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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해] 주현절(3-4) - "새해의 소망" / 홍철화목사

관리자 2018-01-20 (토) 10:01 6년전 2974  

새해의 소망

 왕하 4:1-7,  요1 5:1-12,  요 2:1-12

 

   지난 해, 뜻 깊은 한해를 ‘80인생 기대하면서 살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하게도 그렇게 산 것 같습니다. 기대한 만큼 그다지 어긋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지나고 보니 다시 주어진 인생이 왠지 고맙고 귀하다는 느낌입니다. 다시, 새해를 맞으니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지금부터 주어진 삶은 전적으로 <하나님 은총이다>라 여기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은총의 나날로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 아가페모임 연습에서 나의 새 이름을 묻기에 <날새>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우리교회 <새날>지의 이름을 거꾸로 한 것입니다. 뜻이 뭘까 궁금히 여기므로 ‘날마다 새롭게’라고 했습니다. 매일을 새롭게 살고 싶습니다. 매 순간을 은총으로 지내고 싶습니다. 그런 뜻을 이름에 담아 기도처럼 생각했던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에게 잊히지 않을 친근한 이름이 될 것 같습니다. 

   제 새해의 소망은 ‘날마다 새롭게’입니다. 이제 거창한 계획 같은 것을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늘 하던 것에서 벗어나지 않고, 꾸준하게 지속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 번 설교 때 삶을 기적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처럼 매일 기적같이 따뜻하고 맑고 밝고 추하지 않은 인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1. 기적 같은 삶으로...

   오래전부터, 엘리야가 광야에서 기적처럼 까마귀가 물어다 주는 것을 먹고 지냈다는 어느새 다락방 표지그림을 좋아해서 액자에 걸어놓았습니다. 자연과 어울리는 삶이고, 매일 기적처럼 사는 것이 하나님의 은총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 

   오늘 말씀은 그 엘리야의 제자이며 후계자인 엘리사 때에, 그의 가르침을 받던 제자의 아내에게 있었던 일입니다. 본문에서 여인은 남편을 여위고 생활이 정말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빚을 많이 져서 갚을 수 없게 되자, 채주가 할 수 없이 그 여인의 두 아들을 종으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이 딱한 사정을 엘리사 선생님께 아뢰었던 것입니다. 엘리사가 그 사정을 듣고 일러준 방법이 오늘 구약 성서일과에 나오는 <기적> 내용입니다. 

   이 여인이 가진 것은 기름 한 병 뿐 이었습니다. 그러나 엘리사는 그 동네에서 그릇을 얻어서 방으로 들어가 그 그릇에 아들과 함께 오직 한 병 자기가 가진 그 기름병에 있는 것을 다른 모든 그릇에 부어 채우라고 하니 거기 가득 채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기름을 팔아서 빚을 갚습니다. 이런 일이 마술처럼, 기적처럼 되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서 어떤 사람들은 ‘나에게도 그렇게 되었으면....’소원할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 전래 동화에 <복덕 방망이>이야기가 널리 전해집니다. 어느 가난하지만 정직한 사람이 복을 소원합니다. 그 소원이 이루어져 <복덕 방망이>를 받습니다. 그것을 두드리면 소원하는 대로 나온다고 했습니다. “금 나와라 뚝딱!”외치면 그대로 됩니다. 참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이 성경을 그런 식으로 받아드려야 하는 걸까요?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우리교회의 생활에서 저는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실감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따뜻한 사랑에 감사하며 스스로 ‘이토록 사랑의 빚을 많이 지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랑의 빚을 나름으로 조금씩 갚아가며 살고자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자면 이런 빚 저런 빚을 많이 지게 됩니다. 빚진 인생은 삶이 힘들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롭습니다. 그런 때에 낙심하지 말고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이 성경에 나오는 여인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새로운 전기가 마련됩니다. 딱히 신기한 기적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처지를 이길 수 있는 변화를 경험합니다. 이것을<기적>이라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알고 보니까, 숨 쉬는 것이 기적이고, 보는 것이 기적이고, 듣는 것이 기적이어서, 삶의 사소한 하나하나가 기적처럼 체험 되었습니다. 

   이 여인의 기록을 그렇게 해석해 보는 것입니다. 엘리사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하니 그대로 기적 같은 삶이 이루어진다! 그런 것 말입니다. 하루의 삶, 한해의 삶, 이렇게 은퇴 이후의 삶을 돌이켜 보니 ‘기적 같은 삶이었다!’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하여 모든 염려를 다 주께 맡기고, 가볍게 즐거운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믿고 나서면 하나님 말씀 따라 사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모든 것이 합력하여 유익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어떤 처지에서나 기쁘고 감사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2. 하나님에게서 태어난 사람 - 하나님의 아들

   일전에 목사님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우리교회 애기 성민이 가윤이 돌 전후의 이 애기들이 무슨 염려가 있겠습니까? 무조건 엄마 아빠가 절대책임으로 자기를 살펴주는 것으로 믿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교회 실례를 들어 우리가 하나님의 아버지에게서 그렇게 태어난 아들 딸처럼 살면 된다는 것입니다. 너무 쉽고 이해가 잘 되는 예입니다. 하나님의 애기로 하나님의 친 아들과 딸로 태어난 새 삶을 살 때 무슨 염려가 있고 걱정이 있겠느냐는 그런 뜻이겠습니다.

   우리교회는 수년 동안 그 ‘하나님의 아들 수업’을 받은 것 같습니다. 과연 하나님의 아들과 딸로 사는 것이 나에게 사실인가 현실인가 그대로인가.... 이런 과제 말입니다. 예수님이 요단강에서 세례 받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확인된 것이 그 <하나님의 아들 됨>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좋아하시고 만족하며 기뻐하시는 아들이라는 것입니다(막 1:9-11). 믿음으로 사는 삶의 핵심이 바로 이것입니다. 참으로 믿는다고 확신하는 그 사람은 이 <원체험>이 있어야 합니다. ‘나는 하나님의 아들과 딸이다.’ 라는 것입니다. 

   이 선언이 서신서 본문 1절입니다. 읽겠습니다.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나아 주신 분을 사랑하는 사람은 다 그에게서 태어난 이도 사랑합니다.’이렇게 하나님의 아들로 태어난 사람들의 삶이란 오직 하나,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으로 사는 것’그 뿐입니다. 

   여러분이 이 세상을 얼마나 잘 느낍니까? 늘 그 속에서 시달렸고 익혔습니다. 피나는 노력으로 경쟁하고 비교하면서 살아야 했습니다. 어떻게 남보다 더 좋은 생활을 하나, 좋은 집 좋은 옷 좋은 음식 더 나은 직장 돈에 불편 없는 삶으로....

남 이기며 사는 생활에 치열한 몸부림을 쳐 왔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거기에서 벗어나 그런 부질없는 경쟁을 떨쳐버리고 새 패러다임을 세운 것입니다. 그 속된 세상을 이겨냈다는 것입니다. 그 경지를 <믿음으로 사는 것>라 했습니다. 5-6 절을 읽겠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이 고귀한 정체성을 증명한다는 말씀이 이어집니다. 그것이 성령이며, 물이고, 피라고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과 딸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성령이 입증합니다.(롬 8장 14절) 성령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하나님을 아바 아빠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내가 좋아한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때의 일을 <물>이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또 ‘피’라는 말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에 흘린 피를 말합니다. 십자가 사건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살게 된 이 놀라운 신분을 증언하는 것이 성령이고 물이며 피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뚜렷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이것이야 말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귀한 복을 누리고 산다는 것이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의 행복이라 하겠습니다.

 

   3. 축제 인생

   삶을 보는 각도가 다양합니다. 인생을 고해라고 하여 거기에서 벗어나자고 합니다. 그러나 삶을 받아드리고 기뻐하라고 합니다. 라틴어 carpe diem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을 다 알고 있습니다. 오늘을 기쁘게 살라 오늘을 즐겁게 살라는 교훈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이겠습니다. 삶이란 한마디로 딱히 정의 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받아드리느냐가 중요합니다. 내가 삶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 충실하면 됩니다.

   오늘의 복음서 요한복음 2 장은 예수께서 처음으로 행하신 기적 말씀입니다. 이 기적을 가나 혼인 잔치에서 행하십니다. 요한복음에는 기적 내용이 7 인데 그 첫 번째니까, 중요합니다. 이 말씀을 보는 사람마다 다양하게 이해할 것입니다. 한데, 왠지 이 <잔치>라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그 잔치에서 흥이 떨어지면 안 됩니다. 

   이 말씀, 혼인잔치 결정적 장면에서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알리는 것입니다. 포도주가 떨어지면 그 잔치에 흥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마리아가 다급하게 예수께 이 사실을 알리라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예수님이 망설이지 않고 그 집 술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라고 한 것입니다. 

   세계 이곳저곳 어디서나 축제가 있습니다. 축제 없는 나라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인도처럼 가난한 사람이 많은 그 곳에 축제행사가 얼마나 많고 다양 한가 놀라울 정도입니다. 삶이 어렵고 괴롭더라도 축제가 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개개인의 삶에서 생일이라는 날, 결혼이라는 날, 6순 7순 잔치가 있습니다. 뜻 깊은 날을 그냥 지내치지 않습니다. 

   잔치 집에 포도주가 떨어지듯이 인생에 어떤 결핍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안 되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에라도 좌절하지 말고 길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그 때가 기도하라는 때인 줄 알고 해보라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마리아가 하인에게 당부하는 말씀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는 그대로 하라!’는 것입니다(5절). 앞서 구약 말씀에서 엘리사가 하라는 대로 따랐던 그 과부처럼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하나님 말씀을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우리 인생을 축제로 사는 비결이 말씀을 순종하는 것이라고 알면 됩니다. 그 말씀이란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사는 삶이 축제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교회의 한 주간 삶은 항상 주일 예배가 <구원의 축하잔치>입니다. 특히 성만찬 때 늘 실감합니다. 그리고 또 주간에 <아가페> 모임으로 이어집니다. 매일의 삶을 복되게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받고 그렇게 꾸미면 가능할 것입니다. 한해의 소망이라고 거대한 꿈을 꾸는 것이겠습니까? 매일의 삶에 잔잔하지만 <기적>이 일어나고, 또 이 속된 세상에서 하나님의 자녀 된 특권을 받아(요 1:12) 하나님 나라를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겠습니까? 그와 같이 사는 사람에게 주어진 선물은 삶이 기쁨이고 축하잔치 같다는 것입니다. 

   금년 새해부터 내내 이런 감동과 기쁨이 가득하시기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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