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욥 28:12-28, 행 17:16-34, 요 8:31-38
1) 맥추감사주일
2023년의 절반을 돌아선 7월 첫 주일, 오늘은 성령강림 후 다섯째주일로 맥추감사주일입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나온 6개월도 하나님의 은혜로 살았습니다. 우리들은 늘 부족하고 게을렀지만 하나님은 변함없는 사랑으로 우리들을 지켜주셨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드리며 영광을 주님께 돌립시다.
광야에서 한없는 은혜를 입고 살았으면서도 늘 원망하고 불평하며 불순종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우리들도 작은 어려운 일 앞에서도 근심하고 낙심하며 하나님을 불신하기도 했습니다. 작은 유혹 앞에서도 크게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감사절을 맞는 오늘 하박국 선지자의 흔들리지 않는 큰 믿음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고 빈손을 들고서도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무진동차량 (無振動車輛)같은 믿음“입니다. 무진동차량은 특수한 스프링을 장착한 차로 도로의 어떤 충격에도 그 모든 충격을 흡수하여 전혀 흔들림이 차 내부에 전달되지 않는 특수차량입니다. 큰 믿음을 가진 사람은 어떤 어려운 일 앞에서도 전혀 요동하지 않는 굳센 믿음의 사람입니다. 하박국 선지자나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엄청난 고난을 받았으면서도 하나님을 향해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지니이다.“(욥 1:21)하며 오히려 찬송을 했던 욥이 바로 ’무진동신앙인‘들입니다.
지난 6개월 질병을 만난 분도 있고, 사고를 당한 분도 있고, 어려움을 당한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여기서 감사합시다.
2) 종교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신을 찾는 사람들에게 예수를 전한 바울
서신서 말씀 사도행전 17장 말씀은 바울 사도의 2차 전도여행 중에 들린 철학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아테네 전도에 대한 말씀입니다. 아테네는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소크라테스를 비롯해 수많은 철학자들이 활동한 철학의 본고장입니다. 한편 아테네는 제우스신을 비롯한 수많은 신들을 섬기는 신전들이 있는 우상의 도시였습니다. 이 아테네 사람들은 3만(萬)이 넘는 많은 신들을 섬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우상의 도시 아테네에 바울 사도가 도착하여 둘러보니 수없이 많은 우상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것들을 보고 격분하여 ‘아고라(광장)’에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아테네 사람들은 처음 본 낯선 사람이 와서 설교하는 것을 듣고 무슨 새로운 진리를 전하는가 보다 하고 호기심을 갖고 들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18절에 있는 말씀처럼 에피쿠로스 학파와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들도 있었습니다. 에피쿠로스는 쾌락주의를 지향하는데 그들의 철학은 소박한 정신적 안정감과 만족을 추구하며 정신적인 쾌락을 통해서 행복을 추구하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반면에 스토아학파의 철학은 금욕적인 생활을 하며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추구함으로 해방감을 맛보며 진리에 이르는 길을 찾는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궁극적으로 진리에 도달하지 못하고 늘 새로운 것에 대한 목마름을 안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저들이 우상을 숭배하거나 철학을 통해서도 채워지지 않는 영적인 갈망을 “알지 못하는 신”이라고 새긴 우상의 제단을 보며 확인하고 천지만물의 주재자이신 창조주 하나님을 전하고 자신이 만난 부활의 주를 소개했습니다.
바울은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의 길을 찾은 사람입니다.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영적인 갈망을 안고 살았던 사람입니다만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도를 깨닫고 그 “십자가의 도(道)”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영원한 진리임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는 고린도전서 1장에서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오직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22-24절)고 확실하게 하고, 2장 2절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 밝힘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도’만이 인류를 구원하는 영원한 진리임을 선언했습니다. 바울은 확실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인생의 답 곧 진리를 찾았습니다.
3) 지혜를 찾은 욥의 고백
구약본문 욥기서 28장 말씀은 고난 중에서도 지혜를 찾는 욥의 신앙 고백이 담긴 말씀입니다.
욥은 ‘보석은 사람들이 땅에 굴을 파서 깨는데(1-6절)’ 지혜와 명철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가를 반문합니다.(12절) 사람들은 그 지혜와 명철을 얻는 길을 알지 못한다고 하면서 그것은 순금이나 은으로도 그 값을 당하지 못하고(15절), 오빌의 금이나 값진 루비나 사파이어로도 값을 치를 수 없을 정도로 고귀하며(16절), 황금, 수정, 진주, 산호, 에디오피아의 토파즈, 정금과도 비교할 수 없도록 값진 것인데 그 지혜는 어디서 오며 명철이 머무는 곳이 어디인가라고 또 묻습니다. 이것들은 생물의 눈에도 숨겨졌고 공중의 새에게도 가려졌으며, 죽음도 ‘지혜가 있다는 말은 다만 소문으로 들었다’고 말합니다.(21-22절; 새번역) 그러면서 하나님만이 그 지혜가 있는 곳을 아신다고 합니다.(23절) 지혜를 찾는 구도자(求道者)의 간절함이 드러나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결론은 28절에 있는 것처럼 “주를 경외함이 지혜요, 악을 떠남이 명철이라”는 것입니다.
욥기의 말씀은 바로 지혜(호크마)를 찾는 것이 어떤 것보다 귀한 일이고, 이 지혜는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오늘 우리 말씀의 주제와 관련하여 지혜를 구원의 길(道) 곧 진리라는 말씀으로 이해해도 될 것입니다.
욥은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들의 구원의 길임을 확신하고 큰 고난이 닥쳐 어려울 때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붙들고 그 믿음으로 승리한 사람입니다. 그의 친구들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욥을 흔들었어도 욥은 오직 하나님만이 자신을 구원하시는 분이라는 진리를 붙들고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결국은 승리했습니다.
4) 예수님이 진리입니다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은 오랜 세월동안 그들을 구원해 주실 메시야를 기다려왔습니다. 메시아 곧 그리스도가 그들의 모든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그를 기다려 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좁은 교리적 전통으로 편협한 종교체계에 얽매인 생활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신앙은 그들을 옥죄는 무거운 굴레였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오늘 요한복음 8장에서 본 것처럼 유대인들에게 아주 명확하게 제시하시기를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8:31-32)고 하셨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진리는 바로 예수님 자신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요한복음 14장 6절에서 예수님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다른 유대의 종교 지도자들이나 헬라의 철학자들처럼 사변적이고 공허한 이론을 통해서 진리를 제시하신 것이 아니고 아주 구체적인 실체적 진실을 통해서 진리를 제시하셨습니다. 예수님에게 있어서 진리는 바로 우리를 죄의 속박에서 자유롭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 말은 막연하게 학자들의 머리 속에서 만들어진 사변적(思辨的) 진리가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으로 거기서 흘린 거룩한 피로 우리가 속죄함을 입고 죄로부터 자유롭게 되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구원의 진리입니다.
5) 맺음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문제에 답을 줄 수 있는 구원의 도 곧 진리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진리에 대한 갈망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인간을 '종교적 인간(Homo religius)'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때로는 높은 산에 가서, 때로는 아테네 사람들처럼 여러 신전들에 가서, 때로는 고명한 지혜자들을 찾아가서 구원에 이르는 진리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욥처럼 그리고 바울처럼 하나님을 통해서 길을 찾고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의 진리를 발견했습니다. 바울 사도가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했다”고 고백한 것처럼 더 이상 다른 것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고, 이제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답을 얻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 인생의 문제를 풀어주실 해답임을 확실하게 믿습니다. 그리고 이 믿음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여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