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문) 창 1:1-25, 계4:1-11, 요 1:1-5
1) 창조절
창조절 첫 주일입니다. 우리 교단이 사용하는 삼위일체력으로 창조절은 한 해를 새롭게 출발하는 성부(聖父)의 계절입니다. 금년 창조절은 성서일과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1년 차 본문으로 출발합니다.
우리 교단이 사용하는 삼위일체력은 사람들의 탐욕과 무절제(無節制)함으로 창조의 질서가 무너지고 이로 인해 많은 재앙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금의 이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매우 큰 의미를 갖습니다.
지난 주 네팔과 티벳 지역의 빙하호수 붕괴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실종된 대홍수가 일어났고, 얼마 전 미국에서도 미국 사람들이 자랑하는 요세미티 공원에서 빙하가 붕괴되어 큰 홍수가 있었고, 스위스 알프스산의 빙하도 붕괴되어 산사태가 발생했다고하며,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의 빙하도 크게 녹아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 일들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警告)라는 점을 알고, 지금 창조질서의 회복을 위해 우리 생활 양식의 대전환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 들고 시집 가고 있으면서 홍수가 나서 그들을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 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 (마 24:37-39)고 경고하신 말씀이 오늘 이 세대를 향해서 주신 말씀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번 네팔 대홍수 참사는 많이 가진 나라 사람들이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편리하게 생활하는 데서 발생한 온실가스가 원인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분명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피해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입고 있습니다. ‘기후 불평등’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이제는 가해자들인 잘 사는 나라들이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 ‘가진 나라’의 대열의 앞자리에 들어 있습니다. 이 현실을 보고 그냥 넘어가는 것은 양심이 없는 짓입니다. 대안(代案)을 지금 여기서 찾아야 합니다.
2) 하나님이 창조하셨습니다
성경 창세기 첫 장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말씀으로 시작하는 것은 하나님의 계시(啓示) 중 가장 큰 계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수없이 많은 말씀들이 있을 터인데 성경을 여는 첫 서두에 이런 엄청난 말씀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그래서 불신자인 어떤 분은 이 첫 말씀을 읽고는 성경을 덮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분은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말이라고 하며 성경을 덮었다고 하는 말을 덧부쳤습니다. 이 말씀을 통과하지 못하고서는 기독교에 입문(入門)할 수가 없습니다. 또 이미 기독교인이 된 우리는 이 말씀을 우리 신앙의 첫 출발점으로 믿고 있습니다.
우리 기독교의 신앙고백인 사도신경의 첫 절이 바로 “전능하사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라는 고백입니다. 그만큼 이 말씀의 의미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늘 창세기 1장의 본문은 하나님이 온 세상 모든 만물을 창조하신 사실을 설명해줍니다. 하나님은 엿새에 걸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만물(萬物)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빛을 창조하시고, 하늘과 바다와 땅, 우주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땅에 존재하는 모든 식물들과 동물들 등의 생명체를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맨 마지막 이 모든 세계를 관리하며 그 모든 것들과 더불어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창조 하셨습니다. 사람을 비롯하여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주인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이 모든 것을 하나 하나 창조하시면서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고, 질서 있게 움직이도록 하신 뒤 이를 보시고 매우 만족하셨습니다. 성경은 여러 차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는 ‘혼돈과 무질서 가운데 있었던 세계(Chaos)’를 ‘질서의 세계(Cosmos)’로 만드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처럼 조화롭고 질서 있게 움직이는 세계를 보시고 만족해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아름답고 조화로운 세상은 우리 사람들의 탐욕에 의해 무너지고 훼손되었습니다. 지금 지구촌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모든 재난들은 사람들의 탐욕이 빚어낸 결과입니다.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우리들이 무너뜨린 결과로 이 세계가 지금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재난들은 하나님이 우리 인류에게 보내는 회개를 촉구하는 신호라는 사실을 우리들이 깨닫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하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절대적 사명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3) 그리스도가 만유(萬有)의 주님이십니다
요한복음 1장 서두의 말씀은 ‘로고스(logos) 그리스도론’을 보여줍니다. 태초에 로고스 곧 진리이신 그리스도가 계셨고, 이 그리스도는 하나님과 태초부터 함께 계셔서 모든 만물을 창조하는 사역에 함께 하셨음을 말씀해줍니다. 오늘 본문 3절은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고 했습니다.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가 곧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의 창조주이시고, 주인이라는 엄청난 신앙고백을 했습니다.
당시 권력자들에 의해 아무 저항도 하지 못하고 십자가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죽음을 당한 예수님이 온 세상 만물의 창조주시라는 이 고백은 십자가 곁에서 마지막까지 예수님의 처참한 죽음을 지켜본 사도 요한의 고백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요한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또 성령의 체험을 하고서 분명하게 믿음으로 이 엄청난 고백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로마의 황제를 신(神)으로 숭상하며 황제 숭배를 하던 1세기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던 사람들에게 십자가에 못 박혀 힘없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시고, 창조주라는 선언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제국(帝國)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다 황제의 소유라고 생각하던 로마제국의 신민(臣民)들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창조되었고, 예수님이 그 만물의 주인이시라는 이 말씀은 로마제국의 근본을 흔드는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황제에 대한 도전이 될 수도 있는 이 말씀을 사도 요한은 당당하게 외쳤습니다. 이는 사도 요한의 확신에 찬 신앙고백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신앙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바로 주님이 만드신 것이고, 주님이 주인이심을 믿습니다. 지금도 우리들의 이 고백은 현대과학의 세례를 받은 사람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요한처럼 고백합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고, 이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창조 사역을 함께 이루심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만유(萬有)의 주인이 되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부릅니다’
4) 만물을 지으신 주의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찬양
사도 요한은 밧모섬에 유배되어 있으면서 하나님이 보여주신 환상을 보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기록했습니다. 이 말씀이 요한계시록입니다.
요한은 “이리로 올라오라”고 하는 나팔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요한은 천상(天上) 보좌(寶座)의 환상을 보았습니다
하늘에 보좌가 놓여 있는데 보좌에 앉으신 이가 벽옥(碧玉이나 홍옥(紅玉)처럼 귀하고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비취옥과 같은 무지개가 그 보좌를 둘러 있었습니다.
그 보좌 주변에는 다른 24 보좌가 둘러 있었고, 24 장로들이 흰옷을 입고, 머리에 금관을 쓰고 앉아 있었는데 그들은 보좌에 계신 하나님께 찬양을 드렸습니다.
그 24 장로들은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하며, 하나님의 창조 사역을 찬양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24 장로들의 찬양에 담긴 신앙고백을 깊이 새겨들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만물을 그 뜻대로 창조하셔서 만물의 주인이 되셨기 때문에 피조물로서 주인 되신 하나님께 마땅히 찬양을 드린다는 신앙고백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피조물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의 주인이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主) 되신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것이 다 내 것인 줄로 알고 주인 행세하며 살아가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은혜로 주신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감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것들을 내 것처럼 마음대로 함부로 하는 것은 주인이신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것을 귀하게 여기면서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주인이 아니고 하나님이 주인이십니다.
하지만 지금 이 인류는 이 사실을 잊고 우리의 마음대로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을 마음대로 파헤치고, 훼손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탐욕이 빚어낸 참상이 이번 네팔 대홍수 같은 모습으로 드러났습니다.
우리가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은 이번 대홍수가 하나님이 내리신 벌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이 아니고, 이는 우리가 자초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무절제와 탐욕이 만들어낸 것이지 하나님이 참사(慘事)를 주신 것이 아닙니다.
5) 맺음
지금 돌이켜야 합니다. 만유(萬有)의 주인 되신 하나님 앞에 우리의 죄를 고백하며 돌이켜야 합니다. 이대로 가면 이 지구촌은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편리하게 사는 것을 멈추고 불편하게 살면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돌보는 ‘하나님의 동산지기’가 됩시다. 주인이 아니라 관리자 곧 청지기로 살아야 합니다. 이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하셨고, 하나님이 주인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