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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해] 창조절(2-1) - "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 " / 교회연합주일 / 한성수 목사

관리자 2023-09-05 (화) 17:03 1년전 870  

본문) 1:26-31, 12:4-7, 요일 3:1-10


하나님께서 태초에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엿새 동안 이어진 하나님의 창조는 마지막에 사람을 창조하는 것으로 완성이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일곱째 날에 모든 일을 마치시고 안식을 합니다. 사람을 마지막에 창조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사람이 생존할 터전을 미리 마련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추가하여 사람에 대한 하나님 배려는 특별하셔서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사람에게 복을 내립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1:28)

 

앞서 다섯째 날에도 바다와 물에서 번성하는 모든 생물과 하늘의 새들을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는 복을 주셨지만, 사람에게는 그 복에 더하여 땅을 정복하고 바다와 하늘과 땅의 모든 생물들을 다스리는 복을 주셨습니다. 후자의 복은 땅을 정복하고 모든 피조물들을 다스리는 특권이기도 했지만 그것은 책임과 의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땅을 정복하고 피조물을 다스리라고 한 것은 군림하고 착취하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1:31)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창세기는 엿새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하나님의 평가를 적고 있는데, 그것은 곧 창조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눈높이였습니다. 사람이 땅을 정복하고 바다와 하늘과 땅의 모든 생물들을 다스리는 것은 반드시 하나님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하신 하나님의 눈높이는 좋다는 것인데, 그것은 히브리어로 토브’(טוֹב)입니다. 구약학자 김창주 교수는 창세기 마루에서 토브의 용례를 이렇게 설명합니다.(‘창세기마루’, p42)

 

첫째, 토브는 존재를 뜻한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대로 그 본래적인 모습을 잃지 않고 유지한다는 것이며 그것이 곧 설계자의 의도를 따른다는 설명이다.

둘째, 기능적인 측면이다. 예컨대 피조물은 각각의 목적에 따라 역할을 수행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자리를 지키며 임무에 충실한다는 뜻이다.

 

요약하자면 창조된 피조물이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도록 자신에게 주어진 목적에 따라 행하며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토브인 것입니다. 겉모습만 화려하게 빛나서 좋은 것이 아니라, 지어진 피조물이 자기 자리를 지키며 목적대로 사용되어질 때, 좋은 것이요 아름다운 것입니다. 땅을 정복하고 모든 피조물을 다스리는 특권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받은 사람은 토브의 상태, 즉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맡겨진 것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을 때에 비로소 사람에게 축복이 되고 하나님께는 영광이 되는 것입니다.

 

잠시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을 돌아봅니다. 사람에게 특권을 부여해서 정복하고 다스리게 한 오늘의 피조세상은 어떠합니까? 위기라는 말이 일상이 되어버린 참담한 모습을 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기후위기, 생태위기, 환경위기 등등, 모든 것이 위기상황입니다. 왜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까? 그것은 토브를 벗어난 인간의 오만과 탐욕과 이기심 때문입니다.

요즘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 ‘오펜하이머는 몇가지 중요한 주제를 말하고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원자폭탄을 가진 인류의 불안한 미래입니다.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을 항복시킨 후에, 트루먼 대통령은 원자폭탄 개발의 총 책임자였던 오펜하이머를 불러 대화를 합니다. 그 자리에서 오펜하이머는 승리에 도취되어 있는 트루먼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까지는 히틀러의 독일과 천황의 일본이 우리에게 두려운 적이었지만, 나중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원자폭탄이 가장 두려운 존재가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른 강대국들도 핵무기를 개발하게 될 것인데, 앞으로 핵무기는 철저하게 통제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오펜하이머의 경고는 핵무기를 소유한 인간이 오만과 탐욕과 이기심에 빠질 때에,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은 사라지고 종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이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 역시,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오만과 탐욕과 이기심의 결과가 아니겠습니까? 바다가 더 이상 지어진 목적대로 존재하지 못하고 오염된다면, 축복으로 주어진 바다에서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어떻게 구할 수 있겠습니까? 핵 오염수의 바다 투기는 침묵의 암살자처럼 서서히 지구를 병들게 할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어 불법을 행함으로 죄를 지은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일컬음을 받게 하셨다고 합니다.(요일 3:1-2) 앞서 사람의 창조에서 보았듯 이미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기에 하나님의 자녀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불법을 행하는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리고 마귀에게 속한 자가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7 자녀들아 아무도 너희를 미혹하지 못하게 하라 의를 행하는 자는 그의 의로우심과 같이 의롭고 8 죄를 짓는 자는 마귀에게 속하나니 마귀는 처음부터 범죄함이라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마귀의 일을 멸하려 하심이라”(요일 3:7-8)

 

오만과 탐욕과 이기심에 미혹당하여 사람은 범죄하고 마귀에 속한 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아들, 곧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심으로써 마귀의 일을 멸하게 했다고 합니다. 마귀에게 속한 자가 하나님이 자녀로 일컬음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구원받을 만한 이름으로 예수 외에 어떤 다른 이름도 주지 않았으니(4:12), 예수를 믿음으로 마귀의 종에서 해방되어 의롭다 인정을 받는 의인(義認)이 되고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는 것입니다.

 

복음서 본문에서 예수님은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지극하고 특별하니 죄악의 세력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4 내가 내 친구 너희에게 말하노니 몸을 죽이고 그 후에는 능히 더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5 마땅히 두려워할 자를 내가 너희에게 보이리니 곧 죽인 후에 또한 지옥에 던져 넣는 권세 있는 그를 두려워하라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를 두려워하라 6 참새 다섯 마리가 두 앗사리온에 팔리는 것이 아니냐 그러나 하나님 앞에는 그 하나도 잊어버리시는 바 되지 아니하는도다 7 너희에게는 심지어 머리털까지도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니라”(12:4-7)

 

한 갓 미물인 참새 다섯 마리가 두 앗사리온에 팔리는 것조차도 기억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머리털까지도 다 세시고 계시니 무엇을 두려워하냐고 말씀합니다. 비록 유혹과 시험이 파도처럼 몰려오는 두려운 세상이라 할지라도,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으니, 그를 믿고 의지함으로 마귀의 종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사도바울은 범죄한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는 것이 고통과 신음 가운데 있는 피조물이 고대하는 바라고 말합니다.

 

“19 피조물이 고대하는 바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는 것이니 20 피조물이 허무한 데 굴복하는 것은 자기 뜻이 아니요 오직 굴복하게 하시는 이로 말미암음이라 21 그 바라는 것은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 노릇 한 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것이니라 22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8:19-22)

 

피조물이 허무한 데 굴복하는 것은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람의 죄악으로 인한 것이기에 피조물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는 것을 고대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아들들은 누구입니까? 서신서 본문에서 사도 요한이 언급하였듯이 그들은 마귀에 속한 자였다가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된 자들을 말합니다. 오만과 탐욕과 이기심의 종이였던 인간이 예수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입니다. 피조물이 하나님의 아들들이 나타나기를 고대하는 것은, 한 때 마귀에 속한 그들이 파괴하고 훼손하였던 자연을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회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회복이 곧 자연의 회복인 것입니다. 예수를 믿음으로 얻는 구원은 한 개인의 구원을 넘어서서 자연과 피조물의 해방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사람의 구원으로 말미암아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 노릇 한 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에 이르게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통찰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느 때보다 소중한 창조절 절기를 맞이합니다. 기후위기라는 종말적 시대를 살아가면서 사람의 오만과 탐욕과 이기심을 멈추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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