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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해] 부활절(7-2) - " 그리스도인의 이상 " / 반승상 목사

관리자 2018-05-11 (금) 23:40 5년전 2736  

본문)  요 17장 1~11절, 단 7장 9~14절, 고후 5장 14~21절 -

 

    토머스 모어의 소설 “유토피아”에서 작중 유토피아는 이상향(理想鄕)으로 표현됩니다. 하지만 유토피아(Utopia)란 단어의 뜻 자체가 그리스어 οὐ(not) + τόπος(place), 즉 “없는 곳”이란 말에서 유래했으니 말 그대로 유토피아는 현실에서 찾을 수 없는 이상향입니다. 그러면 유토피아로 표현되는 이상주의는 현실과는 상관없으니 그저 무익한 것일까요? 

 

    하지만 함석헌 선생이 쓴 “뜻으로 본 한국역사”에 보면 이상주의(理想主義)의 소중함을 별의 비유를 들어 설명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별이 반드시 붙잡혀서 길 인도가 되는 것이 아닌 것 같이 이상도 반드시 거기 도달이 되어서 좋은 것이 아니다. 따라가도 따라가도 잡을 수 없는 별이기 때문에 영원한 길잡이가 되는 것이요, 힘써도 힘써도 그대로는 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을 이끌어갈 수 있다” 이처럼 이상주의는 현실적이지 못하기에 무익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이끌어가는 방향이요, 동력이기에 귀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른 “My Way”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웅장하게 끝나는 노래의 가장 마지막 구절이 이와 같습니다. “And did it my way.”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방식으로 멋지게 달려왔다는 고백이니 부럽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인생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은 제자 디모데에게 자신의 인생을 이렇게 말합니다. “(딤후 4:7)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8)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사도 바울은 달려갈 길을 다 마친 것으로 자신의 인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그 후로 주의 나타나심과 함께 이루어질 더욱 놀라운 일을 이상(理想)으로 가지고 살아감을 고백합니다. 그러므로 이런 면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이상주의자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고난의 역사를 경험했던 유대인들은 오랫동안 메시아에 대한 이상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다니엘서 7장 9~14절도 이를 대표하는 성경본문 중의 하나입니다. 그 내용을 대략하면 이와 같습니다. 다니엘이 환상 중에 보았던 네 제국이 모두 엄위하신 하나님의 심판 중에 망하게 됩니다.(단 7:9~12) 이후에 이전의 제국과는 전혀 다른 영원한 나라가 시작되는데 그 나라의 권세를 ‘인자(人子) 같은 이’가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로부터 수여받게 됩니다.(단 7:13~14) 다니엘서의 핵심구절이기도 한 7장 13~14절에 등장하는 ‘인자 같은 이’가 유대인들이 기대하는 메시아에 대한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신약학자들 중에는 예수님의 ‘인자’ 칭호가 바로 이 본문의 ‘인자 같은 이’로부터 특정(特定)된 것으로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한 전통적으로 기독교회는 여기 ‘인자 같은 이’와 그를 위한 하나님의 역사가 예수님에게서 이루어진 것으로 가르쳐 왔습니다. 그 가르침대로 그리스도인들은 언젠가 예수께서 다스리시는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성삼위 하나님을 경배하고 섬기며 살아갈 것을 이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메시아이신 인자(人子) 예수께서도 다니엘서의 그 이상을 가지고 계셨을까요? 요한복음 17장 1~11절의 말씀을 통해 이에 대한 대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의 고난을 바로 앞에 두고 제자들에게 긴 고별설교를 전하십니다.(요 13~16장) 이어 제자들을 위한 중보의 기도를 드리시는데(요 17장) 그 기도의 가장 첫 간구가 “아버지여 때가 이르렀사오니 아들을 영화롭게 하사 아들로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게 하옵소서”였습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자신이 메시아이신 것을 숨기십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때가 이르지 아니하였다’는 말씀으로 설명합니다.(요 2:4이하, 요 7:6이하) 그랬던 예수께서 처음으로 자신의 때가 되었음을 제자 안드레와 빌립에게 말씀하십니다. “(요 12:23)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가 왔도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곧, 인자이신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그 때는 “인자가 영광을 얻을 때”였으며 또 그 때는 “자신이 죽어 많은 생명을 살리는 때”였습니다. 비록 영광의 때이나 그 영광을 자신의 죽음을 통해 얻게 될 터이니 예수께서도 그 때를 면하기 원하는 연약함을 차마 숨기지 못하셨습니다. 하지만 끝내 그 때를 순종함으로 받아들입니다. 요한은 이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 12:27) 지금 내 마음이 괴로우니 무슨 말을 하리요 아버지여 나를 구원하여 이 때를 면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내가 이를 위하여 이 때에 왔나이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께서는 십자가의 죽음을 바로 앞에 두고 드리는 마지막 기도에서 바야흐로 자신이 영화롭게 될 그 때가 왔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요 17:1) 곧, 그때가 되어 다니엘을 통해 예언된 대로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가 인자 같은 이에게 만민을 다스리는 권세를 수여하시는 역사가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집니다.(요 17:2) 그 영광스러운 일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예수께 맡기신 일, 곧 십자가를 지시는 일을 통해 아버지와 함께 이루실 영광이었습니다.(요 17:4~5) 그리고 그 영화는 이제 하나님께서 택하여 예수에게 맡기신 그 제자들과 장차 함께 누리게 될 영화였습니다.(요 17:6~11)   

 

    이제 그리스도인의 이상(理想)도 더욱 선명하여졌습니다. 예수께서 다스리시는 영광스러운 하나님 나라에서 주와 함께 그 영화 속에 거하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理想)입니다. 발을 버티고 서 있는 이 땅에서 이루어지지 않을 장차 하나님 나라에서 이룰 이상입니다. 그러나 닿을 수 없는 별이기에 그 길을 영원히 인도할 수 있듯이, 주 안에서 품은 이상이 선명할수록 오늘 현실에서 살아야 할 삶의 가치와 태도도 선명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5장 14~21절의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의 은총으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음을 선언합니다.(고후 5:17) 이어 새로운 존재에게 새로운 소명이 부여되어지니 그것이 곧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맡아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고후 5:18~19)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장차 하나님 나라의 영화를 이상(理想)으로 간직하고 오늘 여기에서 우리를 영화롭게 하시려고 자신의 몸을 버리신 예수 그리스도와 그 복음을 전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한 가지 확신할 것은 그리스도인의 이상은 결코 하늘에 떠 있는 닿을 수 없는 별이 아니며, 결국에는 없는 허무한 유토피아가 아닙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우리를 위해 부활하신 것을 믿는 자에게 예수께서 다스리는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나라는 결코 이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뚜렷한 실제가 되어 다가올 것입니다. 그 나라는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이미 우리를 위해 예비하신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장차 때가 차면 부활의 첫 열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주 안에서 산 자와 죽은 자들이 함께 성삼위 하나님을 섬기고 경배하며 거할 나라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믿는 자에게 그 나라는 이상이 아니요, 영원히 주와 함께 거할 처소가 될 것입니다. 

 

    이 믿음을 지키고 이 이상을 바라보며 달려갈 길을 다 마칠 때가 되었을 때에 우리도 예수님처럼 기도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버지여 때가 이르렀사오니 아들을 영화롭게 하사 아들로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게 하옵소서” 그 날이 올 때까지 그리스도인의 거룩한 이상을 품고 화목하게 하는 직분을 따라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전하며 살아가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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