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에스겔 3:16-21 행 4:1~4, 13~21 마 4:12~25
1. 지난 6일은 주현절로 주현절이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주현절 첫 주일입니다. 주현절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빛으로 드러내는 주님의 역사를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2. 성탄절기를 통해서 이 땅에 오신 하나님, 이 땅에 인간의 몸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주님의 역사를 나누었다면, 주현절기는 그 주님께서 이 땅에서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우리에게 알려주시고, 그 하나님의 나라를 전하시고 이루셨던 우리 주님이 누구이신지, 우리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에 대한 말씀을 묵상하고, 결단하는 귀한 절기입니다.
3. 궁극적으로는 그 주님을 통하여 우리가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주님의 제자로, 주님의 종으로 이 세상에서 어떤 섬김을 하고, 어떤 빛을 세상에 전할 것인가를 전하고 나눌 것입니다.
4. 우리가 주님의 제자로, 주님의 종으로 그리고 주님을 발하는 빛과 소금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 속에서 우리의 반석이 되는 주님의 몸된 교회가 진정 교회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고, 우리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인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생각할 때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5. 주님의 피를 흘려 허락해주신 주님의 몸된 교회는 복음의 생명력을 가지고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공동체가 되어, 세상에 거룩한 영향력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세상이 평가하는, 인식하는 교회는 우리의 시각과 다릅니다. 오히려 세상은 은혜롭지 못한 크리스챤들과 교회의 현실과 삶을 보며서, 거룩한 영향력이 아니라, 교회를 염려하고 있고, 교회는 그저 종교기관, 자신들만을 위한 종교공동체로 받아들이는 시대적 경향을 보며 한없이 마음 아프고 하나님 앞에 부끄럽습니다.
6. 왜 그런가, 그것은 생명의 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 말씀대로 한다면 세상을 위한 빛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빛이 약해지고, 심지어는 꺼져있기도 합니다. 소금이 맛을 내야 하는데, 맛을 잃어버리고, 모여있다가 녹아들기까지 하기 때문입니다.
7. 2023년 새해를 시작하는데, 우리에게 다가오는 새해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사회를 이끌어가야 하는 정치는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습니다. 포스트코로나(post covid-19)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경제는 빨강등이 켜져 있어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인간의 삶보다는 법과 원칙이 강조되면서 사회가 경직되어가고 있고 창조적인 희망의 비젼이 보이지 않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생태계의 경고 같은 여러 현상들을 보면서 인간의 편리와 풍요로움을 위해 끊임없이 경제발전의 논리로 신음하고 있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눈을 감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8. 이때 믿음을 가진 사람들, 그리스도의 복음 앞에 진실되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이 세상에 “긴박한 회개”를 외쳐는 거룩한 일입니다. 더 미룰 수 없는 회개의 전환적인 삶이 없이는 우리에게 내일의 희망이 없다는 것을 외쳐야합니다.
9. 이런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새해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구약의 에스겔서 말씀은 우리에게 정신을 차리도록 어깨를 치는 죽비와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주님께서 에스겔 선지자에게 “너를 이스라엘 민족의 파수꾼으로 세운다”는 말씀입니다. 여호와의 말씀을 듣고, 주님을 대신하여 백성들을 깨우치는 파수꾼이 되라는 주님의 명령이었습니다.
10. 파수꾼은 구경꾼이 아닙니다. 구경꾼은 자신이 보는 상황과 사건들에 대해 객관적으로 곁에서 보기만 하는 사람입니다. 즐길 것은 즐기고,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눈을 돌리고 감아 버리면 됩니다. 보고 있는 상황과 사건에 대해서 책임질 것도 없고, 마음 아파할 필요도 없습니다. 구름에 달 가듯이 살아가는 나그네 인생이어도 누가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11. 그러나 파수꾼은 다릅니다. 파수꾼(watchman)은 깨어 일어나 있어야 합니다. 파수꾼은 다른 사람이 자고 있을 때에도 눈을 뜨고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파수꾼의 의미는 “일정한 곳에서 경계를 하며 지키는 일을 하는 사람.” “개인이나 집단의 건강이나 사상 따위를 지켜 주려고 애쓰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12. 세상의 삶을 지켜주려고 애쓰는 사람, 일정한 지역에서 세상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 파수꾼입니다. 하나님은 주님의 종인 에스겔에게 민족의 파수꾼으로 세우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지켜주려고 애쓰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며, 바르지 못한 악한 영향력을 경계하며 지키는 일을 하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13. 하나님은 파수꾼은 자신의 말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을 대신하여 말해주고, 그들을 깨우치는 사람이라고 말씀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깨우치라”는 말씀이 6번이나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세우시는 민족의 파수꾼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깨우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깨닫게 하는 자라는 것입니다.
14. 그런데 여기 파수꾼이 해야 하는 사명인 “깨우치라”는 원문 zahar는 “경고하다 warning”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과 공동체에게 훈계하고, 경고하는 일을 파수꾼이 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15. 악한 사람에게 악한 삶을 깨우쳐 주지 않거나, 경고하지 않으면, 그리고 그 악한 사람이 그 훈계와 경고에 순종하지 않고 악한 길을 걸어가다 죽으면, 역시 파수꾼에게도 책임이 있어서 목숨을 보존하기 어렵다고 말씀합니다.
16.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데, 그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면, 하나님의 심판이 파수꾼에게도 임할 것이라고 주님 말씀하셨습니다.
17. 구약의 선지자들이 파수꾼이었다면, 초대교회의 파수꾼은 사도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과 부활의 사건을 체험한 사도들은 그들의 남은 인생을 주님을 위해 헌신하는 파수꾼의 삶을 살았습니다.
18. 복음의 말씀을 가지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그들은 파수꾼의 사명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전하고, 그 주님의 말씀으로 그들을 깨우치는 사역을 베풀었습니다. 그들의 생명력 있는 말씀을 들었을 때에 남자의 수가 오천명이 되는 놀라운 역사를 체험합니다.
19. 이런 놀라운 역사를 두려워하는 당시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제사장과 사두개파 사람들, 그리고 관리들과 장로님들은 이 복음의 사도들을 그냥 놔둘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사도들을 붙잡아 놓고 신문 하면서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 말라고 명령을 합니다.
20. 초대교회시대에 복음의 파수꾼으로 부름받은 사도들은 놀라운 증언을 합니다. 베드로가 성령이 충만하여 증언합니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고, 하나님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행하는 일들을 당신들은 막지 못한다.” 사도들이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 이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담대한 증언을 합니다. 천하 사람중에 구원을 받을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다, 고 담대하게 선포했습니다.
21. 복음의 파수꾼으로 부름받았기에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걱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증언으로 닥칠 미래의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가. 그것은 복음의 은혜를 받은 시대의 파수꾼이었기 때문입니다.
22. 복음의 파수꾼들이 흔들림이 없자,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도 말고, 가르치지 말라”고 하였을 때, 사이다와 같은 소리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너희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고 담대하게 선포했습니다. 정말 대단한 복음의 파수꾼이었습니다.
23. 그 시대의 유대교 지도자, 정치적 지도자들이 경고하며 할지 말라고 했던 것이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입니다. 말하는 것, 가르치는 것, 이것은 하나님께 에스겔을 부르실 때 하셨던 민족의 파수꾼의 역할입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복음으로 세상 사람들을 깨우치는 것이고, 복음의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훈계하며, 경고하는 것입니다.
24. 이런 초대교회 시대 때 이런 복음의 파수꾼, 담대한 복음의 파수꾼들이 있었기에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게 되었으며, 그 은혜로 우리가 주님을 믿고 있습니다.
25. 가장 거룩한 파수꾼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이 땅에 인간의 몸으로 오신 분이 우리 예수님이십니다. 우리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진정한 파수꾼의 삶을 사셨고, 거룩한 파수꾼으로 그 시대의 세상과 모든 세대의 세상에 거룩한 영향력을 주었습니다.
27. 거룩한 파수꾼으로서의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첫 번째 하신 말씀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마 4:17) 선포하십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자랑하고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하나님 뜻대로 살지 못하는 이스라엘 백성들, 이 모든 것을 인정해주고, 오히려 위선의 삶을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는 사람들에게 참 파수꾼이 해 줄 수 있는 사랑과 구원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는 “회개하라”였습니다. 회개하는 전환의 삶이 아니고서는 전혀 구원의 가능성이 없었기에, 그들에게 회개하라는 경고를 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깨우쳐 새로운 존재로 살아가도록 하시는 진정한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하셨습니다.
28. 이 땅에 진정한 참 파수꾼의 사명을 위해 주님은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주님은 은혜를 받은 사람들에게 ‘나를 따라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는 영적인 도전을 주었습니다. 물고기를 잡는 삶에서 사람을 낚는 어부의 삶으로의 전환 그리고 그 결단은 그들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29. 첫 번째 제자가 되었던 그들은, 참 파수꾼이신 예수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그 길을 나서기 위해 베드로와 안드레 형제는 그들을 지켜 주었던 그물을 버려두고, 앞으로 지켜줄 예수님을 따라 나선 것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그 길을 나서기 위해 그들의 기반이었던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참 파수꾼 예수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30. 그물과 배를 버리고 떠난 제자들은 지금까지 물고기를 잡는 인생에서 사람을 낚는 인생으로 전환됩니다. 물질, 경제 위주의 가치관에서 인간 위주의 가치관으로의 전환이었습니다.
31.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제 우리 시대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참 파수꾼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내 말과 내 뜻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주님 보시기에 의로운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과 공동체들에게 ’깨어 일어난 참 파수꾼‘이 되어 그들에게 경고하고, 가르치고, 훈계하여 그들이 바른 길을 가도록 사명을 감당하도록 합시다.
32. 점점 어두워지고 희망의 심지가 약해지는 이 시대에 주님이 그러하셨듯이, 사도들이 그러하였듯이, 우리 교회가 참 파수꾼의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진정 살아있는 파수꾼의 교회가 세워져서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더 두려워하는 교회, 사람을 낚는 교회 그리고 세상 사람들을 깨우치고 깨닫게 하는 교회가 되어, 세상에 희망의 빛을 주는 교회로 섬기도록 합시다. 참 파수꾼이신 여러분과 이 지역을 위한 참 파수꾼의 교회를 주님께서 인도하시고 도와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