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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10) - " 서머나 교회와 명성 교회 " - 두 교회 이야기

관리자 2019-07-20 (토) 18:58 4년전 914  

                                                                                                                                                                최부옥 목사 (연구원장) 

 

Ⅰ. 유명한 두 교회들

 

이번 주일(2019.7.21)에 주어진 세 본문 설교를 위한 서신서의 대상 교회가 마침 계시록에 나타난 서머나 교회이다. 이 교회는 현재도 터어키 이즈미르에 위치하면서, 세계에서 찾아오는 성지(聖地) 순례자들을 맞이하면서 초대교회 때 부활하신 예수님으로부터 ‘오직 칭찬만 받았던 그 교회’의 아름다운 향기(香氣)를 여전히 발산하고 있다. 

 

명성교회는 시대적으로 서머나 교회와는 감히 비교가 되지 못할 20세기에 세워진 한국의 장로교의 한 교회이지만, 그러나 지금은 한국의 장로교들 중에는 그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매우 막강한 힘을 과시하는 일종의 거목(巨木)이 된 교회이다. 그 바람에 지금의 세상 사람들에게는 서머나 교회는 모르지만, 명성교회는 다 아는 수준의 교회가 되었다. 

 

Ⅱ. 같지만 아주 다른 교회들

 

유명(有名)하다고 하는 점에서는 두 교회는 똑 같다. 하지만 그 유명이 무엇으로 인한 것이냐에 따른 내용을 알게 되면, 사정은 아주 달라진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서머나 교회는 무엇으로 유명하였나? 계2:9의 내용을 보면, 두 가지 요인(要因)들이 있었다. 첫째는 세상으로부터의 환란(患亂)을 집중적으로 당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그래서 정권으로부터 미움과 배척과 감시를 받으며 체포당해 끌려가고 고문당하거나 무자비한 처형을 당하는 바람에 유명한 순교자들을 배출(輩出)한 교회로 유명하다. 익나티우스와 폴리캅 감독 같은 이들이 순교를 통하여 그 교회와 기독교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거짓 고발자들의 장난도 극심했다(9절.하). 그런데도 그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 믿음의 빛이 찬란했던 곳이다. 

 

우리에게는 70년대 유신정권 때, 중앙정보부로부터 집중적인 감시와 사찰을 당하면서 교회가 예배당에서 모여 예배하기가 어려운 바람에, 주일예배를 아예 경찰서 앞을 찾아가서 길거리에 예배를 드리며 저항했던 서울제일교회(고 박형규 목사 시무)를 연상하게 하는 곳과 같았다. 

 

당시 서머나는 아시아의 모든 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아서, 국내외의 부요한 인사들로 인하여 매우 부요하고 안정된 생활하기에는 ‘딱 좋은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었다. 그 바람에, 그곳은 경제적인 풍요와 생활상의 여유로움과 돈과 물질, 향락과 사치, 그리고 권력의 힘이 집결된 곳이었다. 그 바람에 그곳은 황제숭배종교가 그 어느 곳보다도 더 위세를 떨치고 있었다. 그 흐름을 거스리는 사람이나 집단은 그곳에 살기가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서머나 믿음 공동체는 그를 아예 무시한 체, ‘오직 우리의 왕은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며, 오직 그만 섬기고 전하는 일에 집중하였다. 따라서 이 두 세력의 마찰은 피할 수 없었다. 

 

둘째는 가난과 궁핍(窮乏=poverty)을 선택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들이 확연히 돋보였던 것은 교회 밖의 세상은 물질과 소유의 풍요의 신을 쫓고 있는데, 오직 그들 공동체인 서머나교회 만은 재물이 아닌 하나님만을 주님으로 섬기는 선택을 분명히 하고 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마6:24, 눅16:13참조). 자신과 세상을 구원하는 주체는 물질과 풍요가 아닌 그리스도와 그의 사랑과 말씀임을 뜨겁게 고백하며 지냈던 것이다. 그들이라고 물질 자체를 거부할 리는 없다. 하지만 주님을 섬기는 데, 장애가 되는 물질에는 굴복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것을 그 어떤 것보다 가장 높은 영적 가치로 간주하며 살았다. 

 

반면에, 한국의 명성교회는 무엇으로 유명한가? 저 예장 합동 측의 사랑의 교회와 함께 한국 장로교에서 가장 큰 교회로 유명하다. 등록교인이 무려 1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교회의 매머드 재정 규모도 유명하다. 공식적인 수치만으로도 년 400억 이상이라고 한다. 그 바람에, 세상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방면의 유명 인사들에게 끼치는 영향력도 대단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그 소속 교단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디 그것뿐인가? 그 교회가 부흥하면서 흡수력이 강하여, 주변에 작은 교회들이 지역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통폐합되거나 흡수되거나 문을 닫게 한 ‘힘이 막강한 교회’로도 유명하다. 그러다가 지금은 교단을 상대로, 몇 년 전에 총회가 제정했던 세습(世襲)금지 헌법조항에 맞서면서 자기 아들을 후계자로 세습하며, 저지하는 교단을 굴복시키거나 변형시키려고 각종 편법과 정치력을 펼치고 있는 곳으로도 더 유명해졌다. 물론 드러나지 못한 더 좋은 명성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명성교회의 명성은 이미 진흙땅 명성이 되고야 말았다.  

 

TV 인터뷰에 나온 그곳 어느 직전 노회장의 말에 모든 답이 들어 있었다. -‘총회가 제정한 법과 원칙만을 놓고 보면, 재판은 전혀 복잡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끝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저것 함께 따지면서 이 문제를 복잡하게 하는 바람에, 지금 이렇게 힘든 것입니다.’

 

명성교회는 마치 한국 대기업의 삼성과 같은 위치에 들어가 있다고 보인다. 진리와 말씀이 주인이 된 교회라기보다는, 오너(ownner)처럼 된 목사와 그의 추종자들이 그 교회 기업을 장악하고 운영하는 기이한 교회기업집단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제 역사와 세상은 8월 초에 있을 그 교단의 총회 재판국의 선택을 냉철히 지켜보고 있다. ‘명성교회가 과연 이번에 세상과 분명히 다른 교회다운 교회로 탈바꿈해서 나올 것이냐, 아니면 개인기업과 같은 신형(新型) 교회 집단의 또 다른 괴물(怪物)의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냐’  

 

Ⅲ. 내 선친이 남긴 유산과 그 가치

 

이 문제를 생각하다가, 갑자기 우리 집 과거사가 생각났다. 하늘로 가신 지 어연 39년이나 지난 내 선친(先親)의 유산 이야기이다. 내 아버지는 학자로 평생을 사신 조부를 받들면서 집안의 장남으로서, 가정과 가족 돌보기에 열심 하셨던 평범한 일꾼이셨다. 부지런함과 정직을 마치 신조처럼 삼고 지내셨다. 그 바람에 세상 교육도 제대로 수학하지도 못하셨다. 

 

그런데, 그런 선친께서 어느 날 평생 부자로 살 기회가 있었다. 왜정시대 말이었는데, 평소 집안일을 돌보아 주었던 일본인이 일본의 패망으로 인하여, 귀국 길에 오르게 되었다. 그때 일본인 집 주인으로부터 특별한 제의가 내 선친에게 왔다. ‘모든 집 가산 전체를 넘길 터이니, 최씨가 맡으시라’는 제의였다. 그곳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큰 규모의 집이어서 상당한 가치를 가진 곳이었다. 그러기에 그 제의를 접수만하면, 우리 집은 가난과 빈곤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던 매우 귀한 기회였다. 그런데, 내 부친은 정중히 거절하였다. 이유인즉, 패가(敗家)하여 떠나는 불쌍한 자의 집을 취하는 것이 싫었다는 이유였다. 차라리 가난하게 사는 것이 더 편하지, 불로소득(不勞所得)으로 일본인 때문에 잘 살게 된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택하신 것이었다. 

 

이 일은 나중에 내 맏형의 부친에 대한 평생의 불만사항이 되기도 하였다. 사실 부친의 그 선택은 생각할수록 묘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 후의 우리 집은 여전히 가난하고 고단한 생활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 만일 그 집을 접수하여 우리가 부자로 살았다면-, 지금의 우리 집은 어떻게 되었을까,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하여 있을까? 생각은 자유지만, 지금의 나는 선친의 그런 선택과 정신적 유산은 큰 축복이었고 은혜였다고 판단한다. 그것이 나에겐 안이한 삶이 아니라 도전하는 삶의 길을 열어주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오늘의 나도 선친의 그 정신적 선택과 유산의 산물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Ⅳ. 참 교회와 참 목사 

 

‘교회와 목사가 무엇이며 누구냐’라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된다. 사실 그런 질문 자체가 매우 새삼스럽다. 하지만, 아마도 이 물음은 지구촌이 끝날 때까지도 계속될 질문이 아닐까도 싶다. 세상은 이미 위계질서가 분명하다. 돈과 소유와 그로 인한 권력이 왕이 된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받아서 세운 교회 공동체의 질서는 그게 아니다. 바로 그 교회를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과 공의(公義)로운신 뜻이 인간질서 위에 확고히 존재해야만 하는 곳이다. 인간의 복종이 이루어지는 곳이어야 한다. 

 

교회가 그런 곳이 되어야만, 인간들이 비로소 서로 존귀히 여기고 사랑하며 공존의 삶을 향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뜻을 담고 있는 교회마저 특정 인간이 중심이 되어, 그가 아니면 안 되고, 그의 자식이 안되면 더더욱 안 된다고 한다면, 그곳은 이미 그리스도의 교회임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곳이 아닐까! 그렇다. 교회는 주님과 성령이 하신다는 대 명제를 믿지 못하고 거부하면, 인간을 주님의 위치에 올려 세우는 인간교주 종파로 변질된 것에 불과하다. 

 

서머나 교회의 힘은 그리스도를 위하여 자신의 편함과 유익을 거부하고, 고난이나 환란을 선택하며 그로 인하여 초래된 가난과 궁핍을 오히려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받은 순수한 용기 있는 믿음에서 나왔다. 하지만 명성교회의 힘은 서머나 교회와는 달라도 너무나 다른 자랑을 하고 있다. 특히 돈 자랑과 숫자 자랑과 힘자랑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어 더욱 쓸쓸해진다. 

 

과연 그런 세속적인 자랑이 얼마나 갈까, 그런 육체적 자랑을 하는 교회가 과연 얼마나 지속할 것인가-? 마침, 예수님의 예루살렘 헤롯 성전의 운명을 물었던 제자들에게 답변하신 내용이 복음서에 나온다. ‘네가 이 큰 건물들을 보느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하시니라’(막13:2). 주님의 이 예언은 그후 약 40여 년이 지나자, 그대로 적중되었었다! 

 

Ⅴ. 시작된 심판 – 우리의 선택

 

나는 잠시 시선을 서머나 교회가 아니라 명성교회를 지지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돌려 본다. 왜 그들은 명성의 그러한 인간적인 저항에 성원을 보내는 것일까? 원인들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야 한다. 교회는 절대 인간의 것이 아니다. 인간의 구원을 위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소유권과 경영권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이며 그의 선하고 공의로우신 뜻에 있다. 특정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순간, 그곳은 결코 주님의 교회는 못된다. 

 

어떤 목사가 없으면 안 된다거나 어떤 교회가 없으면 우리 교단은 안 된다거나 해서도 그것 역시 하나님께 심히 불경(不敬)한 일이다. 그것은 교회를 섬기는 종들의 행태여서도 안 된다. 그 사람이 떠나도 더 필요한 이를 주님께서 보내실 터이고, 그 교회가 이 일로 인하여 불만을 품고 교단을 떠나도, 그들을 심판한 교단은 더 큰 주님의 위로와 보상을 받게 될 터이니까 말이다. 그로 인하여 교회는 오히려 더 세상에 빛이 되고 희망이 될 것이다. 혹 생각해 보자! 명성교회가 욕망하는 그 바램이 실현된다면, 과연 한국교회는 더 복을 받을까 화를 당할까? 

 

그렇다. 인간이 승리하는 짓을 하는 것은 교회가 할 일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승리하시고 영광을 받게 하는 것이 교회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추구 해야만 할 일이다. 명성교회의 승리는 지금의 욕망을 겸손히 내려놓을 때 가능하리라고 본다. 명성교회 자체도 이번 기회에 개 교회만의 이익 중심의 욕망을 버리고, 공교회로서의 진정한 모습을 회복하면서 한국교회 전체를 격려하고 위로할 수 있는 교회의 참된 명성의 회복에 진력하기를 소망한다. 

 

우리는 지금 심판의 벼랑에 섰다. 이번 기회로 한국교회 전반도 자신의 복음의 최상위 가치가 서머나 교회의 기반 위에 있는지를 살펴보아야할 때이다. 너무 세속화되고 물질중심적이 되고 너무 인간적 욕망화 된 현 교회의 모습은 시급히 무너져야만 한다. 명성교회와 함께 우리 모든 교회들이 이번을 계기로 물질중심적이고 외형중심적인 교회의 모습에서 벗어나, 환란과 궁핍도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서머나 형인 영적 교회로의 새 출발을 기원한다. 오직 삼위일체 하나님만 높이자. 모든 승리는 거기에만 있다. 그게 하나님 나라의 절대 법칙이기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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