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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해] 부활절(3-1) - " 그 사이 " / 송종근 목사

관리자 2019-05-03 (금) 10:00 18일전 61  

본문) 열왕기상 3:5~11, 요한복음 4:31~38, 골로새서 3:1~11

         

오늘은 부활절 셋째주일입니다. 죽음이라는 한계를 뛰어 넘어 부활의 지평을 열어주신 예수께서는 부활 후 제자들과 성도들에게 나타나 증인이 되라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죽음의 어두운 그늘에 갇혀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더 이상 죽음의 어둠이 우리를 덮을 수 없음을 선포하라는 것이죠. 이 귀한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을 들고, 마리아를 필두로 한 여인들도, 베드로와 제자들도, 그 기쁜 소식을 세상에 널리 전하여 수많은 사람들을 다시금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게 만들었음을 성경은 증거합니다. 특별히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세 본문의 말씀은 부활을 경험한 우리가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답을 제시해 줍니다. 오늘 세 본문을 통해 주시는 거룩한 하나님의 진리를 통해 우리의 신앙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거룩한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복음서의 말씀은 예수께서 사마리아 성에 들어가셨을 때 발생한 에피소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수가성에서 물을 길러 나온 여인과 마주친 예수님께서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와 같은 복음을 선포하사, 큰 은혜를 받은 여인이 동네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난 예수님에 대해 증거한 이야기죠. 주목할 것은 처음에는 조금은 거리감을 두고 예수를 대하던 여인이 예수님과의 대화를 마치고 돌아가 사람들에게 전할 때는 예수를 그리스도라 증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해소되지 않는 인생의 갈증 속에 살아가던 여인이 예수님과의 그 짧은 만남과 대화를 통해 목마르지 않는 생수의 복음을 얻게 되었음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는 그 이후 제자들과 예수님의 대화를 다루고 있는데 저는 오늘 복음서의 첫 머리에 등장하는 그 사이라는 단어에 집중해 살펴 보고자합니다.

오늘 성경이 말하는 그 사이는 예수님의 복음이 수가성 여인에게 전해지고 난 직후부터, 그녀의 증언이 동네에 퍼져 동네 사람들이 예수를 만나러 나오기 전까지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 깊은 깨달음을 얻은 여인이 동네 사람들에게 전하여 그들이 움직이기까지의 시간을 말하는 것이죠. 아마도 짧게는 10분에서, 대략 30분 내외의 시간이 걸렸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길지 않은 이 시간 동안 제자들과 예수님은 서로 다른 것에 집중했음을 성서는 보여줍니다. 같은 지역에서, 같은 사람을 만나고, 같은 상황에 놓여 있었지만 예수님의 시각과 제자들의 시각이 달랐던 것이죠.

제자들은 이 짧은 시간을 재충전의 시간으로 바라봤습니다. 잠시 숨도 돌리고, 허기진 배도 채우는 기회로 삼은 것이죠. 그래서 오늘 말씀에서 보듯 제자들은 예수님께 먹기를 청하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제자들의 첫 번째 임무는 스승을 보좌하고 보필하는 것입니다. 보좌하는데 있어서 첫째는 끼니를 제대로 챙기는 것이죠. 혹여나 지치거나 허기지지 않도록 옆에서 돕는 것이 제자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스승의 건강이 자신들의 앞날을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니까, 그 스승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 제자들에게는 중요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잠시 난 틈을 이용해서 예수께 드시기를 청했던 것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먹어야 힘을 내고, 먹어야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 제자들의 생각이었습니다.

반면 예수님은 이 시간을 제자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성경은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허기진 배를 채우는 일보다 영적으로 허기지고, 지쳐버린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선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34절을 통해 이렇게 말씀합니다.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 이니라지금 예수님께 중요한 것은 육신의 연약함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영적인 연약함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사마리아 사람들을 위한 일이 더 중하고, 그 일을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그 일이 곧 예수님의 양식이라는 것이죠. 마치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고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선포하셨던 산상수훈의 그 가르침과 같은 맥락인 것입니다. 구원받은 우리가, 부활의 영광을 경험한 우리가 집중하고 바라봐야 할 대상은 육신의 문제가 아닌 영적인 문제, 하나님의 뜻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덧붙여진 추수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은 성도된 우리가, 부활의 영광을 경험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분명한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추수가 가까운 밭에서 우리가 할 일은 거두는 일이라는 겁니다. 누군가 우리보다 먼저 뿌려놓은 거룩한 씨앗을 거두어 하나님의 창고를 가득 채우는 것, 누군가의 헌신과 희생, 열정으로 이룩한 거룩한 열매들을 거두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 부활의 영광을 목격한 우리가 오늘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복음서는 보여주는 것이죠.

반면 오늘 구약의 말씀은 그 사이를 살아간 솔로몬을 통해 우리에게 도전을 던져 줍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열왕기상 3장의 말씀은 솔로몬이 처음 왕이 되어 행한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솔로몬이 자신의 왕권을 공고히 다지면서 동시에 하나님 앞에 일천번제를 행하였음을 기록합니다. 솔로몬의 일천번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행한 번제의 규모 때문이기도 하지만, 신본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에서 왕인 솔로몬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행하는 것이 이스라엘 왕의 본질이라는 면에서 솔로몬은 가장 기본이 되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그 안에서 나라를 다스렸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솔로몬의 일천번제는 일반적으로 천일간의 예배를 의미한다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학자들 사이에서는 천일의 의미보다는 거대한 제사, 지극한 정성이 깃든 제사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보통 왕들은 이런 거대한 제사를 자신의 안위와 자신의 번영,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계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을 통해 자신을 위한 거대한 복을 구하는 것이죠. 그러나 오늘 말씀에서 보듯 솔로몬은 꿈 가운데 나타난 하나님께 사적인 이익이나 명예, 권력을 추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대행자로서 백성들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구하고 있음을 우리는 목격합니다. 모두가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자신의 날을 더 길게 하려고 애쓰는 그 사이를 솔로몬은 하나님의 거룩한 대행자로서 바로 설 수 있는 지혜를 얻는 기회로 삼은 것이죠. 세상은 틈만 나면 자신의 이익과 자신의 출세를 위해 노력하지만 거룩한 주의 자녀로, 거룩한 주의 대행자로, 거룩한 부활의 목격자로 부름 받은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님의 뜻을 세상에 온전히 드러내는 거룩한 증인으로 사는 것임을 오늘 구약의 말씀은 솔로몬의 일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서신서의 말씀에서는 위의 것을 찾으라는 권면으로 연결됩니다. 오늘 서신서의 말씀을 통해 바울사도는 부활을 경험한 성도들이 세상을 살아갈 방향을 제시합니다. 성도는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가,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한 존재들입니다. 죽음을 통해 우리는 음란, 부정, 사욕, 악한 정욕, 탐심을 버리고, 거룩한 새 사람으로 거듭났다는 점을 바울은 강조하면서, 부활을 경험한 우리가 이제는 창조하신 이의 형상을 따라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은 존재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지식에까지 새롭게 하심을 입었다는 것은 더 이상 우리가 죄의 노예가 되어 죽음의 굴레에 얽매여 사는 존재가 아니라 죽음 넘어 부활의 소망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우리들의 소속이 이 세상이 아닌 하나님 나라이며,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존재이며, 그 삶을 통해 하나님을 세상에 드러내는 도구라는 점을 바울은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아직은 완전한 존재로 거듭나지 못했지만 성도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닮아가려는 적극적인 순종의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는 현실적으로 거짓 교사와 가르침으로 혼란 가운데 방황하던 골로새 교회 성도들을 향한 권면이기도 했지만, 오늘 부활의 영광을 경험한 우리가 나아가야할 바른 방향에 대한 교훈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신서의 그 사이는 부활을 경험한 성도들이 다시 오시겠다 약속하신 예수를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그 시간은 우리끼리만 모여 즐거워하며, 기뻐하고 즐기는 시간이 아니라 먼저 경험한 우리가, 받은 은혜와 사랑을 온 몸으로 살아 세상에 부활의 기쁨과 영광을 드러내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특별히 어린이주일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어린이날과 어린이주일이 딱 맞아서 더욱 뜻깊은 날이기도 하지요. 최근 들어 교회학교가 점점 위축되어가고, 점점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교회에서 사라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기도 합니다. 저출산의 영향이 있기도 하지만, 과거에 비해 아이들의 신앙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 현실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이 위기의 때 오늘 세 본문을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먼저 살라는 것입니다. 모두가 자신의 필요와 요구에 충실한 그 사이를 살아갈 때 부활의 영광을 경험한 우리가 그 기쁨으로, 그 사랑으로 충만한 인생을 살아가면 어른의 거울 된 어린이들은 자연스레 그 길을 따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긍정적이고, 건강한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듯, 우리가 먼저 주의 은혜와 사랑으로 충만해 질 때 자연스레 아이들도 그 거룩한 길에 자발적으로 들어서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의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던져진 그 사이의 고민은 오늘 우리들의 발걸음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복음서의 말씀을 통해 예수님은 그 사이 우리들의 시선이 머물러야 할 곳을 가르쳐 주셨고, 구약의 말씀을 통해 성경은 그 사이 우리가 준비해야할 과제를 제시해 주었습니다. 서신서의 말씀을 통해서는 그 사이 살아갈 우리들의 방향을 보여 주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짧은 그 사이의 기회, 오늘 우리는 어떻게 보내고 있습니까? 무엇을 보고, 무엇을 준비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그 사이 우리가 보여줄 모습을 통해 세상은 하나님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해 생각하고 평가한다는 점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부활의 감격과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오늘, 주의 전에 나와 한결같은 모습으로 예배하고 섬기는 우리들의 인생이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 이니라선포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인생들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불필요한 사족 그 사이 - 필자는 이 시간을 부활 후 승천하신 예수께서 다시 재림하시는 시간으로 생각했습니다. 우리에게는 2천년이라는 긴 시간이지만, 하나님께는 찰나의 시간일 수 있다는 믿음 안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한 이 짧은(?) 기회를 어떻게 보낼까 하는 고민에서 말씀을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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