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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해] 부활절(3-2) - "양과 이리에게 주신 말씀"/이태영 목사

이태영 2018-04-13 (금) 10:23 6년전 2610  

2018년 4월 15일 부활절 셋째주일/장애인주일, 4.19혁명기념주일

 


  

양과 이리에게 주신 말씀

 

 

요 10:1~18,

 (겔 34:11~16, 히 13:7~10, 20~21)

  

                                                                                                                                                     이태영 목사 (군산 수산교회)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양의 이름을 알고, 양은 예수님의 음성을 압니다.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과 양은 매우 특별한 관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양의 이름을 압니다. 양 한 마리, 한 마리의 이름을 모두 알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양떼를 부르실 때 ‘모두 나와라’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하나씩 하나씩 이름을 부르십니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관계임을 말합니다. 개역성경은 10장 3절을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라고 번역했습니다. 해당 구절을 원문으로 보면 양은 복수로, 이름은 단수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양떼를 부르실 때, 양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신다는 것입니다. 

   목자들이 양들을 한 양우리에 넣을 때, 양들은 모두 섞여서 들어간다고 합니다. 한 양우리에 여러 목자의 양들이 섞여서 휴식도 취하고 잠을 자게 됩니다. 휴식이 끝나면 목자들은 문 앞에서 독특한 소리로 신호를 냅니다. 그러면 양떼들은 자기 목자의 소리를 알아듣고 문 밖으로 나와 자신의 목자를 따라갑니다.(참고: 비슬리-머리, 『요한복음』이덕신 역, 솔로몬, 377쪽)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양의 이름을 알고, 양은 목자의 음성을 압니다. 예수님께서는 보다 특별한 표현을 사용하십니다. 그것은 ‘내 양’(요 10:14)이라는 말입니다. 원문에는 ‘내것’(에모스, mine)으로 되어 있습니다. 두 개의 단어가 아니고 한 단어입니다. 한 단어는 나눌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것’이라는 표현을 통해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과 양은 서로 분리할 수 없는 일체임을 강조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표현은 “나의 것은 모두 아버지의 것이고 아버지의 것은 제것입니다”(요 17:10)에서 정점을 이룹니다.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양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한 몸이라”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양을 생명과 구원의 길로 인도합니다.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양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10장 3절에 ‘인도하여낸다’는 표현은 매우 중요합니다. 인도한다는 말에 사용된 ‘엑사고’는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광야로 인도해낼 때 사용된 말이기도 합니다( 3:8, 12, 20:2, 29:46, 레 22:23, 23:43, 민 15:41, 신 1:27, 26:8 등). 

   에스겔 34장의 말씀도 같은 맥락의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친히 목자가 되셔서 하나님의 양을 찾으십니다(겔 34:11, 12). 흩어진 양들을 모아서 건져내십니다(겔 34:12). 그리고 좋은 꼴을 먹이십니다(겔 34:14). 히브리서도 같은 고백을 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양들의 큰 목자가 되신다는 것입니다(히 13:20)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양에게 생명을 주시고 그 생명을 더욱 풍요롭게 하십니다(요 10:10). 요한복음은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주의 백성들과 함께 하시는 모습을 ‘은혜와 진리의 충만함’(요 1:14) 그리고 ‘은혜 위의 은혜’(요 1:18)로 고백합니다.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는 양들에게 있어 문이면서 목자입니다. 구원의 길로 이끄는 문이면서(요 10:7, 9), 동시에 생명과 풍성함을 주시는 목자(요 10:10, 11)입니다. 예수님께서 문이면서, 목자가 되신다는 표현은 매우 특별합니다. 문은 통과하는 것이며, 목자는 궁극적 실재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통해서 나에게 오라’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예수님께로.' 이것이 우리의 방향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구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선택할 문이며, 도달해야할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문이시며, 길이 되십니다. 그리고 목자가 되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통해서 예수님께로”라는 말을 또 다른 표현으로 말하면 '예수님을 통해서,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께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처음 되시고 나중 되시는 예수님'도 우리의 고백이고, '처음과 중간과 나중이 되시는 예수님' 역시 우리의 고백입니다.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양에게 말씀하십니다.

   “나를 통해서 나에게 오라”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은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립니다.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 양을 사랑하시는 마지막 방법은 목숨을 버리는 것입니다(요 10:11, 15, 17, 18*2). 예수님께서는 이리가 양의 목숨을 노리고 올 때,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을 자세히 보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 이리는 복수가 아니라 단수로 사용됩니다. 이리는 대체로 떼로 다닐 때가 많습니다. 신약성경에는 이리가 6회 나오는데(마 7:15, 10:16, 눅 10:3, 요10:12*2회, 행 20:29) 요한복음을 제외하고는 모두 복수로 나옵니다. 그러나 오늘의 본문에서는 이리 한 마리가 양들을 노리고 온 것입니다. 정상적인 목자라면 크게 고함을 지르든지, 지팡이를 휘두르면서 그 이리를 내쫒을 것입니다. 이리가 떼로 몰려오면 목자 혼자서 당해내기가 어렵겠지요. 하지만 이리가 한 마리이니 얼마든지 싸워서 내쫓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일 이리가 매우 강하고 힘이 좋다면 싸우다가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삯꾼은 이리를 보고 도망하지만 선한 목자는 죽기까지 싸운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목숨을 버린다"고 하셨습니다. 선한 목자는 이리와 싸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기의 목숨을 이리에게 내어준다는 것입니다. “(목숨을)버린다”(요 10:11, 15, 17)고 할 때 쓰인 말은 ‘티데미’입니다. ‘내려놓는다, 두다, 놓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리가 왔을 때, 참된 목자는 자신의 목숨을 내려놓는다는 것입니다. 이리와 목숨을 내걸고 싸우다가 장렬하게 죽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목자는 이리 한 마리 정도는 내쫓을 수 있음에도 싸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대신, 굶주린 이리 앞에서 겸손하게 무릎을 꿇습니다. 지팡이도 내려놓고, 겉옷도 벗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눕습니다. 이리 앞에 자신의 목숨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목자의 몸을 먹고 포식한 이리가 돌아가도록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힘없는 양들을 지키려 합니다.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께서는 이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어서 나를 먹으라.”

 

   우리는 질문할 수 있습니다. 목자가 크고 단단한 지팡이로, 돌멩이로 자신을 쫓는 대신 순순히 자신의 몸을 먹으라고 할 때, 그 순간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목자를 물어뜯어 마침내 죽을 때까지 저항 한 번 하지 않는 목자에게서 이리는 어떤 느낌을 받을까요? 목자의 펄떡이는 심장을 파먹고, 흘러내리는 따뜻한 피를 핥아먹는 이리는 무슨 마음이 들까요? 목자의 속살을 먹어치우는 과정에서 이리에게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우리는 모든 것을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그가 거룩한 것을 먹었으니 거룩하게 변화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큰 변화이든, 작은 변화이든 이리는 거룩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동시에 이 놀라운 광경을 숨죽이며 바라보았던 양들도 거룩하게 변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거룩한 변화를 통해 주님께서는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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