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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6-2) - " 그 날 이후 " / 정상시 목사 > 창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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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해] 창조절(6-2) - " 그 날 이후 " / 정상시 목사

관리자 2021-10-08 (금) 17:27 2년전 579  

본문) 창 8:13-22, 눅 17:11-19, 골 3:12-17


2009년 ‘해운대‘라는 영화, 10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히트작 재난영화였습니다. 거대한 쓰나미가 갑자기 해운대 일대를 덮치면서 해변의 빌딩들이 장난감처럼 부서져 내리고 해수욕을 하며 여름휴가 중이던 사람들이 포말처럼 떠내려가는 소름끼치는 재난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그 영화 2년 후(2011년), 영화보다 더 끔찍한 재앙이 실제로 발생합니다.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였습니다. 십만 명 생명이 희생되었습니다. 현대판 노아 대홍수였습니다. 다시 십년 후, 또 다른 쓰나미가 지구촌을 휩쓸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쓰나미입니다. 최근 여러 지구촌 재앙이 빈발합니다. 몇 달 동안 꺼지지 않는 거대 산불, 해수면 상승, 각종 기상재해, 신종 역병...... 흔히 자연 환경 재해라고 하지만 사실은 자연 환경 문제 아닙니다. 사람 문제이고 영적인 문제입니다.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훼손한 인간의 만행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에 온 땅이 하나님 앞에 부패하여 포악함이 땅에 가득한지라‘(창6:11). 대홍수 이전의 세계가 그랬습니다. 하나님께서 홍수로 심판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노아를 통해 홍수 이후 새 시대를 준비하게 하셨습니다. 방주를 만들게 하셨습니다. 창8:13-22 오늘 본문, 홍수 이후, 즉 ’그날 이후‘ 이야기입니다. 눅 17:11-19, 고침 받은 열 나병환자의 ’그 날 이후‘ 이야기입니다. 골3:12-17도 구원받은 골로새교회 성도의 ’그날 이후‘ 이야기입니다. 코로나 이후, ’그날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합니다.


창조 세계의 청지기 


“육백일 년 첫째 달 곧 그 달 초하룻날에 땅 위에서 물이 걷힌지라 노아가 방주 뚜껑을 제치고 본즉 지면에서 물이 걷혔더니 둘째 달 스무 이렛날에 땅이 말랐더라”(창8:13-14) 홍수가 그친 후, 방주 문을 열고 지면에 첫발을 디뎠던 노아, 그 날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창조세계의 아름다움, 창조세계 작품 속에 깃든 창조주 하나님의 현존을 재발견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네 아내와 네 아들들과 네 며느리들과 함께 방주에서 나오고 너와 함께 한 모든 혈육 있는 생물 곧 새와 가축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 이끌어내라 이것들이 땅에서 생육하고 땅에서 번성하리라”(창8:16-17) 하나님께서 천지 창조 후 인간을 향한 첫 축복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창1:28) 였습니다. 창조세계의 책임적 존재로 피조물을 돌보고 가꾸고 다스리라는 사명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창조세계를 오염시키고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불법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생선가게를 맡은 고양이였습니다. 머슴인 청지기가 주인의 동산을 망치고 주인의 작품을 마구 손상한 것입니다. 주제 파악을 못한 만행을 자행한 것입니다.


코로나 역병 환난 중 창조절은 느낌이 특별합니다. 특히 금년 창조절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세계개혁교회연맹(WCRC) 개신교 연합은 물론, 카톨릭과 정교회까지 연합하여 함께 창조절 주제를 정하고 창조절 안내문과 기도문을 발표했습니다. 그 창조절 주제가 ‘창조세계 모두를 위한 집’입니다. 창조세계로서 우주(宇宙)가 ‘하느님의 집(Oikos)’이며 인간이 다른 피조물과 함께 거할 궁창이라는 깨달음이 중요합니다. 출애굽 해방은총도 중요하지만 창조은총도 중요합니다. 방주에서 나와 여호와께 제단을 쌓은 노아의 신앙고백,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 은총에 대한 감사와 창조세계 아름다움에 대한 찬양이었습니다. 노아는 방주에서 각종 동식물과 함께 살았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인간이 모든 피조물들이 함께 살 집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코로나 역병 이후 우리 신앙과 구원관도 달라져야 합니다. 인간만을 위한 구원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 즉 만물의 구원이 중요합니다. 성경도 새롭게 읽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우주적 관점에서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문자 성경만이 아니라 자연을 통한 하나님의 계시를 보고 읽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가을 햇살과 오곡백과에도 하나님의 현존이 있지만 코로나 역병과 기후 위기와 자연 재해에도 하나님의 계시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해방과 구원의 하나님만 알던 신앙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신앙도 함께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바로 바벨론 포로시대를 통해서 이스라엘 백성이 재발견한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무지개 신앙공동체


요즘 코로나 이후, 출구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의 ‘코로나 이후’ 사회는 코로나 없는 사회가 아니라 코로나와의 공존 사회인지 모릅니다. 코로나 이후 시대적 화두도 공존입니다. 창조세계 하나님의 집에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동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세계 청지기로 사는 것은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이 하나님의 궁창, 한 지붕 아래 한 가족을 이루며 사는 것입니다. 인간이 ‘땅을 정복하라’(창1:28)는 하나님의 말씀을 오랫동안 오해하여 땅을 훼손하고 오염시키는 망나니짓을 해왔습니다. 교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아니 교회 특히 서방 기독교가 생태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학자도 있습니다. 코로나 19 역병, 현대판 홍수 심판입니다. 코로나 이후, 교회도 변화하고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공존의 미학을 아는 교회, 무지개 평화 공동체로 거듭나지 않으면 교회는 점차 유물로 전락해 갈 것입니다. 평생 역사 참여 신앙과 신학을 강조하셨던 장공 김재준 목사님이 돌아가시기 전 던졌던 화두는 ‘우주적 사랑 공동체’였습니다. 인간과 자연이 우주라라는 창조주 하나님의 집에서 평화와 공존의 삶을 사는 것, ‘그날 이후’ 생활신앙의 표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홍수 후 하늘에 무지개를 거신 뜻입니다(창9:13).

 

그리스도를 말미암은 다양성 속의 일치(unity in diversity) 공동체, 예수 안에서 맛보는 평화와 공존의 공동체가 교회입니다. 골3:12-17은 그런 교회 본질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골3:16-17) ‘그리스도 안에서 헬라인이나 유대인이나 할례파나 무할례파나 야만인이나 스구디아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 차별이 있을 수 없느니라’(골3:11) 바울의 교회론 무지개 공동체입니다. 바울의 그리스도론, 우주적 그리스도입니다(골1:15-17) 이것을 교회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다시 회복해야 할 교회 표상과 신앙의 푯대가 그것입니다.


19 세기 아일랜드 출신 영국 작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그날 이후' 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예수께서 지상에 계실 때 은혜를 베푼 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것을 살펴보시기 위해 지상에 와서 사람을 만나시는 이야기입니다. 예수께서 한 술 주정꾼을 만났습니다. 그는 폐인이 되고 손발을 심히 떨고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물었습니다. "형제여 어떻게 이 지경이 되었소?" 술주정꾼은 예수님을 가만히 보더니 "나를 고쳐 주신 분이군요. 내가 앉은뱅이였을 때 당신이 나를 고쳐주셨지요. 앉은뱅이일 때는 구걸하며 살 수 있었는데 두 발로 뛸 수 있게 되면서부터 구걸할 수도 없었고 마땅한 일도 없어 방황하다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예수께서 갈릴리 선창에서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는 불량자를 보았습니다. 예수께서 깜짝 놀라 그에게 물었습니다. "형제여, 대낮에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오?" 그는 예수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예수님 아니십니까? 전에 소경이었을 때 당신은 진흙을 내 눈에 발라 내 눈을 뜨게 하여 주셨지요. 그 때는 온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지요. 그러나 눈을 뜬 후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니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결국 화가 나서 화풀이를 하다가 싸움꾼이 되어버렸습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눅17:11-19 열 명의 고침 받은 나병 환자 중 아홉이 생각나는 이야기입니다. 고침을 받는 그날도 중요하지만 ‘그 날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열 명 중 오직 한명의 나병 환자만 예수께 돌아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코로나 이후, 창조주 신앙 회복해야 합니다. 인간이 헛된 영광을 구하다가 오늘의 위기와 재앙을 맞았습니다. 인간이 원위치로 돌아가야 합니다. 인간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아래로 자연과 이웃을 사랑과 평화, 무지개 공동체 공존의 미학을 알고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이 그날 이후를 위한 등과 기름 준비입니다. 

                                                                                                                          (2021. 창조절 여섯째 주일 정상시목사, 안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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