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대하 1:7~12, 살전 5:12~28, 마 7:1~12
‘벼락치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학생입니다. 평소에는 공부하지 않다가 시험 때만 되면 몸이 달아 한꺼번에 몰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고 벼락치기 한다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벼락치기는 공부하는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단어는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 성도들에게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신앙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믿는다, 하나님을 온전히 섬긴다 하면서도 평소에는 안일한 모습으로 신앙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큰 질병에 걸린다거나, 집안에 우환이 찾아오고, 어려움이 찾아오면 그제서야 하나님 앞에 매달리고, 간절히 기도하며, 충성을 다짐하고, 약속하는 성도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고, 어려움이 있어야 기도 생활, 예배 생활, 헌금 생활에 열심을 내고, 충실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벼락치기로 공부하듯 평소에 하지 않던 기도를 힘들고 어려울 땐 몇 시간씩이나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자신의 바램 대로 문제가 해결되고, 질병이 치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뜨거웠던 열심과 충성은 점점 식어 가고, 과거의 안일한 신앙, 뜨뜻미지근한 신앙생활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신앙의 형태, 벼락치기 신앙이라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의 신앙 형태, 너무 쉽게 우리 주변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세 본문의 말씀은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가르쳐 주는 귀한 말씀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 신앙을 점검하고 바른 신앙으로 거듭나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핀 구약성경의 이야기는 솔로몬이 왕이 된 후 일어난 일화 중 하나입니다. 오늘 일화는 왜 솔로몬이 하나님께 사랑받고, 지혜의 왕으로 추앙받게 되었는가를 보여줍니다. 솔로몬은 왕이 되어 가장 먼저 자신의 신하들과 하나님 앞에 번제를 드렸습니다. 오늘 성경은 천 마리 희생으로 번제를 드렸다고 증거합니다. 희생 제물이 일천이 된다는 것은 솔로몬이 국가 행사로서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음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솔로몬은 모든 백성들과 고위 관료들 앞에서 이스라엘의 진정한 왕은 하나님이심을 인정하고, 선포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하나님이 세운 대리인에 불과하고 진짜 주인은 하나님이시오,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진정한 왕이심을 인정하고 만천하에 공표한 행위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도 이런 솔로몬의 행동을 기뻐하셨다 성경은 증거합니다. 그 가운데 오늘 구약 말씀에 등장하는 “구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그가 하나님의 대행자로서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을 위한 하나님의 대행자로 인정하시고, 그에 합당한 응답으로 ‘구하라’ 말씀하셨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이 하나님앞에 구하는 것에 대해 하나님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그러자 솔로몬은 “지혜를 허락해 주소서” 간구했음을 성경은 보여줍니다. 자신에게 하나님께서 맡기신 백성들이 티끌처럼 많으니, 그들을 공정하고 바르게 이끌 지혜가 주소서 솔로몬은 간구했던 것입니다.
사실 이 대답이야말로 솔로몬이 하나님께 인정받고 사랑받았던 결정적 이유입니다. 일천 희생을 통한 번제라는 행동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티끌처럼 많은 백성들을 바르게 재판할 수 있는 지혜를 구한 솔로몬의 행동이 하나님 마음에 흡족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대행자는 하나님 대신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존재인데, 그 대행자로 선택받은 솔로몬이 그에 합당한 능력을 구하니 하나님의 마음이 기쁘기 한량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오늘 말씀 11절 서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이르시되 이런 마음이 네게 있어서...”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있다고 칭찬한 이런 마음은 먼저 하나님께 예배하며,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마음을 뜻합니다. 솔로몬이 하나님 앞에서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모두 하나님 마음에 흡족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그러자 성경은 하나님께서 솔로몬의 간구와 기도를 칭찬하는데서 멈추지 않고, 그가 구하지 않았던 부와 재물, 영광까지 더하여 주겠다 약속하고 있음을 성경은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성경은 하나님의 축복이란, 하나님 마음에 합당한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주목할 것은 이런 하나님의 모습을 통해 성경은 성도들이 집중해야 할 것은 나의 성공, 출세, 명예나 부귀영화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사명이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뜻에 합당한 모습으로 기도하고, 행동하며, 실천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필요를 아시고, 그 모든 것을 채워주신다는 사실을 오늘 솔로몬의 일화를 통해 성경은 가르쳐 주고 있는 것입니다. 성공을 원하고, 부귀영화를 원하는 성도는 먼저 주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 말씀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서의 말씀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본적인 태도와 자세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입니다. 예수님이 오늘 복음서를 통해 주신 최종적인 원칙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대다수가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내로남불의 경향성을 갖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는 오늘 복음서를 시작하면서 말씀하셨던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만 본다’는 비유와 같은 맥락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라 자부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 자부하는 백성들에게 남의 눈 속의 티만 찾지 말라 권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고 원하시는 하나님 백성의 모습은 먼저 자신을 살필 줄 알고, 타인을 배려하며, 인내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지적인 것입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하나님은, 우리들이 하나님 앞에 구하는 모든 간구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신다 강조합니다. 곧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라”는 오늘 예수님의 선언은, 우리가 구하는 모든 것을 허락해 주신다는 도깨비 방망이 같은 선언이 아니라, 하나님 뜻대로 순종하고 충성하는 성도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축복 약속이라는 것입니다. 무조건 하나님께 기도하고 매달리면 하나님이 응답해 주신다는 뜻이 아니라,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하나님 뜻대로 행한 자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뜻인 것입니다. 이는 앞서 살폈던 구약의 말씀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었던 원칙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 외에도 재물과 영광을 주시겠다 약속한 이유는, 솔로몬이 하나님의 마음에 흡족한 행동을 하고, 기도와 간구를 먼저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주목할 것은 오늘의 이 거룩한 신앙 원리가 일상의 신앙생활을 통해 맺어지게 될 열매라는 점입니다. 일상에서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고 실천하며,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삶의 실천이 만들어 내는 결과물이라는 것이죠. 하나님의 대행자로 택함받은 지도자는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로 억울함이 없는 공정한 재판과 판결로 백성을 이끌어야 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은 먼저 말씀에 비춰 자신의 삶을 점검하고 살필 줄 아는 겸손한 자세로 이웃과 화평케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회성 보여주기 판결로는 하나님의 마음을 얻을 수 없고, 일시적인 선행으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소위 벼락치기식 신앙 형태로는 결코 하나님이 주시는 거룩한 선물을 받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오늘 서신서를 통해 바울 사도는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라” 강권했던 것입니다. 일상적인 신앙의 실천이야말로 하나님이 예비하신 모든 복을 누리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오늘 서신서의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성도들의 바른 자세에 관한 바울의 권면입니다. 데살로니가 교회는 바울이 급작스럽게 떠난 이후 많은 혼란과 어려움 가운데 있었습니다. 직접적으로는 바울을 위협하며 쫓아낸 유대인 지도자들의 강력한 핍박과 방해가 있었고, 교회 내부적으로는 재림에 대한 오해와 신앙적 혼란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바울은 편지를 통해 데살로니가 교회 성도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바른 신앙을 갖도록 인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 가운데 바울은 오늘 말씀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성도의 자세에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성도는 재림의 그날까지 흔들리지 말고 한결같은 마음과 자세로 신앙생활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흠 없이 보전하라”는 오늘의 표현은 거짓 선지자들의 선동에도, 유대인 지도자들의 강력한 회유와 핍박에도 흔들리지 말고 믿음을 지키라는 권면입니다. 이는 바울을 포함한 초대교회 성도들 대다수가 임박한 예수님의 재림을 기대하고 믿고 있던 가운데 나온 당부였습니다. 성도 가운데 일부가 곧 재림이 있을 것이라는 이유로 일상을 소홀히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바울은 오늘 말씀을 통해 한결같은 믿음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재림이 임박했기 때문에 성도가 선을 행하고, 믿음의 실천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의 약속을 받은 자로서 한결같은 신앙의 모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상징적인 선언은 데살로니가 교회 성도들에게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성도에게 필요한 가장 필요한 일상의 원칙으로 제시했던 것입니다. 이 거룩한 원칙을 일상에서 지키며 살아가면, 예수님의 재림이 언제 이뤄져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는 권면이자, 당부였던 것이죠. ‘도적같이 임한다’는 재림의 그 시기를 알지 못해 불안에 빠져 있는 성도들에게, 특별히 준비하고 대비하려 하지 말고,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권면인 것입니다. 마치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그때만 몸이 달아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학생처럼 신앙 생활을 하면 안되고, 평소 수업에 충실하고 매일 공부하는 학생처럼, 하나님의 말씀도 생활속에서 늘 실천하고 충실해야 한다는 당부인 것입니다.
최근 들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교회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들을 기회가 늘어납니다. 그런 매체들의 공통된 전망은 성도들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것과 위기라는 분석, 한국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어디 있을까? 물론 저출산과 경제 위기, 사회적 변화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것은 벼락치기식 신앙 형태 때문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힘들 때, 어려울 때,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할 때만 하나님께 매달리고, 내가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해 하나님의 능력을 이용하려는 잘못된 신앙 방식이 결국 오늘의 위기를 만들고, 교회에 대한 암욱한 전망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성경은 언제나 한결같은 신앙의 실천을 강조했다는 점입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예배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말씀을 실천하라고 가르쳤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가르침을 듣고, 받아들이는 우리가, 내 맘대로 왜곡하고, 나 편한대로 뒤틀어 버렸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솔로몬의 일화는 우리가 어떤 마음과 자세로 하나님을 믿고 살아야 하는가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그 마음에 합당한 행실과 기도로 사는 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시는 분이라는 점을 오늘 성경은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내 눈의 들보를 먼저 볼 줄 알아야 한다’ 지적하셨던 것이고, 사도 바울은 ‘항상 기뻐하라, 기도하라, 감사하라’ 권면했던 것입니다.
교회를 향한 세상의 질책과 소리가 높아지는 이 시대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가 기억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하나님께 택함받은 존재요, 하나님의 자녀라는 점입니다. 세상은 우리를 통해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과 만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우리는, 이 시대를 위한 하나님의 대행자이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매우 중요합니다. 세상은 우리로 하나님에 대해 인식하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금의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우리들의 부족함이 만든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오늘 주님 앞에 나와 예배드리는 우리 모든 성도들은 오늘의 현실에 책임 있는 지체로서 먼저 회개하고, 솔로몬처럼 하나님 마음에 합당한 겸손과 헌신으로 살아가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살아갈 때 세상은 바뀔 것이요, 하나님을 향한 찬양은 드높아지게 될 줄 믿습니다. 이제는 벼락치기 신앙이 아니라 일상에서 감사하고, 기뻐하며, 기도하는 신실한 믿음으로 세상에 하나님의 정의를 심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높이는 거룩한 주의 일꾼들이 되어, 세상의 인식을 바꾸고, 하나님의 자랑으로 우뚝 서는 성도들 되시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