폭넓게 동원하여 제자들을 교육하신 까닭은, 제자들이 말씀에 좇는 철저한 부활 신앙인이 되도록 돕고자 하셨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 우리 교단과 본 말씀목회연구원이 채택하여 사용 중인 삼위일체력 세 본문인 구약과 복음서와 서선서 형태의 모태(母胎)이다.
2) 그렇다면, 예수님은 당신에 관련된 어떤 부분들이 이 구약의 세 본문 안에 이미 기록되어 있었음을 제자들에게 알리고자 하셨나? 두 가지 내용들이다(46~47절).
첫째는 그것은 바로 얼마 전에 당신에게서 발생하였던 십자가 고난과 죽임당하신 사건과 제삼 일에 부활(復活)하셨던 일연의 놀라운 사건들이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에 구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들 안에서 예언되어 있었고 기록까지 되어있었음을 제자들로 하여금 직접 알게 하고자 하심이었다(사52:13-53:12, 슥9:9, 12:16, 시2:7,16:8-11 참조). 곧 인간의 일이 아니라, 세상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일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로 하여금 마음을 열고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자 하셨다(요12:16, 20:9 참조).
둘째는 그 일로 인하여 이제 죄 사함을 받게 할 회개(悔改) 운동이 예루살렘에서 시작되어 모든 족속에게로 전파될 것인데, 이 일에는 제자들이 앞장서 이 사실들을 전하는 증인(證人)이 되어 활동하게 될 것임을 알리고자 하심이었다(47-48절, 행1:8, 2:38, 11:18, 17:30-31, 20:21 참조). 이때 주님은 세계 교회(敎會)공동체인 기독교(基督敎)가 예루살렘에서 출현할 것과 그로 인한 땅끝 선교(宣敎)가 제자들을 통하여 본격화될 것을 알리셨다.
3) 이 거룩하고 놀라운 세계의 새로운 영적 질서 수립을 위한 전위대로서의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특별한 당부(當付)의 말씀이 그들에게 전달되었다(49절). 그 내용은 무엇인가? 당신이 아버지로부터 약속받았던 보혜사 성령을 그들에게 보내실 터인데, 그 성령의 권능이 위로부터 입혀질 때까지 예루살렘(성)에 머무는 일이었다(49절, 행1:4, 겔36:26-27, 사32:15, 44:3참조).
- 이 일은 그 후, 오순절 마가 요한의 다락방에 성령강림 하면서, 그대로 시작되었다(행2장).
4) 이 수업 후,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감남산에 접해 있는 베다니(19:29, 행1:12 참조) 앞까지 가셔서, 손을 들어 그들에게 축복(祝福)하셨다(50절). 이 예수님의 장엄한 축복기도 속에서, 예수님 자신은 그들을 떠나 하늘의 영광 안으로 들어가시는 승천 길에 올려지신다(51절, 막16:19 참조). 예수께서 천상의 권좌에 오르셔서 우주적인 구원의 중개자 역할을 맡게 되신 것이다(행2:33,요3:14-15, 빌2:;9 참조). 주님의 이 축도는 교회의 목사들을 통하여 이어진다.
5) 이 주님의 장엄한 축복을 받은 제자들은 이제 하늘에 오르신 그 주님을 경배드린다(52절). 오직 하나님께만 드려야 할 경배의 지위에 오르신 분으로 인정되신 것이다(빌2:9-11, 마28:18참조). 그는 이제 땅에서의 인간의 자리에서 떠나, 원래의 하늘 아버지와 함께 계신 보좌의 자리로 귀환하신 주님으로, 성자 그리스도로 세상 모든 피조물로부터 경배받으실 분이 되셨다.
6) 그들은 큰 기쁨 속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성전(聖殿)에서 모이기 시작했다. 성전은 이제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가 되었는데, 이는 예수의 활동을 통해 예비 된 곳이다(2:46-49, 19:45-48, 21:37-39 22:53 참조). 예수께서 성전을 종말 시에 그의 백성들이 메시아 주변에 모일 장소로 만드신 곳이다. 제자들의 찬양이 늘 성전에 모아졌다(53절, 행2:46, 5:12참조).
2. 구약 / 출19:16-25 / “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가라 너는 내려가서 아론과 함께 올라오고 제사장과 백성들에게는 경계를 넘어 나 여호와께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 내가 그들을 칠까 하노라 ”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이 세계 모든 나라 중에서 ‘하나님의 소유(所有)가 되고, 제사장(祭司長)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百姓)이 된다’는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선택(選擇)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19:5-6절 참조), 하나님을 어떻게 대면할 것이냐는 부분이 행동 지침으로 올라와 있는 곳이다. 이스라엘이 그런 영광스러운 위치에 있게 된 이유는 그의 조상 아브라함과의 언약에 따른 것이었으나, 이를 위한 결정적인 고리는 그들에게는 모세를 통한 율법(律法)과 예수를 통한 복음(福音)이라는 온 세상을 구원할 생명의 말씀이 위탁(委託)되었다는 데에 있다.
오늘 본문은 그중에 결정적인 고리가 될 율법의 핵심인 십계명(十誡命)을 받게 될 직전에서(출20장 참조), 그 백성들이 여호와께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지에 관련되어서 여호와의 매우 특별한 당부를 받게 된 부분이다. 내용의 핵심은 집단적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소수 정예를 통한 전달형 방법이었다. 여호와는 백성들을 사랑은 하셨으나 그들 모두를 그대로 신뢰하지는 아니하셨음을 보여준 선택이었다. 그래서 성별 된 종들을 택하고 부르셔서, 그들을 통하여 여호와의 뜻이 선포되고, 그를 믿게 된 무리들 중심으로, 당신의 구원역사를 펼치신 것이다.
1) 하나님이 함께 계심을 드러내는 방법들은 한없이 많지만, 오늘 본문은 뇌우, 번개, 화산 활동과 같은 자연 현상을 통하여 당신을 뵈려고 모세와 함께 모인 백성들에게 당신의 위엄을 드러내고 계심을 본다(16-18절). 나팔 소리는 감각적 틀을 넘어서 들리는 특별한 소리로 본다.
2) 여호와는 시내산 정상에 강림하시면서 모세를 그리로 부르셨기에, 그곳에서 모세와 만나신다. 만남에서는 먼저 모세를 따라 올라올 백성들에 대한 여호와의 우려와 경계심이 드러나셨다. 한마디로, 만날 준비나 여전이 되지 못한 상황에 있는 백성들에게는 여호와를 뵙게 되는 일이 곧 치명적인 죽음에 이르게 됨을 알리신 것이다. ‘많이 죽을까 하노라’. 그래서 ‘접근하지 말라’는 특별한 명령을 백성에게 전달하도록 모세에게 지시하셨다(21절).
3) 아울러 덧붙여서, 여호와를 가까이하는 제사장(祭司長)들에게도 주의하도록 경고하셨다(22절). ‘그 몸을 성결히 하게 하라’는 것이다. 거룩하고 성결하신 분을 대하는 일은 언제나 자신에 대한 철저한 성찰과 준비가 왜 필요한지를 일깨우시는 대목이다. 하나님은 절대 가볍게 상대할 분이 아니시기에, 우리 예배자들 모두는 무례를 범하지 않도록 정성과 예의를 다하여서, 두려움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일상 예배의 모든 예전에서도 복장이나 몸과 마음가짐에 유의할 이유이기도 하다. 예배나 경배는 사람 상대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것임을 명심하자.
3. 서신서 / 계 5:6-14 / “ 내가 또 들으니 하늘 위에와 땅 위에와 땅 아래와 바다 위에와 또 그 가운데 모든 피조물이 이르되, 보좌에 앉은신 이와 어린 양에게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권능을 세세토록 돌릴지어다 하니”
본문은 부활하셔서 하늘 보좌에 오르신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그 본향에서의 지위와 역할이 어떠한지에 대한 증언이다. 이는 성령을 통하여 하늘의 나라로 소환된 선견자 요한이 그곳에서 직접 보게 된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 그대로이다. 여기에서의 그는 완전히 보좌에 앉으신 이인 하나님과 함께 모든 존귀와 영광과 경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한 분이셨다.
1) 그가 본 어린 양은 네 생물과 장로들 사이에 서 계셨는데, 일찍이 죽임을 당한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죽음을 이기시고 하나님 옆에 계셨다. 그에겐 일곱 뿔 일곱 영이 있으셨다(6절). 이는 높은 천사들의 표시였고, 하나님의 영의 충만을 드러내는 존재였음을 말한다.
2) 그런데 그 어린 양이 보좌에 앉은신 이의 오른손에서 두루마리를 취하셨을 때, 네 생물과 이십사 장로들은 그 어린 양에게 엎드렸고, 새 노래를 불러 그가 이루신 놀라운 일들에 대한 지지를 보내며, 영광과 찬양을 돌려드렸다(8-11절). 게다가 그들 이외에도 이들을 둘러선 만만이요 천천에 이르는 숱한 천사들까지도 큰 음성으로 이 죽임을 당하신 어린 양은 능력과 부와 지혜와 힘과 존귀와 영광과 찬송을 받으시기에 합당하다고 찬양하였다(12절).
3) 더욱 놀라웠던 일은 그 하늘 찬양에 대한 천지와 온 우주 만물에 산재한 모든 피조물의 화답송(和答頌)이다. 그 내용은 ‘보좌에 앉은신 이와 어린 양에게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권능을 세세토록 돌릴지어다’였는데, 이 화답송이 끝나자, 네 생물은 ‘아멘’하였고 장로들은 엎드려 경배하였다(13-14절). 부활하신 분은 이미 경배의 주가 되셨음을 확인해 주는 내용이다.
o 이 장엄한 모습은 지금 전 세계에서 매 주일에, 부활하신 주님을 향한 온 세계 교회의 예배와 경배의 현장에서 재현되고 있다. 이 예배와 경배를 통하여, 우리는 하늘과 땅, 지금과 영원, 세대에서 세대로, 그리고 인간과 하나님이 서로 소통하며 하나로 이어짐을 경험한다. 그 중심에는 부활하신 주님이 계신다. 젊은 세대에게도 이 경배 교육은 마땅히 강화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