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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해] 창조절(1-1) - " 보시기에 좋았습니다 " / 재일동포선교주일 / 개척선교주일 / 문홍근 목사

관리자 2023-09-01 (금) 14:18 1년전 839  

창 1:1-25, 계4:1-11, 요 1:1-5


1) 이대로 가면 끝입니다.

금년 여름 우리는 유래 없는 더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많은 과학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마도 금년 여름은 다가올 어떤 여름보다 시원한 여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합니다. 갈수록 더 심각한 더위가 온다는 것이 확실하다는 예측입니다. 지구가 더워지는 것을 넘어서 펄펄 끓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면 내년(來年) 그리고 내명년(來明年) 갈수록 더 극심한 더위가 오고, 훨씬 더 많은 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자명(自明)합니다.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지면 수증기가 더 많이 발생하고 그러면 더 많은 비가 쏟아지고 하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다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이제는 지금보다 훨씬 험난한 길을 인류 전체가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지구 열차’에 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지구 열차’가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런다고 해서 파국이 멈춰지는 것도 아닌데 모두들 닥쳐오는 미래의 파국을 외면하고 현재에 급급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벼랑 끝으로 치닫는 ‘지구 열차’를 멈춰 세울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을 안고 창조절 첫 주일 설교를 하겠습니다. 


2) 보시기에 좋았습니다. 

성경 첫 페이지는 하늘에서 들려오는 천둥소리 같은 말씀으로 시작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 하나님의 말씀은 “내가 만들었다, 내가 주인이다”하는 선언입니다. 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말입니다. 하나님이 스스로 당신이 지으셨다는데 감히 누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까?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창조 행위에 개입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계는 하나님만이 주인이십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창조의 세계는 혼돈(chaos)에서 질서(cosmos)를 잡아가며 아름다운 모습이 되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졌고, 조화(調和)를 이루며 질서를 만들어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아름다움이 모든 만물 속에 드러났습니다. 

하나님은 맨 처음 캄캄한 어둠 가운데서 빛을 만드시고, 바다와 육지를 만드시고, 식물들을 심으시고, 해와 달과 별들로 넓은 우주를 만드시고, 동물들을 만들어 땅에 살게 하시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룬 이 세상을 바라보시고 흐뭇해 하셨습니다.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고, 높은 곳도 있고, 낮은 곳도 있었습니다. 강한 것도 있고, 연약한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 하나 좋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모두 질서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조화로웠습니다. 모두 상(傷)함도 없고 해(害)함도 없었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습니다. 오늘 창세기 본문은 여러 차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고 말해줍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을 보시고 흡족해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아름답고 조화로우며 질서가 분명하게 잡혀있던 이 세상이 다시 인간들의 탐욕과 죄의 결과로 질서가 무너지고, 혼돈과 어둠 가운데로 다시 돌아가고 있습니다. 금년 여름 우리들은 이 지구촌에서 예년에 경험하지 못했던 폭염과 폭우 그리고 산불 등의 엄청난 재난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지금 우리가 경험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재난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겁주기가 아니고 아주 명백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습니다. 과도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온난화 현상은 이제 열대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필수적으로 바닷물의 온도도 상승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많은 수증기가 발생하여 하늘로 올라가고, 이는 다시 폭우로 지상으로 쏟아지게 되어 여러 곳에서 재해를 일으킬 수밖에 없게 됩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며 편리함을 추구하는 탐욕의 결과 고스란히 인류에게 재앙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이를 몸으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른 대가는 무섭게 우리들에게 되돌려집니다. 


3)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요한복음 1장 말씀은 창세기 1장의 빛에서 보아야 하는 말씀입니다.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말씀과 요한복음 1장 1절의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는 연결 지어서 이해해야 됩니다. 여기서 ‘말씀’은 로고스(logos)를 번역한 것인데 쉽게 말해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 말은 엄청난 선언입니다. 로마의 황제를 신(神)으로 숭상하며 황제 숭배를 하던 1세기 로마제국 지배를 받던 사람들에게 십자가에 못 박혀 힘없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시고 창조주라는 선언입니다. 모든 것은 황제의 소유라고 생각하던 제국 신민(臣民)들에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되었다는 이 선언은 로마제국의 근본을 흔드는 일이었습니다.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는 3절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의 주인이라는 선언이기에 모든 것이 황제의 것이라는 제국(帝國)의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대단히 거북한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요한은 5절에서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고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한 사람들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신앙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바로 주님이 만드신 것이고 주님의 소유임을 믿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신앙이 무너졌습니다. 입으로는 주님의 것이라고 고백하지만 실상은 모두 내 것이라는 착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우리들이 알아듣기 쉽도록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눅 12장)를 통해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것이라고요? 착각하지 맙시다. 모두 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비극은 하나님의 청지기들인 우리가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늘도, 바다도, 땅도, 지금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우리 주님의 것입니다. 우리가 주인이신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우리 마음대로 함부로 하는 것은 바로 죄입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바다에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일본의 행위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봅니다. “왜 내 것을 네 맘대로 해?”하고 주님이 꾸짖으시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게 보면 새만금 갯벌을 훼손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님이 지은 수없이 많은 생명체들이 숨 쉬는 갯벌을 마음대로 헤집어놓고 돈벌이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욕심을 버리라’고 그리고 ‘자연을 지키라’고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4) 만물을 지으신 주께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요한계시록 4장은 사도 요한이 본 천상(天上) 보좌의 환상입니다. 하늘에 보좌가 놓여 있고 요한이 “이리로 올라오라”는 음성을 듣습니다. 보좌에 계신 이는 하나님이 사자 같고, 송아지 같고, 사람 같고, 독수리 같은 네 생물들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 전에도 계셨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이시라”는 찬양을 받으시는 환상을 봅니다. 또 그 보좌에 둘러 있는 24장로들의 관과 찬양을 받으십니다. 

24장로들은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권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하며 하나님의 창조 사역을 찬양합니다. 

우리는 이 24 장로들의 찬양에 담긴 신앙고백을 새겨 들어야합니다. 하나님이 만물을 당신의 뜻대로 창조하셨고 그래서 우리들은 하나님의 피조물로 마땅히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과 찬양을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피조물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피조물인 우리들이 이 세상의 주인인 것처럼 행세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이 은혜로 주신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감사하며 살아가야합니다. 우리들의 어리석은 탐욕으로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을 훼손하는 잘못을 계속하면 안 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다는 것은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 앞에서도 겸손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5) 맺음 

인류 최대의 위기 곧 기후 위기에 직면해서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하나님이 이 모든 창조 세계의 주인 되심을 고백하고 겸손해져야 하겠습니다. 마음대로 파헤치고, 오염시키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도전이 됩니다. 지금 돌이켜야합니다. 지금 이 오만함을 내려놓지 않으면 노아의 홍수 혹은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과 같은 대재앙이 우리들을 삼킬 수도 있습니다. 바벨탑처럼 높아진 우리들의 마음을 내려놓고 자연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살며,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 드러냅시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던 그 상태를 지켜가는 선한 청지기 같은 하나님의 사람들이 됩시다. 우리는 하나님의 동산을 지키는 동산 지기임을 잊지 맙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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