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출 32:1-4, 딤전 6;6-19, 눅 16:1-13
1) 맥추감사주일
7월 첫주일, 맥추감사주일을 맞았습니다. 첫 열매를 주신 것을 감사하면서 지키는 맥추절이 산업사회를 사는 우리에게는 낯설게 여겨지지만 지난 반 년을 돌아보며 돌보아주시고 지켜주신 것을 감사하자고 하면 그래도 고개가 끄덕거려집니다.
특별히 감사한 것은 힘으로 억누르는 ‘위력(威力)의 시대’가 가고 ‘도의(道義)의 시대’가 오도록 이끌어주신 사실에 깊은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게 하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릴 수 있어서 한 번 더 감사합니다. 저는 일련의 일들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리시지 않은 것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되어온 과정은 우연한 사건들이 모아져서 된 결과가 아니고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서 모든 일들이 극적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조금 깊이 있게 성찰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감사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 대한민국을 사랑해 주심에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감사절을 맞으면서 저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 새로운 정부를 주신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2) 자족할 줄 아는 마음에 깃드는 감사
디모데전서는 바울 사도가 아들같은 동역자 디모데에게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서 어떤 자세를 가지고 교회를 섬겨야하는지를 잘 권면한 말씀입니다. 바울은 바울이 새운 에베소교회를 섬기고 있는 아들같이 사랑하는 젊은 동역자 디모데에게 자상한 아버지처럼 거짓교리에 사로잡힌 이단을 경계하고(1장),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2장), 교회 직분자들을 잘 세우고(3장), 그리스도의 좋은 일군으로 경건생활을 힘쓰고(4장), 성도들을 잘 받들어 섬기며(5장), 경건을 이득을 얻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지금 누리는 것을 자족(自足)하며, 돈을 사랑하지 말고,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를 따르고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도록 권면했습니다.(6장)
우리가 오늘 본문 6장의 말씀을 통해서 중요하게 보아야 할 말씀은 자족하는 마음이 경건에 큰 이익이 되기 때문에(6절)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족한 줄로 알고(8절) 정(淨)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17절),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라(18절)는 권면합니다.
7절, 8절에서는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라고 해서 세상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하는 것이니 세상의 재물에 욕심 부리며 죄 짓지 말고 경건한 사람이 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권면을 하는 바울 사도는 산전수전(山戰水戰)을 다 겪으며 오로지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헌신한 사람입니다. 바울은 말년에 감옥에서 빌립보 교인들을 향해 쓴 편지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빌 4:12)고 했습니다.
바울의 자족하는 마음을 보여줍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감옥에 갇혀 고생하면서 무슨 감사를 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복음 전하며 고생했는데 이런 고생이 웬말이냐 하며 불평하고 하나님을 원망할 수도 있었을 텐데 바울은 오히려 자신의 형편을 감사하고 기뻐했습니다. 바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네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빌 4:4-6)라고 했습니다. 바울이 돈을 많이 가진 부자여서 이런 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오히려 감사하고 자신의 처지를 보며 자족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감사가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내 처지를 원망하고 불평하지 말고 지금 이 상태를 감사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사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들은 과거에 어떤 임금들이 누리며 살았던 것보다 몇 배나 더한 호사를 누리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옛날 임금들이 덥다고 에어컨을 켰겠습니까. 바쁘다고 자동차를 탔겠습니까? 우리가 먹는 것과 같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살았겠습니까?
지금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을 감사합시다. 지금을 감사합시다.
3) 은혜를 망각한 사람들의 불신앙
구약본문 출애굽기 32장은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은 많은 하나님의 기적과 돌보심을 겪으면서 출애굽하여 홍해 바다를 건너고, 광야에서 하나님이 내려주신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으며 시내산 밑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지도자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기 위해 시내산으로 불려 올라가 오랫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자 불안해진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고 엉뚱한 짓을 합니다.
모세의 형이자 대변인인 아론을 찾아가 “우리를 위하여 신을 만들라”고 한 것입니다. 지금껏 하나님께서 돌보아주시고 이끌어주신 것을 망각하고 눈에 보이는 하나님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입니다. 자기들이 비록 광야에 있기는 하지만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불안해 하며 불신앙적인 행동을 한 것입니다.
아론은 하나님 보다 백성들에게 인기를 모으는 것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백성들에게 금 패물들을 모아서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백성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금붙이들을 기꺼이 내놓았습니다. 그것을 모아서 아론은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하나님을 대신하려고 했습니다. 그동안 은혜 베푸시고 보호해주신 하나님을 대신한 금송아지를 보고 사람들은 안심했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잊으면 불안해하고 지금 자신들이 처한 처지를 불평합니다. 불신앙은 불안을 가져다줍니다. 그동안 하나님의 은혜로 기적같은 삶을 살았던 저들이었지만 은혜를 잊어버리니까 불안해지고 그래서 금송아지를 만들어놓고 안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다른 것으로 대체한 행위는 악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하나님 대신에 돈 곧 맘몬 우상을 하나님의 자리에 올려놓고 안심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깊이 깨닫고 자족하며 지금 여기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영광을 돌립시다.
4) 불의의 재물로 선을 행한 청지기
복음서 말씀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는 해석하기가 아주 어려운 비유입니다. 이 비유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이런 저런 설명들을 했는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비유를 이해하기 위해 이야기를 하나 만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아주 불량한 사람들이 고리대금업을 했습니다. 보통 우리 사회에서 은행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쓰면 이자를 연리 5% 정도 아주 많이 주어도 10%를 넘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불량한 사람들은 아주 긴급하게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한 달에 빌려준 원금의 30%를 받아냈습니다. 그러면 연리(年利)로 계산하면 360%입니다. 천만 원을 빌려주고 한 달에 이자를 300만 원씩 받았습니다. 빌려주고 석 달이 조금 넘으면 원금이 상환됩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면서 이자를 받고 관리하는 일을 위해 불량배들을 동원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는 한 불량배는 이렇게 고리(高利)를 받는 것이 옳지 않은 일인 것을 알았기 때문에 자신도 그들의 갈취한 돈을 빼돌렸습니다. 이 사실이 드러나게 되자 이 관리하는 불량배가 돈을 급하게 빌린 어려운 사람들을 불러서 입을 맞추고 장부를 조작했습니다. 1천만 원 빌려준 사람에게 500만 원이라고 하게 하고, 500만 원 빌려준 사람에게는 300만 원이라고 하게 하는 등 많은 건을 장부 조작하고 빚을 탕감해 주었습니다. 빚을 탕감받은 사람들은 영문을 모르고 어리둥절하면서도 그 관리자에게 고맙다고 하며 여러 번 감사의 말을 했습니다.
그 관리자는 스스로 고리대금업을 하는 사람들의 악함보다 자신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등쳐먹는 고리대금업자들 보다 자신이 한 일이 잘한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이 비유를 해석하는데 꼭 적절하지는 않지만 예수님이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9절)는 말씀을 보며 이 불의한 청지기 비유를 이해해 보기 위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나 만들어 보았습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얻은 재물을 선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가진 것은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서 써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돈의 노예가 되는 불행한 일입니다. 우리가 재물의 노예가 되어 ’돈, 돈, 돈‘ 하면서 살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 곧 하나님에게서 받은 모든 것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선을 행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이를 깊이 깨닫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그리고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바가 되기 위하여 선한 일에 부요한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결코 우리의 돈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선한 일을 많이 했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복이 결정됨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5) 맺음
맥추감사절입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감사는 자족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지금 우리의 처지를 원망하고 불평하는 사람에게 감사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들을 모두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실 빈손으로 세상에 왔는데 지금 엄청난 것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껏 주신 은혜를 만족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올립시다.
하나님!복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