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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해] 창조절(7-2) - "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 / 문홍근 목사

관리자 2020-10-16 (금) 15:26 3년전 1168  

본문) 출 3:1-8, 히 4:1-13, 요 3:31-36


1) 말의 홍수 시대

사람이 다른 짐승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말을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 중의 하나가 바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말’을 기반으로 해서 문명을 만들고 역사를 발전시켜왔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하나님에게 은총으로 받은 이 ‘말’이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도구로 전락하여 다른 사람이나 집단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기도합니다. 특별히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잘못된 ‘혐오의 언어’ 또 젊은 세대들이 인터넷 상에서 사용하는 거친  ‘인터넷 언어’들의 조잡함은 언어의 무게와 능력을 상실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말’과 ‘말씀’을 구분해야 하겠습니다. 말은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의미가 담긴 ‘소리’이고, ‘말씀’은 하나님께서 주신 ‘계시’입니다. 말씀은 능력이 있고, 권세가 있고, 생명의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절대 가볍지 않고 무겁습니다. 

오늘 세 본문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의 창조적이고 역동적인 힘과 능력을 깨닫고 우리들이 말씀 앞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말씀 앞에선 모세

구약 본문 출애굽기3장 말씀은 모세의 소명기사입니다. 모세가 호렙산 떨기나무 앞에서 소명을 받는 장면은 장엄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타오르는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모세를 압도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울려납니다. 하나님이 타오르는 불꽃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하시며 모세를 부르십니다. 모세가 화들짝 놀라 “내가 여기 있나이다.”하고 응답합니다. 다시 하나님은 모세에게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하시고 하나님이 자신을 모세에게 알려주십니다. “나는 네 조상의 하나님이니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니라.” 모세는 이 소리를 듣고 두려워 얼굴을 가립니다. 

하나님은 떨기나무 불꽃 속에서 말씀하시며 모세에게 사명을 부여하십니다.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그들이 그들의 감독자로 말미암아 부르짖음을 듣고 그 근심을 알고 내가 내려가서 그들을 애굽 사람들의 손에서 건져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인도하려한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모세는 이 때 애굽 공주의 양아들로 궁중 생활 40년을 거쳤으나 살인자가 되어, 미디안 광야로 도피하여 양을 치며 연명하는 목부(牧夫)가 되었고, 다시 40년 세월을 지낸 80세의 노인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인생의 실패자로 황혼기를 양떼들과 더불어 거친 광야를 헤매는 노인이었으나 하나님이 그를 찾아가신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모세를 바로에게 보내어 애굽에서 억압받고, 고통 받는 이스라엘을 해방시켜내도록 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11절)

모세에게 임한 하나님의 말씀은 그를 ‘인생 포기자’에서 ‘사명자’로 일으켜 세우는 놀라운 능력으로 역사(役事)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모세를 압도했고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에 제압(制壓)을 당해 그가 비록 노년이었지만 새 삶을 시작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무의미한 삶을 살며 세월을 보내고 있던 모세를 민족해방의 꿈을 꾸는 사명자의 길을 가는 사람으로 바꾸어버렸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낡고 무가치한 것을 깨뜨려 부수고 새롭고 의미있는 존재로 만드는 창조적 힘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모세는 자신이 그 큰 사명을 감당할 능력이 없음을 하나님께 아뢰었지만 하나님은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있으리라”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말씀 앞에서 모세는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붙들고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고 사는 이기적 삶에서 민족을 위해 자신을 던지는 이타적 존재로 거듭났습니다. 


3) 말씀을 가지고 오신 예수님

복음서 말씀 요한복음 3장 31절 이하의 말씀은 세례요한의 예수님에 대한 증언입니다. 요한은 오늘 본문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갖고 말씀으로 세상에 오신 사실을 증언합니다. 

세례요한은 예수 그리스도를 ‘위로부터 오시는 이’ 혹은 ‘하늘로부터 오시는 이’라고 표현합니다. 반면에 자신을 비롯한 세상 사람들은 ‘땅에서 난 이’라고 표현하여 예수님과 구분을 짓습니다. 그러면서 요한은 ‘하늘로부터 오시는 이’의 증언은 하나님이 성령을 통해서 주시는 것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이라고 선포합니다. 이 말은 예수님이 하늘의 말씀을 가지고 오신 분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하늘의 말씀을 가지고 오신 그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에게는 영생이 있고 그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진노가 있음을 증언합니다. 

요한복음은 지난주에 말씀드린 것처럼 예수님을 곧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말씀을 가지고 오신 사자(使者)를 넘어서 하나님의 말씀 그자체가 됩니다. 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오신 예수님은 이 ‘말씀이신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순종하는 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십니다. 예수님 자신이 곧 생명 자체이며 생명의 주인이기에 예수님을 믿고 영접하는 자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주어지게 됩니다. 

실제로 말씀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 순종하는 사람들은 죽음을 이기고 영원히 살게 되는 생명의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이 그랬고 바울이 그랬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대로 ‘사람을 낚는 어부’, ‘천막을 깁는 천막제조업자’로서 살았을 것입니다만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사람을 낚는 어부’, ‘하늘나라의 천막’(교회)을 만드는 새로운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었습니다. 의미 없고 무가치한 삶을 벗어나 가장 값진 하나님나라의 보배들이 되는 가치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될 수 있었습니다. 말씀이신 주님은 만나시는 사람들을 변화시켜 놓으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의 위력을 주님은 세상에 분명하게 보여주셨습니다. 우리 기독교의 역사는 바로 이 말씀의 능력으로 세계를 바꾸고 변혁시키는 역사였습니다. 이 말씀은 개인을 바꾸는데서 나아가 가정을 바꾸고, 나라를 바꾸고 결국 세계를 바꾼 힘이었고 능력이었습니다. 


4)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

히브리서4장의 말씀은 먼저 하나님의 말씀 곧 복음을 듣고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이 ‘안식’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점을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안식은 일주일 중의 칠 일째 되는 안식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나라의 쉼을 말합니다. 곧 구원이라고 말해도 좋겠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복음을 듣고서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하지 못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합니다.(6절) 반면에 그 전하는 말씀을 믿는 우리는 안식에 들어간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합니다.(3절) 7절에서는 시편 95편 7절을 인용하여 “오늘 너희가 그의 음성을 듣거든 너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라”하신 말씀을 인용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것을 강조하고 8절에서는 히브리서 기자가 말하는 안식이 여호수아를 통해서 차지하게 된 가나안 땅의 풍요가 아님을 분명하게 합니다. 이는 우리가 바라는 안식은 세상이 주는 물질적 풍요로움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이와는 차원이 다른 하나님나라인 것을 밝혀줍니다. 

이어서 히브리서 기자는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에 대해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어떤 날선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라고 하여 역동성과 능력을 알려줍니다.

우리가 능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우리들의 죄와 허물을 깊이 성찰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 믿음으로 연결짓는 결단을 통해서 하나님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을 말해주는 본문입니다. 


5) 맺음

혐오와 허위의 말의 홍수 속에서 헛갈리지 않아야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를 향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의 거짓되고 잘못된 죄악과 결별하는 결단을 통해 순종하고 하나님나라의 일꾼으로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세상일에 몰두하는 ‘고기를 낚는 어부’의 삶이 아닌 사명에 충실한 ‘사람을 낚는 어부’의 삶, 생계를 위해 천막을 깁는 삶이 아닌 ‘하나님나라의 천막’을 깁는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모세가 떨기나무 앞에서 말씀을 들은 것처럼 우리도 지금 우리에게 결단할 것을 촉구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순종해야 합니다. 그리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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