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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해] 사순절(1-1) - "참된 회개의 열매" / 이영재목사

관리자 2018-02-15 (목) 20:33 6년전 3264  

본문) 욜2:12~17, 딤후2:11~13, 눅9:51~62

 

올해 2018년에는 성회수요일이 2월 14일에 옵니다. 지난 수요일이 성회수요일이었습니다. 성회수요일부터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을 가리켜 ‘사순절’이라고 부릅니다. ‘성회수요일’이란 영어로 Ash Wednesday라 하고, ‘사순절’은 영어로 Lent라고 합니다. 성회수요일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입니다. 오늘 주일이 11일이니까 사순절이 벌써 나흘이 지났습니다. 공교롭게도 설날 명절이 이 나흘 기간에 끼었습니다.


‘성회수요일’에 나오는 글자 중에 ‘회’(灰)자가 있습니다. 이것은 불에 타고 남는 재를 가리킵니다. 그래서 더러는 ‘재의 수요일’이라고도 부릅니다.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르면 이 날 성도들은 재를 뒤집어 쓰거나 이마에 재를 바르고 회개합니다. 성도가 지난 해에 저질렀던 자신의 죄와 허물을 기억하고 뉘우치면서 통회 자복하는 날입니다. 특별히 죄로 인하여 힘들었던 자신의 과오를 회상하면서 주님의 십자가 아래에 죄를 고백하고 무거운 죄짐을 벗는 날입니다.


교회전통에서 남자는 머리 위에 재를 뿌렸지만, 여자는 수건을 머리에 쓰고 있으니 이마에 십자가 모양으로 재를 발랐다고 합니다. “재를 덮는 행위” 는 성서에 의하면 자신의 죄를 참회하는 표현입니다. ‘재’를 가리키는 히브리어 단어는 <에페르>입니다. 사람이 큰 재앙을 당했을 때 자신의 죄를 참회하여 굵은 베옷을 입고 재<에페르>를 뒤집어쓰곤 하였습니다(에4:3; 욘3:6). 욥은 티끌과 잿더미 가운데서 회개하였습니다(욥42:6). 다니엘도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재를 무릅쓰고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단9:3). 이처럼 성도가 성회수요일에 재를 뒤집어쓰거나 이마에 잿물을 바르는 행위도 회개를 의미합니다.


성경에는 ‘재’<에페르>와 함께 ‘먼지/티끌’을 뒤집어쓰는 구절도 나옵니다. 이 때 ‘티끌’은 히브리어로 <아파르>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회개하는 행위를 상징할 뿐만 아니라 덧없는 인생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너는 흙<아파르>이니 흙<아파르>으로 돌아  가리라”란 말씀(창3:19)은 죽을 수밖에 없는 죄인의 숙명을 표현한 말씀입니다. 선악과를 먹었기에 죄에 빠진 인간은 죽음의 저주를 받았습니다(창2:17). 재와 티끌을 뒤집어쓰는 성회수요일의 예배에서 성도들은 죄인의 유한성을 각성하면서 죄를 근본에서 회개하는 전통은 아름답습니다. 특별히 이 날 하루단식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올해는 설날 연휴가 바로 이어지니 단식하기가 참 곤란했을 것입니다.


사순절 40일의 기간에 모든 성도는 회개하는 마음으로 생활하자는 것이 근본 취지입니다. 회개하려면 자신의 죄에 대한 각성이 날카로워야 합니다. 40일의 기간을 정한 데에는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 간 단식을 하신 후에 시험을 당하신 사건을 기념하자는 뜻도 들어있습니다. 더 나아가 모세가 시내산(호렙산)에서 야훼 하나님을 뵈러 산 위로 올라가서 40일 동안 단식한 사건을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사순절의 막바지에 교회는 고난주간을 지킵니다. 올해는 3월 31일에 사순절이 끝나고 4월 1일에 부활주일이 옵니다. 3월 25일에 종려주일을 지키고 그 주간에 고난주간을 지킵니다. 사순절은 예수님의 고난을 기념하는 데서 절정에 이릅니다. 갈릴리에서 공생애 기간을 지내시고 마침내 예루살렘 도성 안으로 입성하셔서 도성의 지도자들을 꾸짖으시고 마침내 체포되어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신 사건을 고난주간에 기억합니다 예수님의 . 고난을 사순절 내내 기억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은 성도의 마땅한 자세라 하겠습니다. 이 기간 동안 가능한 한 결혼식과 같은 큰 잔치를 삼가고 부득이할 경우에는 절제하며 지내는 것이 관례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순절 기간에 대개 민족의 고난을 기억하는 삼일절이 들어 있으니 특별히 예수님의 고난과 민족의 고난이 자연스레 연결됩니다. 내년에는 삼일절 100주년이 되는 해이니 올해 사순절에 특별히 삼일절 99주년을 기억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습니다. ‘회개’는 헬라어 원어로 <메타노이아>라고 합니다. <메타>는 ‘뒤로/거꾸로’란 뜻의 전치사이고 <노이아>는 ‘생각’이란 뜻의 명사입니다. <메타노이아>는 생각을 뒤집어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각이 바뀌면 마음결도 달라지고 행동도 변할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서 죄를 용서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니(막1:4),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이 다 나아가 자기 죄를 자복하고 요단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습니다(막1:5). 회개한 사람은 행동이 바뀌며 자기가 살고 있는 장소 예루살렘을 떠나 광야로 나아가는 삶의 변화를 보입니다.


구약성경에는 많은 예언자들이 회개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예언자들은 <슈브>란 히브리어 동사를 사용했는데 그 뜻은 ‘돌아오다/돌이키다’란 뜻입니다. 우상을 섬기는 죄로부터 돌이켜서 하나님 앞으로 돌아서는 행위가 회개입니다. 예언자들은 야훼께로 돌아오라고 이스라엘에게 절규하였습니다. 하나님을 등지고 이웃을 괴롭히는 악한 폭력의 삶을 버리고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삶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선포하셨습니다. 갈릴리 호숫가를 거니실 때 제자들을 불렀습니다. ‘나를 따르라’라고 하시니 제자들이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서 예수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이처럼 회개는 행동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회개는 먼저 생각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선악과를 먹고 이기주의에 물든 사고방식을 고칠 것을 요구합니다. 자신의 이득을 꾀하고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모든 사고방식을 저버려야 하나님을 중심으로 사는 사고가 시작됩니다. 무엇을 해야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인지를 아는 지혜가 생깁니다. 이것이 아름다운 생각의 변화입니다. 자신의 영예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는 삶으로 돌아서는 것이 참된 회개입니다. 개인의 이득을 최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을 가리켜 ‘사사화’(私事化, privatization)’란 용어로 표현한다면, 하나님을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을 가리켜서 ‘공공성’(公共性, publicity)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생명을 창조하시고 살리시는 분이시기에 최고의 ‘공공성’을 띤 유일하신 분입니다. 창세기 1장 28절은 이 공공성을 표현하여 ‘모든 생물을 다스릴지니라’라고 명령하십니다. 오늘 봉독한 누가복음서 9장의 말씀에는 예수님을 따르지 않는 사마리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기로 정해진 날짜가 가까운 줄 아시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려 하셨다고 합니다. 예루살렘으로 가려면 사마리아를 지나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앞서 보내어 예수님을 영접할 것을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요구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사마리아사람들도 회개하면 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실 작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수님을 영접하기를 거절하고 예수님을 배척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이 회개를 거부하고 예수님을 거부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요?


예수님께서 사마리아에 머물지 않고 예루살렘을 가려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마리아인들은 예수께서 자기들을 위해서 봉사해 주기를 원했습니다. 사마리아에 머물러 함께 살기를 원했습니다. 유대인들과 절교하기를 바랬습니다.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멸시하였고 사마리아인들은 유대인들을 증오하였습니다. 예수가 예루살렘으로 가지 않고 사마리아를 위해 일한다면 영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마리아인 중심의 사고방식이 예수를 배척하게 했습니다. 유대인들도 유대주의의 사상 때문에 예수를 영접하지 못했습니다. 자기 생각만 하는 사사화(privatization)의 늪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따를 수가 없습니다. 회개는 자기만 위하는 이기적 삶을 돌이켜서 하나님의 공공성이라는 이타적인 삶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세상의 성공을 목표로 달려가는 사람이 그 길을 돌이켜서 하나님의 거룩한 뜻에 따라 하나님께로 가까이 나아가는 삶을 사는 것이 회개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면 모든 사사로운 욕망과 차별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헬라인이나 유대인이나, 노예나 자유인이나, 여자나 남자나 하나님 앞에서 차별이 없다고 가르쳤습니다. 사마리아인들이 유대인들에 대한 피해의식과 적대감을 버리고 자기중심성의 고집을 극복하지 못했기에 예수님을 영접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사로움의 이기적 사상을 버리고 하나님의 만물을 이롭게 하는 공공성의 사상으로 전환하여 원수도 사랑하는 것이 참된 회개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사는 삶을 돌이켜서 예수님이 살아가신 전적인 이웃사랑의 길로 따라 나서는 것이 진정한 회개입니다.


참된 회개는 하나님과 화해한 결과로 열매를 맺어야합니다. 창조주이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회개의 열매입니다.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와야 예배가 가능해집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받아주시려면 우리가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려야 함을 두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예배를 드리는 자가 이기주의에 빠져서 자신의 이득과 욕심만을 추구한다면 예배는 소용이 없어집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인간의 행위이지,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하나님을 이용하는 행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소제와 전제를 받아 주시는 전제조건은 예배자가 하나님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온전히 이해하고 하나님이 보시기에 합당하게 사는 삶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은혜롭고 자비롭고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애하신 하나님임을 깨달아 아는 것이 바로 회개의 첫 열매입니다(출34:6). 자신에 대한 애착이나 사랑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 이웃을 위하여 사는 것이 회개의 결실입니다.


영화 밀양이 좋은 사례를 보여줍니다. 한 살인자가 감옥에서 회개하니 주님께서 용서해주셨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는 피해자 앞에서 뻔뻔스럽게 자신이 용서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피해자는 또다시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주님께 용서를 받았다는 그 살인자는 진정으로 회개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와 화해하는 열매를 맺어야 온전한 회개가 이루어집니다.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피해자가 아직도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자신만 회개하고 용서받았다고 믿는 것은 지독한 이기주의적 속성의 자기최면에 불과합니다. 가해자가 진정으로 회개했다면 애써 피해자의 멍든 가슴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존재로 거듭나서 화해의 길을 전심전력을 찾아가는 것이 회개했음을 보여주는 진정한 열매입니다.


부장검사가 직위를 이용하여 부하 여검사를 성희롱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가해자는 반드시 피해자에게 사죄함으로써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아야 비로소 참된 회개가 성립합니다. 부하 여검사에게 큰 상처를 안긴 부장검사가 예수님을 믿고 회개하여 주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고 간증했습니다 가해자는 마음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역시 이기적인 자기위안에 불과합니다. 주님께서는 피해자를 찾아가서 그녀에게 진정으로 사죄하라고 요구하십니다. 피해자의 상처가 치유되도록 전심전력으로 노력할 때 비로소 회개의 열매가 맺힌다고 가르치십니다. 이기적 생각을 버리고 돌아서는 것이 우선 중요하지만 그 다음에는 하나님에게로 나아가기 위하여 행동으로 이웃과 참되게 화해하는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그래야 주께서 소제와 번제의 제사를 받아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산상설교에서 제물을 드리기 전에 형제와 먼저 화해하고 오라고 하신 말씀을 다시 묵상해 보십시오 마 ( 5:23-24).승천하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가 왔음을 느낍니다.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 앞에서 모든 인종차별이나 종교의 차이나 신분과 빈부의 차이 등 모든 차별을 버리는 것이 참된 회개입니다. 먼저 우리 주 안에 있는 모든 교회가 차별을 철폐해야 합니다. 모든 교우들 사이에 화목한 관계가 이루어지는 회개의 참된 열매가 교회에서 주렁주렁 맺히기를 바랍니다. 이리하여 모든 교회에 2018년도의 사순절에 회개의 복된 열매가 풍성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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