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행2:1~21, 요7:37~44, 겔36:22~28
1. 오늘은 교회력으로 성령강림절입니다. 성령강림주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 50일째이자 승천 10일째 되는 날로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성령께서 강림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행2:1) 오늘날 세계 교회가 성령강림절을 지키는 이유는 초대교회 공동체가 성령의 강림사건을 계기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시작과 존속과 목표는 성령의 임재와 역사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성령의 강림 이전에는 율법과 약속에 대한 인간적인 수고와 노력이었다면, 성령의 강림 이후로는 하나님의 영이 친히 사람 가운데 임하시어 내주하시고 동행하시며 역사함으로 하나님의 영의 이끌림을 받아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도록 신앙생활의 길을 활짝 열어 놓으셨습니다.
2. 성령의 강림 사건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은 구약의 선지자들과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서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오늘 구약의 본문인 에스겔서를 보면, 겔36:27에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라고 말씀하시는데, 하나님의 영을 약속의 자녀들 가운데 보내시어,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도록 하실 것을 약속해 주고 있습니다. 에스겔은 이스라엘백성의 바벨론 포로기에 활동했던 선지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벨론 땅에서 신앙을 지키려고 몸부림쳤지만, 결국 형식화된 율법준수와 제의종교로 전락해버리자, 바로 그 모습으로부터 돌이켜야 살 수 있다고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했습니`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의 내면이 이미 돌같이 굳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돌같이 굳은 마음을 살같이 부드럽게 변화시키기 위해, 맑은 물을 뿌려 정결하게 하고, 새 영을 너희 속에 두어 새로운 마음,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라고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약속해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새 영을 주시려는 이유는 율법으로는 그들이 새로워질 수 없기에, 하나님의 영을 그들 속에 두어 새롭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신실하셔서 약속을 이루시는 분이시죠.
3. 선지자들을 통해 약속해 주신 하나님의 영의 강림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도 재확인됩니다. 오늘 복음서 말씀을 보면, 예수님께서 명절 끝날에 선포하신 말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7:37~38) 여기서 명절 끝날은 일주일 간의 초막절 절기 마지막 날을 말합니다. 초막절에는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여 광야에서 보낸 40년 생활 중 반석에서 생수를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념하여 행하는 ‘물의식’이 있었습니다. 7일 동안 매일 아침 제사장이 실로암 못에서 물을 길어와 제단에 피 대신 붓고 마지막 날에는 제단에 물이 흘러 넘치도록 부으면서 풍성한 비를 내려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우기인 이 기간에 비가 잘 내려야 한 해 농사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초막절은 물의 축제이기도 했고, 이 기간에 제단에 부어지는 물은 생명과 직결된 생수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광경을 보시며 서서 선포하신 말씀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37, 38절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고 말씀한 ‘그 배’는 무엇이겠습니까? 사람의 심령, 곧 마음입니다.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그 속에’ 나의 영을 두시겠다는 말씀도 사람의 심령 가운데 하나님의 영이 임하실 것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지금 예수님과 거기 있는 사람들 앞에 보이는 것은 비록 실로암 못에서 떠와서 생수를 기원하는 장면이지만,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로부터 사람의 심령 가운데 부어질 성령은 육신과 영혼을 살리는 완전한 생명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본문인 행2:1~4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영, 성령이 사람들의 심령 가운데 임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4. 예수님께서 요14:26에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약속하신 성령 하나님이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고 있던 120명의 제자들 가운데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와 함께 마치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이며 각 사람 위에 임함으로 성령의 충만함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각기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는데(행2:4),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함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 일이 일어나는데 똑같은 모습을 보고,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한 부류는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한다고 들었고, 다른 부류는 저들이 낮부터 새 술에 취하였다고 말합니다.
초대교회는 이렇게 선지자들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약속되고 선포된 성령의 강림으로 복음증거의 공동체로 출발하였습니다. 교회 안에는 주의 이름으로 부르고, 하나님의 크신 일을 찬양함이 충만했습니다. 오늘 우리 교회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교회는 코로나 이전이든지 이후이든지 주 예수의 이름을 부르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드러내야 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된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명심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교회가 이렇게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험하고 자랑할 때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뉠 거라는 사실입니다. 한 부류는 저들이 하나님의 일을 자랑한다고 들을 것이고, 다른 한 부류는 저들이 술취한 듯 정신이 없어서 그런다고 비아냥대고 조롱할 것입니다. 교회는, 믿는 성도들은 그저 우리가 보고, 듣고, 경험한 그 것을 있는 그대로 전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성령의 강림으로 충만할 때입니다. 행2:21에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를 구원을 받으리라”고 하였으니, 오늘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주의 이름을 부르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행합시다. 그러면 우리는 구원을 받을 것이요, 세상에 구원의 빛을 비추이게 될 것입니다.
둘째는 성령충만의 은혜는 남녀노소, 민족과 국경의 차별이 없다는 것입니다. 성령이 역사하는 곳에는 차별이 없습니다. 차별이 있는 곳에서 차별이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성령의 충만함이 없는 것입니다.
셋째는 교회 존재와 사역의 시작이자 본질은 성령의 충만함입니다. 이것은 신앙생활이 내 뜻, 내 경험, 내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매 순간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해 주셨으니 우리가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고 기다리면 성령의 충만함으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오늘도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가 예배드리는 모든 성도들의 삶 가운데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